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업체들 '자금 수혈'…릴레이 '유상증자'
사업 확대·재무 리스크 해소…주가 하락 위험성 커 투자자들은 '냉랭'
2023.09.15 06:11 댓글쓰기

올해 들어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의 유상증자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대규모 자금 조달로 사업을 확대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재무 리스크도 해소하겠다는 목표지만 주가 하락 위험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의 반응은 냉랭한 분위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루닛과 딥노이드, 노을에 이어 라이프시맨틱스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하면서 자금 수혈에 나섰다.


라이프시맨틱스는 지난 11일 이사회를 열고 200억원대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신주 인수권을 보유한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1차 청약을 진행, 구주주 청약 시 미달된 물량은 일반공모를 실시한다. 이후 최종 실권주 발생 시에는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인수한다. 


최종 증자 규모와 발행가액은 11월 중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예정 발행가액은 주당 3680원이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 닥터콜과 호흡재활 디지털 치료기기 레드필숨튼(DTx) 글로벌 진출을 위한 해외 현지법인 설립 자금(20억원), 의료 AI(인공지능) 솔루션 개발 자금(50억원), 디지털 치료기기 국내외 임상과 관련 전문인력 확충(90억원) 등에 사용된다.


의료 인공지능 기업 루닛도 지난달 23일 이사회를 열고 2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루닛은 연구개발 자금으로만 7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배정했다. 해외 진출을 위한 인력 확충과 해외 자회사 출자 등에도 700억원가량을 투자한다. 


루닛은 최근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증자 성공 가능성이 커졌다. 이사회 결의 당시 신주 발행 예정가는 10만8700원이나 현재 주가는 23만원을 웃돈다.


루닛은 조달한 자금을 활용해 환자 진단·치료·모니터링 등 암을 치료하는 인공지능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딥노이드도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딥노이드는 현재 유상증자 예상금액이 늘어나면서 당초 58억원을 배정했던 시설자금 투자 규모를 97억원으로 늘렸다. 또 120억원으로 잡았던 운영자금도 207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딥노이드는 조달한 자금을 시설과 연구개발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제품 개발과 고도화에 필요한 CPU와 AI 학습을 위한 GPU, 대용량 학습 데이터 및 AI 학습 데이터 저장을 위한 저장장비 등을 확충한다.


이밖에 체외진단 전문기업인 미코바이오메드도 지난달 25일 이사회를 열고 48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고 네오펙트, 노을, 피씨엘, 클리노믹스, 엘앤케이바이오메드 등도 잇따라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업체들이 유상증자에 나선 이유는 재무 리스크가 적잖이 작용했다. 제약·바이오, 의료기기 업계의 경우 통상 제품 상용화 후 이익이 발생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들 기업들은 손익분기점 달성까지 필요한 자금 대부분을 외부에서 조달하고 있다.


실제 라이프시맨틱스를 비롯해 루닛과 딥노이드 등 대다수 업체들은 수년째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기업들은 대규모 증자로 사업 확대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재무 리스크도 해소하겠다는 취지지만 투자자들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유상증자는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유상증자는 기업 재무건전성에 부정적인 신호로 해석되고 또 신주 발행으로 인해 기존 주주들의 가치를 떨어트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경우 금리 부담 없이 자금을 유치할 수 있어 여러모로 이점이 있지만 주가 하락에 따른 피해는 주주들 몫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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