삼성바이오·셀트리온·휴젤, 美 현지화 '승부수'
생물보안법·관세·리쇼어링 등 정책 급변…공장 인수·직판망 구축 주목
2026.01.20 05:42 댓글쓰기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글로벌 전략이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기술수출에 머무르지 않고 '미국 안에서 만들고, 이를 현지서 팔고, 나아가 미국 안에서 키운다(R&D)'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휴젤 등이 미국 생물보안법 규제 통과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들 업체는 트럼프 정부의 강화된 관세 강화, 리쇼어링 등 자국 우선주의 기조가 맞물리면서 현지 사업 전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CDMO(위탁개발생산)·바이오시밀러·에스테틱·희귀/전문약 영역에서 한국 기업들은 공장 인수와 증설, 직판망 구축, 보스턴 R&D 전진 기지화 등 '영토 확장'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삼성바이오·셀트리온, 현지 생산기지 인수 '수천억' 투자…공급망 구축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2월, 미국 메릴랜드주 락빌(Rockville) 소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생산시설을 확보하는 첫 미국 제조거점 딜을 공식화했다.  


자회사(삼성바이오로직스 아메리카)를 통해 휴먼지놈사이언스(Human Genome Sciences)를 100% 인수하는 방식으로 공장을 사들였다. 거래 규모는 2억8000만달러(한화 약 4147억원)다. 


록빌 공장은 약 6만L 규모의 원료의약품(DS) 생산 능력을 갖췄고, 삼성은 유휴 부지를 활용해 최대 10만L까지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는 JPM 헬스케어 콘퍼런스 현장에서 “최대 10L까지 추가 확장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미국 생산 확장을 시사했다.  


업계가 주목하는 대목은 이 '현지 생산 카드'가 생물보안법과 공급망 재편 국면에서 중국 CDMO 의존도를 낮추려는 글로벌 제약사의 수요와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셀트리온은 국내 주요 바이오 기업 중 뉴저지 브랜치버그(Branchburg) 공장을 인수하면서 가장 먼저 현지화에 나섰다. 


셀트리온 미국 자회사는 지난해 9월 일라이 릴리로부터 생산시설을 3억3000만달러(한화 약 4700억원)에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1지난해 말, 올해 초 소유권 이전을 마무리했다.  


특히 셀트리온은 인수 직후 릴리 물량을 먼저 받아 CMO 매출(약 6787억원 규모 위탁생산 계약)을 즉시 발생시키는 구조로 현지 상업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00L로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거론된다. 미국 내에서 생산·공급을 돌려 미국 정책에 선제 대응하면서 안정적인 바이오시밀러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신약 라인도 적극 확대할 계획이다. 


서진석 셀트리온 경영사업부 대표는 "신약 개발사로서 새로운 성장 단계에 진입했다"며 "안정적 현금흐름과 축적된 항체 기술력을 토대로 현지에서도 신약 개발을 본격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휴젤·GC녹십자·SK바이오팜, 미국 현지 직판모델 구축 


메디컬 에스테틱 분야에선 휴젤이 '하이브리드 직판 모델'을 전면에 내세웠다.  


휴젤은 미국 파트너 베네브(Benev) 유통을 유지하되, 2026년부터 직접 영업 채널을 추가해 핵심 고객군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밝혔다. 회사는 이 모델이 평균판매가격(ASP) 프리미엄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진출 2년 차부터 유통 파트너 의존도를 낮추고 직접 판매를 확대해 수익성과 점유율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K-에스테틱의 '미국 현지화'가 본격화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휴젤은 미국 시장에서 레티보(국내명 보툴렉스) 2028년 점유율 10%, 2030년 14%를 제시했다.  


캐리 스트롬 글로벌 CEO는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전환을 추진하고, 현지 사업적 성과를 통해 공격적인 매출 확장에 나설 것"이라며 "무엇보다 업계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률 유지 등 건전한 재무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전사적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GC녹십자의 혈액제제(IVIG) '알리글로(Alyglo)'는 미국에서 매출이 2026년 실적의 키워드로 꼽힌다. 회사는 알리글로가 미국 주요 보험사 처방집에 등재됐다고 밝혔고, PBM 계약을 통해 접근성을 확대해왔다.  


이미 GC녹십자는 지난해 초 미국 현지 혈액원 운영사 ABO 홀딩스 지분 전량을 1380억원에 인수 완료했다. ABO 홀딩스는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회사로 뉴저지, 유타, 캘리포니아 등 6곳 혈액원을 운영 중이다. 


GC녹십자는 신약 '알리글로' 미국 흥행으로 연매출 2조원이 예상되고 있다. 핵심 품목으로 성장해 현지 생산 확대 및 적자 축소로 올해 영업이익 개선 가능성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직판'의 선례로는 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Xcopri)가 꼽힌다.  


SK바이오팜은 미국에서 직접 영업망을 구축해 처방을 넓혀왔고, 지난해 4분기 미국 내 엑스코프리 처방량(TRx)은 전분기 대비 5.8% 증가하며 분기 기준 성장 흐름을 이어간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엑스코프리 미국 매출이 4억2000만~4억5000만달러(한화 약 6586억원)로 예상된다. 


직판은 고정비가 크지만 일정 임계치를 넘으면 영업 레버리지가 급격히 붙는다. 시장에선 엑스코프리 매출 비중이 커질수록 SK바이오팜 수익성이 구조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엑스코프리의 미국 처방량은 분기 대비 5.8% 증가하며 성장 흐름을 이어갔다"라며 "2026년에는 한국 판매 개시와 일본 허가 가능성이 있어 로열티 구조로 이익 기여도가 높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한양행·동아ST, 미국 현지 자회사 투자…R&D 확대 


유한양행의 렉라자(성분명 라제르티닙)는 얀센의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와 병용으로 미국 FDA 승인을 받았다. FDA는 병용요법 승인을 공식 발표했다.  


이후 얀센은 지난해 12월 피하주사 제형(Rybrevant FASPRO) 승인 소식도 공개하며 편의성 개선을 부각했다. 렉라자 병용 체계가 ‘승인 이후 확장’ 국면에 들어선 셈이다.  


특히 유한양행 미국 현지법인(유한USA)은 유망 바이오벤처 투자, 글로벌 임상과 기술 수출 등을 담당하는 미국 현지법인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해왔다. 글로벌 진출 교두보 역할을 맡는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8년 유한USA 설립 이후 지난해까지 총 284억원을 투입하며 해외 투자 기회 확보에 적극적인 상황이다. 


동아에스티(ST)와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는 동아쏘시오그룹 신약 개발을 위한 핵심 축으로, 최근 사명을 '메타비아'로 변경하며 심혈관계 및 대사 질환 전문 기업으로의 정체성을 강화했다. 


동에스티는 나스닥 상장사인 메타비아를 R&D 전진기지로 두고 비만·MASH 파이프라인을 전개하고 있다. 실제로 메타비아가 차세대 비만 신약 DA-1726 등의 글로벌 개발·상업화를 맡고 있다. 


김형헌 메타비아 대표는 "DA-1726은 이번 추가 임상 1상을 통해 우수한 체중 감량 효과를 재확인하고 혈당 강하 및 간(肝) 경직도 감소 효과까지 확인하는 성과가 있었다"며 "이후 진행될 16주 임상을 통해 차세대 비만치료제 가능성과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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