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복귀에도 불구하고 필수의료, 지역의료 붕괴 우려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여당이 그 해법으로 전문병원을 주목하고 총력 지원을 예고했다.

각 분야에 전문성을 인정받은 전문병원을 중심으로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지켜내겠다는 구상으로, 상급종합병원에 집중돼 있는 지원의 중심 축을 전문병원으로 재편한다는 방침이다.

"전문병원 육성·활성화 위해 총력 지원" 천명

조원준 더불어민주당 보건의료수석전문위원은 19일 열린 대한전문병원협회 학술세미나에서 ‘새 정부 의료정책과 전문병원 역할’이라는 제하 강연을 통해 이 같은 구상을 전했다.

그는 “지역의료 격차 해소와 필수의료 역량 강화를 위한 방안 중 하나가 전문병원 육성”이라며 “정부와 여당은 전문병원 활성화를 위한 총력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지난 의정갈등 사태에서 전문병원들이 보여준 역량과 역할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

그는 “전문병원들은 의료대란 당시 상급종합병원에서 치료받지 못한 환자에게 질높은 의료를 제공하며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병원을 중심으로 지역에서 필수의료를 제공하는 '강소병원'을 집중 육성하는 것은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이자 과제”라고 덧붙였다.

전문병원 발전을 위한 해결 과제로는 △평가‧인증 등 진입장벽 조정 △수도권·지방 격차 해소 △진료과목 확대 등을 꼽았다. 지원 규모 확대를 위한 재원 확보 역시 짚어야 할 부분이다.

조원준 수석전문위원은 “지난 정부는 상급종합병원 위기 극복을 위해 구조전환 지원사업에 많은 재원을 투입했다”며 “정책적 우선 순위에 기인한 조치였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전공의도 상당수 복귀하는 등 상급종합병원 운영이 정상 궤도에 오르고 있는 만큼 이제는 전문병원을 포함한 2차 병원 활성화에 행정력을 집중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재정 균형을 전제로 상급종합병원 지원은 합리적으로 조절하고 전문병원·종합병원으로 재원을 재편성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의 핵심 정책 목표는 신뢰 회복을 통한 의료체계 정상화와 지속 가능한 의료 개혁 추진”이라며 “그 중심에 전문병원이 서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정부가 지역·필수의료 강화라는 시대적 아젠다를 위해 전문병원 역할을 기대하고, 지원 의지도 확고한 만큼 병원계도 함께 현명한 답을 찾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성환 회장 "의정사태 통해 존재감이 한층 커진 만큼 이 기회 승화시켜야"

대한전문병원협회 윤성환 회장 역시 정부와 여당의 필수의료 강화 정책 추진이 전문병원들에게는 새로운 도약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그는 “전문병원은 지역사회와 국가 보건의료체계 핵심 축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이런 변화 속에서 전문병원들은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파했다.

실제 정부의 필수의료 강화 정책 중 포괄2차병원과 필수특화 기능강화 지원사업, 외과계 응급복부수술병원 지원사업 등 대부분이 전문병원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포괄2차병원에는 종합병원급 전문병원 8곳이 지정됐고, 외과계 응급복부수술 지원사업에는 7곳의 전문병원이 선정됐다.

특히 필수특화 기능강화 지원사업은 30곳 참여병원 중 28곳이 전문병원일 정도로 절대적 존재감이 부각되는 상황이다.

윤성환 회장은 “전문병원들은 그동안 진료 전문성을 기반으로 지역‧필수·응급의료를 책임져왔고, 의정사태를 통해 존재감이 한층 커진 만큼 이 기회를 승화시켜야 한다”고 피력했다.

한편, 전문병원은 특정 진료과목이나 중증·응급 질환 등 난도 높은 의료행위를 수행하는 의료기관으로, 질환과 진료과목별로 전국에 총 114개소가 지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