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국민 원하는 의사 수 추계 연구 공모"
세부계획 공개…방재승 "8~12개월 소요, 결과 산출까지 증원 중단" 호소
2024.04.26 12:07 댓글쓰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가 "더 이상의 소모적인 논쟁을 없애고, 한국 의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초석을 마련하고자 한다"며 필요 의사 수에 대한 연구 공모에 나섰다.


서울의대 비대위는 지난 25일 홈페이지를 통해 '국민이 원하는 의료개혁 시나리오를 반영한 필요 의사 수 추계 연구' 출판 논문 공모를 발표했다.


앞서 방재승 서울의대 비대위원장은 24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의료정책은 선후가 바뀌었다"며 "미래의 한국 의료를 국민들이 원하는 의료 모습에 맞췄을 때 의사 수가 어떻게 될 건지를 계산해야 한다"며 공모 취지를 밝혔다.


이어 "서울의대 비대위는 정부의 일방적인 증원 정책을 중단하고 과학적‧합리적 근거를 바탕으로 적절한 증원 규모를 결정하자는 주장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정부는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에 필수의료‧지역의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절한 의사 증원 수와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직접 연구논문을 공모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 대상 미래의료 모습 공모, 연구자 대상 의사 수 추계 연구 공모


서울의대 비대위는 이번 연구 공모를 총 13단계로 진행할 계획이다.


우선 이달 4월 29일부터 5월 10일까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국민‧환자들이 원하는 개선된 우리나라 의료서비스 모습'을 공모한다. 


국민들이 각자 원하는 미래 의료모습을 제안하면 이를 두고 5월 14일 열리는 공개 심포지움에서 논의한다.


국민 제안은 서울대 의대 비대위 홈페이지를 통해 이뤄지며 대상 수상자에는 1000만원, 최우수상 500만원, 우수상 300만원, 가작 100만원 등이 수여된다. 단, 의사와 의사 직계가족은 참여가 제한된다.


방 위원장은 "환자들도 3분 진료가 아니라 10분, 20분 진료를 보며 의사를 만나고 싶고, 의사도 20~30명 환자만 봐도 병원이 경제적으로 문제가 안되는 시스템을 원한다. 그렇게 될 수 있다면 모두가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국민들이 원하는 의료 모습에 맞춰 필요한 의사 수를 추계하기 위한 자료를 추리고 이를 정부에 청구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를 위해 서울의대 비대위는 5월 1~17일 '좋은 연구 분석을 위해 필요한 변수 요청 및 수집', 5월 21일 '표준 데이터 셋에 필요한 변수에 대한 연구자 공개토론', 5월 24일 '연구자들로부터 요청된 변수를 포함한 대정부 공식 자료 제공 요구', 6월 10일 '정부 제공 자료의 기본적 분포 공개 등 계획을 세웠다.


방 위원장은 "정부기관에 요청해 받은 자료로 공인 데이터 세트를 만들고 이를 오픈 데이터로 하겠다"며 "어떤 연구자 한 명만 하는 것이 아니고, 국내 학자 모두에게 열어 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자들이 이를 가지고 SCI급 논문들을 쓰면, 재차 공개토론을 거쳐 합리적 결과를 도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의대 비대위는 오는 9월 1일~10월 31일 출판 논문 공모에 참여할 연구자들을 모집할 예정이다.


서울의대 비대위는 공모 상금과 별도로 출판되는 모든 연구에 대해 전액 지원겠다고 밝혔다.


출판 논문 공모는 2025년 1월 31일에 마감하고, 마지막 공개 토론회를 같은 해 2월 6일에 열어 최종안을 도출한다는 방침이다. 방 위원장은 "총 8~12개월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거절…방 위원장 "연구공모 합리적이라면 국민들께서 정부에 명령해달라"


배우경 서울의대 비대위 언론대응팀장은 "전공의와 의사협회의 요구 사안은 1번이 원점 재검토이고, 2번이 과학적 근거를 갖고 협의체에서 논의하는 것이다. 우리가 제안한 연구 공모는 이 둘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고, 그 중간 단계인 과학적 근거를 만드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통해 의료계와 정부간 협의체에서 논의해 정책이 만들어지지, 이것만 가지고 정책이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다. 다만 그렇게 만들어진 정책이 의료제도를 개선하는 데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전까지 불합리한 증원 정책을 멈춰주면 전공의나 학생들도 복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의대 비대위의 연구공모 제안에 대해 의료계 내부와 정부 반응은 역시나 엇갈렸다.


대한의사협회는 "합리적인 의사수급 논의 기구를 만드는 데는 당연히 서울의대 비대위에서 제언한 연구과제가 포함돼야 하는 게 맞다"며 "의협은 지속적으로 주장한 합리적 기구를 통한 추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서울의대 비대위의 제안은 일맥상통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의료계 차원에서 의사 수급에 대한 객관적‧과학적 추계는 바람직하다"면서도 "다만 입시 일정상 2025년도 의대 정원을 재추계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며, 필수·지역의료 인력 부족 해결 시급성을 고려할 때 증원을 내년으로 유예하자는 제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방 위원장은 "국민들께서 이번 연구공모가 합리적으로 생각하시면 정부와 의사단체에 양보하라고 명령해달라. 또 연구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복귀해 진료 정상화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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