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단 전공의협회장 '사직' 천명···의료계 '설왕설래'
SNS서 비판·의혹 제기···당사자, 박민수 차관·이준석 대표 친분 등 일축
2024.02.16 05:46 댓글쓰기

젊은의사 단체행동의 키를 쥔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박단 회장 행보에 전국민적 이목이 쏠린 가운데, 그가 돌연 15일 근무 중인 병원과 대전협 회장직의 사직 의향을 표명하자 의료계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박단 회장은 최근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친구맺음, 개인적 연락,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와의 식사 등 단체행동 유보와의 관련성에 대한 온갖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박 회장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사직 의향을 밝혔다. 그는 오는 2월 20일 사직서를 제출하고 3월 20일까지 인수인계 등 차질이 없도록 근무할 계획이다. 


병원 근무가 끝나는 동시에 그가 홀로 남아 지키던 대전협 회장직도 내려놓는다. 이 같은 입장을 밝히자 SNS에서는 박단 회장을 향한 응원의 물결과 함께 일부 비난도 제기되고 있다. 


전공의 단체행동 유보, 박민수 차관과 친분·총선 연계 의혹 제기


▲전공의 단체행동을 계속 미룬 이유가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과의 친분 때문이냐 ▲총선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개혁신당 측과 왜 만났느냐 ▲전공의 대표로서 책임을 회피하는 것 아니냐 등이 주된 비판이다. 


A 누리꾼은 박단 회장을 향해 "사직서 쓰고 한달 근무하면 정부가 법적으로 문제삼지 않겠다고 허락하던가"라며 "오늘 사직해도 되는데 2월 20일로 그 날짜를 미루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B 누리꾼은 "사직서를 제출하고 1달을 일한다는 게 본인 안위를 걱정해서가 아닌가"라며 "왜 전공의들이 1달 이상 대표 없이 혼자 싸우게 만드냐"고도 덧붙였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과의 친분 의혹도 퍼졌다. C 누리꾼은 "박민수 차관이 SNS 친구목록에 있고, 박민수 차관과 개인적으로 연락을 했었다는 발언이 총회에서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총회 시점과 사직 시점을 박단 前 회장이 미루면서 단체행동이 늦어지게 만드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추궁했다. 


박민수 제2차관이 대한의사협회를 건너뛰고 대전협과 회의를 계획하고 있었다는 점 등으로 미루어 보아 둘이 친밀한 사이가 아니냐는 게 요지다. 


D 누리꾼은 "누가보면 박민수 차관 부하직원인 줄 알겠다. 투쟁 의지가 확실히 있는 게 맞느냐"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와의 동행도 의혹에 불을 붙였다. E 누리꾼은 "이준석 공동대표와 식사를 했다던데, 3월 20일까지 근무하겠다는 이유가 총선 때문인 것이냐"고도 캐물었다. 


박단 회장 "이준석 공동대표와 점심·박민수 차관과 연락 사실이지만 어이가 없다"


이 같은 비난 댓글이 무더기로 달리자 박단 회장은 "이 시국에 재미있는 분들이 많다. 어이가 없어서 할 말을 잃었지만 사실관계만 밝히겠다"면서 직접 해명에 나섰다. 


박 회장은 "14일 점심 이준석 대표와 점심을 먹고 저녁 먹자마자 기절하고 낮 근무 중이다"며 "박민수 차관에게 연락받은 바 있고, 수련병원 대표들에게 공유했다"고 일부 사실은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보건복지부 부하직원이라니. 박민수 차관과 SNS 친구인지 신경도 안 쓰고 지내다가 어제 우연히 발견하고 보고 있자니 화가 나서 (친구맺기를) 끊었다"며 "보고 싶은대로 편집해서 보라. 정부가 퍽 좋아하겠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한편, 이 같은 설전 속에도 박단 회장을 비롯해 사직서를 내고 있는 전공의들을 응원하고 위로하는 선배 의사들도 있었다. 


우봉식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장은 "1년만 있으면 전문의가 될 전공의 3년차가 수련을 포기한다고 한다"며 "비이성적 사회의 폭력성이 한 젊은이의 꿈을 꺾고 있다"고 통탄했다. 


노환규 前 의협 회장은 서울성모병원 전공의가 될 예정이었지만 사직한 대전성모병원 인턴 홍재우씨를 위로했다. 


그는 "경쟁을 뚫고 정형외과 전공의에 선발됐지만 비루하고 비참한 의사가 되는 것을 거부하길 선택한 그의 결의에 찬 모습을 보고 눈물이 저절로 흘렀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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