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 힘들지만 가족 문제로 여기면 해법 가능성"
크리스토퍼 제이 스톡스 한국릴리 대표 "2026년까지 환자 100만명에 헌신"
2023.03.27 12:04 댓글쓰기



오는 2026년 창립 150년을 맞이하는 일라이 릴리(대표 데이브 릭스)는 매출의 약 4분의 1을 연구개발(R&D)에 재투자하는 글로벌 제약기업이다. 이를 기반으로 10년 내 다양한 질환 영역에서 신약 출시가 예정됐다. 


한국법인인 한국릴리는 당뇨병을 비롯해 암, 면역질환, 통증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혁신적인 신약들을 국내 공급,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지난해 8월 한국대표에 선임된 크리스토퍼 제이 스톡스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릴리에 입사한 14년 전 처음 전공과 연관된 공공정책 관련 업무를 담당한데 이어 미국 본사에서 약가, 급여, 의약품 접근성 관련 업무를 수행했다. 


이후 영업부로 이동해 매니저, 디렉터로서 브랜드 관리를 맡았다. 본사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역임하다 한국에 오기 직전까지는 남아프리카 및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사 대표직을 수행했다. 


기자들과 만난 크리스토퍼 제이 스톡스 대표는 “환자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을 진정으로 내세우고 있는 한국릴리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주변 이해관계자들의 도움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환자를 향한 우리의 진심과 주위 도움이 더해진다면 150주년을 넘어 160, 170주년에도 계속해서 좋은 성과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Q. 한국대표 선임 전까지 가지고 있던 한국과 한국릴리에 대한 생각은


한국은 눈부신 기술 발전과 앞선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진 국가다. 서울은 놀라운 능력을 가진 대단한 도시라는 점도 이전부터 잘 알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가족이 지내는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한국은 치안이 좋아 안심하고 가족과 함께 올 수 있었다. 한국에서 근무 경험이 있는 미군으로부터 여러 긍정적인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자녀들도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아 오히려 자녀들이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 귀띔해 주기도 했다. 따라서 한국에 오기 전부터 이미 한국은 내게 아주 친숙한 국가였다. 한국릴리의 경우, 글로벌에서 평판이 아주 좋은 지역이다. 한국릴리는 릴리의 글로벌 지사들 중 가장 실적이 좋은 상위 25개 국가에 속한다. 본사에서도 긍정적인 사례로 한국이 자주 인용됐다


Q. R&D 측면에서 한국 제약바이오 생태계를 바라보는 관점은


한국릴리는 국내 의약연구기관과 함께 환자에게 더 나은 치료 옵션을 제공하기 위한 연구 활동을 지속해 왔다. 2021년 기준 한국에서 진행된 27개의 임상연구에 76개 기관, 216명의 의료진, 826명의 환자가 참여했다. 또한 릴리는 과학적인 연구 파트너십이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좋은 아이디어와 기술이 있는 국내 기업들이 언제든 오픈 이노베이션을 제안할 수 있도록 대화의 창구를 열어두고 있다. 특히 한국릴리는 현재 국내 제약사들과 장기간의 파트너십을 통해 주요 제품에 대한 공동 프로모션을 이어오고 있다. 종근당은 올루미언트, 보령은 푸로작, 스트라테라, SK케미칼은 앰겔러티, 포스테오, 심발타 등이다.


Q. 한국릴리 대표이사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보다 일라이 릴리가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출시하고 있는 혁신 신약들을 한국에 빠르고 꾸준하게 소개하는 것이다. 또 한국릴리 임직원들이 자신의 커리어(career)를 의미 있는 방향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회사가 일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면 임직원들은 자연스럽게 최상의 업무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믿는다. 릴리가 전 세계 환자들에게 얼마나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지는 결국 임직원들의 손에 달렸다. 따라서 릴리는 임직원들이 꾸준히 자기계발할 수 있도록 적절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릴리 또한 이러한 임직원들의 각자의 성장을 통해 한국 환자들에게 최고의 치료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제한된 예산‧급격한 고령화‧고가의약품 증가 등 어려운 환경 직면”

“데이터 중심 의사결정 ‘긍정적’, 제약사들에게도 접근성 개선돼야” 

“사회적 요구도 높은 치료제에 대해 보다 유연한 정책 적용 필요”


Q. 한국 약가정책에 대한 이해도는 어느 수준인지


지난 6개월 동안 업계 리더와 전문가들을 많이 만나서 의견을 경청하며 한국 약가정책을 파악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하게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점을 알게됐다. 제한된 예산, 급격한 인구 고령화, 고가의 혁신의약품 증가 등이 맞물려 현재의 어려움을 야기했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급여 관련 정책 환경은 어떤 치료제인지, 해당 치료제가 다루는 질환의 미충족 수요(unmet needs)가 무엇인지, 질환과 관련된 정부의 재정 역량은 어떠한지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릴리는 개별 의약품의 상황을 특이적으로 파악하고, 그에 따른 협상 전략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법은 더 까다로울 수 있지만 한국 보건당국 및 관련 정책을 더욱 잘 이해하고 관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Q. 약가 관련 업무를 진행하면서 느낀 한국만이 가진 특징은


한국은 상당히 데이터 중심적인 곳이라고 생각된다. 회사 입장에서는 명확한 데이터를 최대한 많이 제시하고, 이를 기반으로 제품의 가치를 확실하게 선보일 수 있어야 한다. 일부 해외 국가들은 한국과 달리 데이터 중심의 의사결정을 내리지 않는데, 개인적으로는 한국의 접근 방식이 더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어야 의미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고, 제3자가 보더라도 그러한 결정을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제약사들의 데이터 접근성도 정부 당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좀더 개선되길 바란다.


Q. 회사 차원에서 신약 도입 등 올해 반드시 달성코자 하는 과제가 있다면


A. 특정 치료제로 한 가지를 선택하는 것은 어렵다. 선택을 받은 해당 치료제를 필요로 하는 환자들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그 외 치료제들도 절실히 기다리고 있는 환자들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릴리의 치료제들을 기다리는 모든 환자들은 릴리에게 모두 중요하며, 어떤 환자도 배제하고 싶지 않다. 이를 고려했을 때 한국릴리가 올해 꼭 달성하고자 하는 한가지 목표는 모든 직원들이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환자를 생각하고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을 진정으로 내재화하는 것이다. 제약사에서 일을 할 때 종종 복잡한 이슈 혹은 해결하기 어려워 보이는 문제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가 만들고 판매하는 치료제를 내 가족이 필요로 한다고 여긴다면 문제는 보다 간단히 해결될 수 있다.


Q. 많은 과제가 산적한 대표이사 역할에 대한 기대가 크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A. 한국릴리는 환자에 대한 집중도와 열정이 넘치는 한 팀으로서 자부심이 크다. 2026년까지 100만명의 환자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굳은 의지가 있기에 목표를 이룰 때까지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신약 혁신성에 대한 적절한 가치를 인정해주는 정책 환경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건강보험 재정 관리 측면에서 약제 가치와 영향력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환자들이 절실하게 기다리고 있는 사회적 요구도가 높은 치료제에 대해서는 조금 더 유연한 정책 적용을 통해 신속하게 결정이 이뤄지길 바란다. 빠른 결정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제약사는 무엇이든 최선을 다해 도움을 드릴 준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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