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젊은의사 '총파업' 촉각···예비의사 '신중'
대전협·젊은의사협의체 "좌시 않겠다" 천명···의대협 임총 개최
2023.12.04 11:53 댓글쓰기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추진으로 재차 의료계에 파업 분위기가 감돌고 있지만 지난 2020년 파업 선봉에 섰던 젊은의사 및 예비의사들은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집단행동에 대해서는 비교적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분노는 선배 의사들이 먼저 터뜨렸다. 지난 21일 정부가 최대 3953명 규모에 육박하는 의대 증원 수요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은 "정부가 힘의 논리로 의대 정원을 강행하고 있다"고 분노하며 삭발을 감행하고 투쟁을 선포했다. 


지난 2020년 정부의 공공의대 설립 등 의대 정원 확대 추진에 반대하며 전공의들이 총파업 선봉에 섰고, 의대생들은 학교 수업과 의사 국가고시 응시를 집단으로 거부하면서 파급력을 키웠다. 


정부가 이대로 의대 증원을 실시한다면 의협은 이필수 회장을 필두로 비상대책특별위원회를 꾸리고 단체행동에 나선다는 방침이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 행보는 아직 뚜렷하게 정해지지 않았다. 


이는 올해 4월 간호법과 의사면허취소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국무회의 의결만 남겨놓은 시점에서 대두된 의사 총파업 분위기와도 비슷하다. 


당시 비대위를 꾸리고 간호법을 추진한 더불어민주당과의 투쟁을 선포한 의협에 비해 전공의 단체는 "신중히 결정하고, 향후 상황을 보면서 의협 지침에 따르겠다"는 큰 틀의 방향성을 밝힌 바 있다.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당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의협 비대위 로드맵을 공유하고 향후 방안을 논의했지만 의결 정족수 미달로 부결됐다. 


"파업은 어디까지나 최후의 수단"이라는 취지로 간호법, 의사면허취소법 대응 과정에 이어 현재 의대 정원 확대 현안에 이르기까지 이들은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전협이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내놓은 입장은 하나다. 요지는 "정부가 독단적으로 의대 증원을 강행한다면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대전협은 정부 수요조사 결과 발표 이틀 뒤인 지난 23일 성명을 통해 "2020년 이후 정부가 의정협의체 논의 없이 의료현안을 일방 강행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현 사태를 보면 사실상 의대 증원을 강행 중"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적정 의사인력 확충 방안을 논의한다고 했지만 그들이 말하는 과학적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며 "거버넌스 구축 필요성을 피력했지만 정부는 이를 무시하고 수혜자인 대학 총장들 입만 바라보고 있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학장들만이 아닌 당사자인 의대생들 의견에 귀를 기울일 것을 대전협은 주문했다. 


올해 4월 출범, 전공의 및 공중보건의사 등이 속한 젊은의사협의체도 우려를 표명했다. 협의체는 지난 21일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강행한다면 의협과 뜻을 모아 강력 대응하겠다"고 방향성을 밝혔다. 


3년 전 파업 종료 이후 타격을 입고 신임 회장 없이 비대위 체제로 운영되던 의대생 단체들의 움직임도 최근 포착됐다. 이들은 조금 더  조심스러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5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은 서울에서 임시 임시총회를 열고 최근 의대 정원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했다. 


의대 정원 확대로 인한 의학 교육의 질 하락에 대한 우려가 모였지만 집단 행동 방향성에 대해 아직까지 명확한 방침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가 의대 증원 강행 시 다시 총회를 열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의료계 관계자는 "의대 실습 및 교육과 관련해 학생들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알고, 아직까지 대외 활동에 있어서는 조심스러운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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