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정부 약가제도 개편, 제약산업 포기 선언"
비대委 "제약바이오산업 근간 흔드는 정책으로 전면 재검토 및 시행 유예"
2025.12.23 05:38 댓글쓰기



정부가 추진 중인 약가제도 개편안을 두고 제약바이오업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약가 인하 기조가 누적된 상황에서 추가 개편이 현실화될 경우 산업 수익 구조가 붕괴되고, 국산 의약품 공급 안정성과 연구개발(R&D) 기반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제약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는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11월 28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보고된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안은 제약바이오산업 근간을 흔드는 정책"이라며 "전면 재검토와 시행 유예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비대위에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한국신약개발조합, 한국제약협동조합 등 주요 단체들이 참여했다.


누적 약가 인하 속 '추가 충격'…연간 최대 3.6조 손실 전망


업계가 이번 개편안을 '위험 수위'로 평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누적된 약가 인하 압박 위에 구조적 인하 기전이 추가된다는 점이다.


국내 제약산업은 1999년 실거래가제도 도입 이후 10차례 이상 약가 인하를 겪었으며, 이 기간 누적 약가 인하 규모는 약 63조 원에 달한다.


그러나 그동안 약가 정책이 산업 수익성, 투자 여력, 연구개발, 공급 안정성에 미친 영향에 대한 입체적·정량적 평가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업계의 문제 제기다.


비대위는 개편안이 표면적으로는 '고가 의약품 중심 인하'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신규 등재 약가 인하와 주기적 약가 조정 기전이 결합되며 제네릭 산정 비율이 현행 53.55%에서 40% 수준으로 수렴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를 2024년 약품비 26조8000억 원에 적용하면 연간 최대 3조6000억 원 규모의 매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상위 100대 제약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4.8%, 순이익률이 3%에 불과한 상황에서 이는 "산업이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R&D·설비 투자 직격…'제약바이오 5대 강국' 목표 흔들


약가 인하가 연구개발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핵심 쟁점이다. 2024년 기준 상장 제약사(169개)의 R&D 투자 비중은 평균 12.0%, 혁신형 제약기업(49개)은 13.4% 수준이다.


비대위는 "산업 수익성이 감소할 경우 신약 개발과 파이프라인 확장, 기술수출로 이어온 성장 동력이 급격히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


실제로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은 국산 신약 41개, 파이프라인 3,233개(세계 3위), 연간 기술수출 20조원 규모로 성장해 왔다.


하지만 기업 수익이 1% 감소할 경우 R&D 활동이 1.5%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를 감안하면, 약가 인하의 파급력은 단순 재무 손실에 그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특히 국산 전문의약품(제네릭)의 공급 불안이 국민 건강을 직접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초고령 사회로 접어든 한국에서 제네릭 의약품은 만성질환 치료의 핵심 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으며 건강보험 재정 안정에도 기여해 왔다.


그러나 약가 인하가 지속될 경우 채산성 악화로 공급 중단이 잇따를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우려다.


실제로 최근 6년간(2020~2025년) 의약품 공급 중단은 총 147건 발생했으며, 2025년 들어 공급 중단·부족 품목 중 38.6%는 채산성 부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항생제, 분만유도제, 신생아 호흡곤란 치료제 등 필수의약품 품절 사례도 반복되고 있다.


완제의약품 국내 자급률 역시 2020년 68.8%, 2021년 60.1%까지 하락한 뒤 2024년 69.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업계는 "약가 인하로 국내 생산 기반이 더 위축될 경우 공급망 위기는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고용 충격 현실화 우려…최대 1만5000명 일자리 감소


약가 인하가 고용 감소로 직결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제약산업은 매출 10억 원당 고용유발계수 4.11명으로, 반도체(1.6명), 디스플레이(3.2명)보다 고용 창출 효과가 큰 산업이다.


비대위는 약가가 최대 25% 인하될 경우 매출 감소액 3조6000억 원을 기준으로 약 1만4800명의 고용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추산했다.


특히 생산시설과 연구시설이 전국 17개 시·도에 분포한 만큼, 지방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장연동형 실거래가제 도입에 대해서도 강한 우려가 제기됐다. 국공립병원 입찰에서 나타난 초저가(1원) 낙찰 구조가 병·의원과 약국으로 확대될 경우, 정상적인 유통 질서가 붕괴되고 CSO(판촉영업자) 의존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과거 시장형 실거래가제가 약가 절감 효과가 제약 연구개발로 선순환되지 않고 대형 병원에 집중되며 폐지된 전례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CSO 관리·감독 체계 강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제도 정비가 선행돼야 한다는 요구도 함께 나왔다.


비대위는  △개편안 시행 유예 △산업계와 공동으로 한 약가 정책 효과·부작용 평가 △산업 의견을 제도적으로 반영하는 거버넌스 구축을 핵심 요구사항으로 제시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약가 정책은 단순한 재정 절감 수단이 아니라 보건안보와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영역"이라며 "정부가 일방적으로 개편안을 밀어붙일 경우 국민 건강과 산업 기반 모두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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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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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짜 12.23 15:13
    지금도 빡빡하고 알량한 약가를 깎다니요.  건강이 공짜라고생각하나봐요.  공무원 봉급도 25% 깎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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