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교윤·이슬비 기자] 여야가 한 목소리로 의과대학 정원 확대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그 규모에 대해서는 다양한 수치가 제시되고 있다.
2000년 의약분업으로 줄어든 351명을 비롯해 500명, 1000명, 4000명 이상까지 나름 이유와 논리를 앞세워 의사수 늘리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증원 인원에 대한 추정만 가득한 상황에서 공공의대 신설을 피력 중인 야당은 연일 정부를 향해 구체적 계획을 내놓으라며 재촉했다. 야당은 적어도 '1100명 이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증원 규모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하지만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2025학년도 반영을 목표로 검토하겠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정춘숙 의원 '1100명'···서영석 의원 '1150명'
이날 질의에 앞서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의대 정원 규모 자료 등 6건의 자료를 시간 지켜서 제출하라"고 주문했다.
정부가 필수의료혁신전략을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계획이 빠져 있고, 지금 확정하고 추진해도 늦다는 것이 정춘숙 의원의 주장이다. 정 의원은 1100명 이상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그는 "세계의학교육연맹이 조별실습·종합교육을 위해 권장하는 의대 정원이 80~100명이고, 이를 바탕으로 현재 의대 정원과 비교해보면 적정 확대 규모는 641명~1152명"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방의료원은 연봉을 2배 올려도 의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 상황에서 640명만 늘리는 것은 효과가 미미한 만큼 1100명 이상 증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규홍 장관은 "18년 동안 묶여 있던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추진하려다 보니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아 신중히 접근 중"이라고 답변했다.
서영석 의원은 의대 정원에 대한 세부적인 방안으로 의사와 의대-한의대 학제통합을 주장하며 '1150'명을 제시했다.
그는 "한의대 및 한의전 입학 정원은 750명이다. 의대 정원 확대 방안에 이를 포함하고 지난 2020년 공공의대 추진 방안에서 도출된 의대 정원 400명을 더해 총 1150명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요한 것은 단순한 의사인력 확대가 아니라 의사, 한의사 일원화 목표로 해야 한다"며 "한의대가 없는 지역과 없는 지역을 나눠 적절히 분배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한다는 발표를 접하고 환영했지만 원칙만 되풀이하고 있다. 속 빈 강정이고 앙꼬 없는 찐빵"이라고 지적했다.
강은미 의원 "정원 배정, 사립의대 배제"
정부가 의대 정원을 배정할 때 사립의대는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특정 사립대인 울산의대, 성균관의대를 언급하던데, 정부가 사립의대에 정원을 배정해 혜택을 줄 계획이냐"고 물었다.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 등이 협력병원 형태로 몸집을 키워왔고, 사립대병원 상당수가 수도권에 병원을 짓고, 수익창출에 몰두하며 수도권 쏠림 현상을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그는 "의료계가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의사를 늘려도 인기 전공과목에만 편중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인데, 사립의대 진학을 정부가 통제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조규홍 장관은 "사립의대를 증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을 위해 사립의대 지원이 필요하지 않다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난색을 표했다.
이슬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