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우크라 전쟁까지 한국 의료기기 ‘백척간두’
유철욱 이사장 “업체들 대부분 영세한데 건보제도 엄격, 보험 상한가 인상 시급"
2022.05.13 05:51 댓글쓰기



의료기기 산업 업계가 최근 코로나19에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악재가 겹치며 큰 고충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는 지난 12일 협회 대교육장 1층에서 '국제경제 환경 악화에 따른 의료기기 공급 위기대응'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유철욱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이사장은 “지난 2년 여 팬데믹과 중국 주요 도시 장기 봉쇄에 이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등 외부 요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우리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며 “대체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서도 특히 의료기기 업계가 체감하는 압박과 고통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실제, 의료기기 업계는 지난 2년간 무역 흑자를 달성하며 우리 경제의 견인차로서 잠재력을 입증했다 


유철욱 이사장은 “하지만 의료기기 산업은 그만큼 수출입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아 외부요인에 취약하다”며 “세계 경제의 양적 긴축으로 인한 경기침체가 현실로 다가오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은 급등하고 장기화된 팬데믹으로 세계 유통망 붕괴는 높은 물류비용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와 같은 국내외적 환경은 우리 업계가 자재나 제품을 수입하고 완제품을 수출하는 과정의 전반에서 비용을 상승시키고 있으며 이 부담은 오롯이 업계가 떠안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재 국내 건강보험제도를 고려할 때 이러한 외부 환경에 의료기기 업계가 능동적으로 대처할 방안은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이다.


유철욱 이사장은 “무엇보다 제품가격 인상과 같은 해결책은 보험가격상한제로 인해 원천적으로 막혀 있다”며 “원가절감을 위해 이미 업계는 지난 수십 년간 현행유지 혹은 인하되는 보험상한가에 맞추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해왔지만 국민건강과 안전에 직결되는 품질을 포가할 수 없어 이제 더 이상 버티기 힘든 한계 상황에 와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국내 의료기기 업계는 종업원 10인 이하의 가업장이 절반 이상, 연 매출액 10억 이하의 기업이 80%에 달할 정도로 영세하다”며 “동시다발적으로 생존을 위협하는 외부 요인들에 우리 업계가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의료기기산업규모별 생산현황을 살펴보면 생산액이 10억원 미만인 업체가 2020년 3137개소로 전체 제조업체의 80.7%를 차지했으나, 생산액은 3883억원으로 전체 생산액의 3.8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액이 10억원 이상인 업체가 750개소에 불과하지만 생산액은 9조 7474억원으로 전체의 96.17%를 차지하는 것이다.


이어 “무엇보다 우리 업계가 우려하는 상황은 절대 발생해서는 안 될 제품 공급의 중단”이라며 “영세한 기업들에는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의료현장에서 또 다른 형태의 의료공백이 잘기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의료기기산업협회는 의료기기 업계가 외부 경제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갈 수 있도록 정상화를 위해 제품 보험상한가 인상 등 정부에 간곡한 제안을 했다.


유철욱 이사장은 “외부요인이 완화되고 국제경제 환경이 정상화될 때 까지 국민건강보험을 통해 국민들에게 전달되는 의료기기의 보험상한가를 한시적으로 10% 이상 일괄적으로 인상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치료재료 보험상한금액 인하를 수반할 수 있는 치료재료 재평가 등 사후관리 제도의 시행을 임시 보류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며 “장기개선책으로는 소비자물가 상승과 하락 등 물가변동 상황에 연동되는 가격정책 수립을 통해 의료기기 업계가 외부 경제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외부 환경은 의료기기 산업에 매우 위협적이며 경기침체와 비용 상승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고려해 자체적인 가격 조정 같은 대처방안이 극히 제한된 의료기기 산업에서 즉각적이고 한시적 가격 인상 및 사후관리 관련 재검토는 부득이하게 요청해야 하는 최소의 제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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