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업계, 시장 침체 속 '스팩 상장' 주목
높아진 상장 문턱에 스팩 존속·소멸 합병 등 우회전략 모색
2023.11.09 05:22 댓글쓰기



최근 경기 불황으로 기업공개(IPO) 시장 분위기가 침체되면서 스팩(SPAC) 상장을 택하는 의료기기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불확실성 속에서 기대를 모았던 대어급 기업조차 상장 계획을 철회하고 있는 만큼 스팩을 통한 우회 상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레이저옵텍이 지난달 31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하나금융23호스팩과 합병을 통한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다. 


레이저옵텍은 지난 10월 27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로부터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았다.


레이저옵텍의 합병 후 총 발행주식수는 1150만5636주다. 두 회사 합병비율은 1대 0.2201673이며, 이에 따른 하나금융23호스팩 합병가액은 주당 9084원이다. 


합병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는 오는 12월13일이며 합병기일은 내년 1월16일, 합병 신주 상장 예정일은 내년 2월1일 예정돼 있다.


2000년 설립된 레이저옵텍은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미용, 치료 목적의 다양한 레이저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기준으로 피부 미용 레이저 기기 매출이 전체 80.90%, 질환 치료용 레이저 기기 매출이 13.58%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실적은 매출액 300억4900만원, 영업이익 25억1000만원, 순이익 28억1600만원으로, 각각 2021년 대비 61.10%, 286.74%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레이저옵텍은 현재 핵심 레이저 기술을 기반으로 피부 미용 부문 제품 파이프라인을 확장하고 혈관 병변, 요로결석 등 다양한 적응증으로 질환 치료용 레이저 기기 목표시장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스팩(SPAC)이란 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 약자로 기업 인수목적 회사를 말한다.


스팩 상장은 서류상 기업(페이퍼컴퍼니)을 만든 뒤 인수합병(M&A)으로 비상장 기업을 흡수해 상장하는 방식이다.


상장 문턱이 일반 상장보다 낮고, 수요예측을 거치지 않아도 되기에 수요예측 실패와 공모 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팩 상장은 존속 합병과 소멸 합병으로 나뉜다.


과거에는 비상장 기업이 스팩에 흡수돼 소멸하는 존속 합병 방식으로만 상장이 가능했으나 지난해 2월 비상장 기업은 그대로 남고 스팩이 소멸하는 소멸 합병이 도입되면서 기업들의 활용도 늘어나고 있다.


실제 지난 9월 코어라인소프트는 신한제7호스팩과 소멸 합병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2012년 설립된 코어라인소프트는 인공지능(AI) 의료영상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AI 기반 3차원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검진 제품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생체신호 의료기기 전문기업 비스토스가 스팩 소멸 합병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으며 초음파 의료기기 제조업체 원텍도 대신밸런스제8호스팩과 흡수 합병 절차를 마치고 증시에 입성했다.


이밖에 피부미용 의료기기 업체 제이시스메디칼도 유안타제3호스팩과 존속 합병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이처럼 스팩 상장은 경기 불황으로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평가받기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더욱 주목받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스팩 상장은 상대적으로 홍보 효과가 떨어지고 자금 조달 규모도 적다는 한계가 있지만 일반 상장보다 절차와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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