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유전성 림프부종 '발병 기전' 규명
분당서울대병원 명유진‧서수현 교수팀, 亞 최초 '유전자 변이 패턴' 발견
2022.09.14 15:33 댓글쓰기

유전성 림프부종 일으키는 유전자 변이 패턴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견됐다. 아시아 최초 유전 및 형질분석 연구로 중요한 임상 정보가 될 전망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 명유진 교수, 진단검사의학과 서수현 교수팀은 최근 유전성 림프부종 환자에서 발견된 특이한 유전자 변이 패턴과 국내 환자의 질환 양상을 보고했다.


임파선 등으로 잘 알려져 있는 림프계는 면역체계를 이루는 림프구 생성과 순환을 비롯해 소화관의 영양 성분, 입자가 큰 노폐물 등을 운반하는 ‘제2의 순환계’로 불린다. 


이러한 림프계는 수술, 감염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순환 시스템에 손상이 생겨 피하조직에 림프액이 축적되면 피부가 비정상적으로 부어오르는데, 이를 ‘림프부종’이라고 한다.


이 중에 수술 등 요인이 아닌 유전적으로 타고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림프부종이 있다. 


인구 6000명에 한 명 정도의 발생률을 보이는 희귀질환으로, 코끼리 다리처럼 부어오른 부종 부위는 작은 상처도 잘 회복되지 않으며, 심각한 건조증이 생기기도 한다.


방치할 경우 패혈증이나 피부 농양, 궤양, 괴사까지 진행될 수 있어 조기치료가 매우 중요한 질환이다.


그러나 아직 유전성 림프부종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할 유전자 치료법은 개발된 게 없으며, 표본이 적어 관련 연구 역시 소수에 그치는 데다 대부분이 서양인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러한 가운데 연구팀은 유전성 림프부종 환자 27명을 대상으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과 영상의학검사를 통해 유전 변이 패턴을 발견하고, 아직 알려진 바 없는 증상을 보고해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국내 유전성 림프부종 환자는 서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잘 언급되지 않던 CELSR1 유전자가 높은 비율로 발견됐다.


모계에 한 가지였던 해당 유전자의 유전변이가 자녀에서는 두 가지 유전변이로 나타나는 등 특이한 패턴을 보였다.


또한, 서양인과 비교해 신체 특정 부위에 국한하기보다는 전신에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고 성인기 이후에 나타나는 비율이 서양인보다 높다는 점을 보고하기도 했다. 


유전성 림프부종은 일반적으로 다리가 부어오르는 경우가 많고 출생 시기에 주로 발병한다고 알려진 데 반해 한국인에서는 그렇지 않은 환자들이 더 많다는 의미다.


이러한 결과는 난치성 희귀질환인 유전성 림프부종 변이와 형질을 분석한 국내 및 아시아 최초 연구로 향후 근본적인 치료 방법을 찾는 데 중요한 임상정보가 될 전망이다.


명유진 교수는 “한국인 유전성 림프부종에 대한 후속 연구가 이어진다면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적 원인을 규명해서 최적의 치료법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과학학술지 ‘네이처(Nature)’ 자매지인 ‘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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