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익산 '양성자' vs 부산·세종 '중입자'
지자체 "지역의료 격차 해소"…'꿈의 암치료기' 유치 사활
2024.04.26 05:55 댓글쓰기



세브란스병원 중입자 치료기 모습. 제공 연세의료원
전국 자치단체가 '꿈의 암(癌) 치료기'라고 불리는 입자 가속기(치료기) 도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역의료 격차를 해소하고 암 치료를 위해 수도권까지 이동해야 하는 시민들 불편과 경제적 비용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울산·익산시 '양성자 치료센터' 건립 추진


울산시는 지난 22일 "암 치료 인프라 구축을 위해 양성자 치료센터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올 하반기부터 6개월가량 용역을 진행해 설치 기관과 운영 방식 등을 포함한 설립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양성자 치료센터 건립을 위해 울산과학기술원, 울산대학교병원 등 응급의료기관 7개소와 함께 지역 완결형 암치료 기반(인프라) 구축에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양성자 치료란 방사선을 이용한 암 치료 일종이다. 양성자 치료기 원통형 가속장치에서 수소 원자핵을 구성하는 양성자를 빛의 속도 60%로 가속시킨 후 발생한 양성자선을 환자 몸에 쏘아 암 조직을 파괴하는 치료법이다.


몸에 쏘인 양성자선이 체내 일정 깊이에서 최대 에너지를 발산한 뒤 소멸하도록 조절이 가능, 양성자선이 정상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암 조직만 파괴토록 한다. 


기존 방사선 치료에 비해 효과는 높고 부작용이 낮으며 치료시간이 짧고 치료 후 바로 활동이 가능해서 치료기간 동안 환자 삶의 질을 보장할 수 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기에 환자가 부담하는 비용도 100~200만원 선이다.



국내서는 국립암센터(2007년)와 삼성서울병원(2016년)이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일본에서 지난 1979년 첫 도입해 14곳에서 설치 운영하고 있고, 미국이 1980년 도입해 30곳에서 운영 중에 있다.


전라북도 익산시도 지난 17일 지역의료 격차 해소와 수준 높은 암치료 기반 구축을 위해 원광대학교병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양성자 치료센터 건립을 공식화했다.


주요 협약 내용은 ▲지역사회 의료서비스 및 의료 질 향상 ▲익산시민 의료복지 향상 ▲양성자센터 건립 관련 기반 구축 ▲정보교류 ▲양성자 관련 공동사업 발굴 및 상호협력 등이다.


이 협약에 따라 시는 양성자 치료센터 건립 및 운영에 필요한 기반 시설 구축을 지원하고, 원광대학교병원은 지역사회 의료 서비스 향상과 익산시민 건강 증진을 위해 적극 협력할 계획이다.


또 양성자 치료센터를 기반으로 유관 기업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에 공동 노력하는 등의 상호 협력체계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부산·세종시는 국내 2번째 '중입자 치료센터'


양성자 치료센터와 함께 ‘중입자 치료센터’ 건립도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중입자 치료란 양성자 치료와 달리 수소입자보다 12배 정도 무거운 탄소이온을 가속해 암세포만을 조준해 파괴하는 치료 기법이다. 


부작용도 현저히 적고 효과는 기존 치료법 대비 2~3배 정도 더 좋아 기존 양성자 치료가 잘 안 듣던 암 종류도 치료를 기대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세브란스병원이 지난해 최초로 도입해 운영 중이다.


세브란스병원이 도입한 중입자 치료기는 고정형 1대와 회전형 2대다. 세브란스병원은 고정형 치료기를 우선 운영하며 전립선암 환자를 치료해왔으나 최근 회전형 치료기 운영을 위한 준비도 마쳤다.


실제 세브란스병원은 오는 5월 말부터 회전형 치료기를 가동할 예정이다. 그 적용 대상으로 간암 및 폐암 환자를 모집 중이며 순차적으로 두경부암, 골육종암 등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세브란스병원에 이어 서울대병원도 부산시 기장군에 중입자 치료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부산시에서 ‘회전 갠트리 등 치료 장비 구축을 위한 증축 및 리모델링 공사 착공식’을 개최했다. 


이번 공사는 중입자 치료에 필요한 중입자가속기를 센터에 도입하기 위한 마지막 과정으로 센터에 회전 갠트리 치료실을 증축하고 중입자가속기 관련 설비 등을 보강한다.


센터는 올해부터 2년간 총 250억원을 투자해 증축 및 리모델링 주요 공사를 완료하고 중입자가속기 조립·설치, 인수·검사, 시운전, 식약처 승인 등의 절차를 거친 다음 오는 2027년부터 환자 치료를 개시할 예정이다.


세종시도 5000억원 사업비를 투입해 중입자 치료센터 건립에 나섰다. 치료센터엔 중입자 치료시설, 건강검진시설, 숙박시설 등이 들어선다. 2028년 개원이 목표다.


최민호 시장은 지난해 말 중입자 가속기 관련 국내·외 5개 기관과 협력각서(MOC)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 협력각서에는 최민호 세종시장, 이기정 한양대학교 총장, 강태현 중입자치료지원센터코리아 대표이사, 김세헌 메테우스자산운용 부문대표, 윤남근 코리아히트 대표이사, 무라타 다이스케 도시바ESS 신기술사업부문 대표가 참석했다.


최민호 시장은 “중입자 치료의 탁월한 효과로 여러 지자체에서 중입자 암치료센터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협약으로 우리시가 제일 먼저 중입자 암치료센터 유치를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며 “앞으로 협약 내용이 실현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서울아산병원과 고려대의료원도 중입자 가속기 도입을 구상 중이나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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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적산 04.26 13:39
    이것이 정말 박수 칠 일인가? 이것 도입을 추진한 분께 물어본다. 운영 효율성의 확보가 가능한가? 이게바로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만연하고 있는 "의료과소비"의 전형이다. 나라 망할 징조지요. 의사 2000명 증원의 배경에 대하여 여러 이야기들이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것은 국민들의 의료과소비 심리 입니다. 여기에 정치권이 표를 얻기위해서 맞장구친 것이지요. 솔직히 우리나라 국민 만큼 최신 의료에 근접해 있는 나라 있습니까 ? 없지요. 그런데 국민들이 편안하게 의료에 근접해 있을 수록 국민들은 더 많은것을 요구하고 나아가서는 의사를 하인같이 옆에 두고싶은 겁니다. 인간의 이 욕심이 채워질까요? 지금보다 근접도가 떨어지면, 폭발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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