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허가 자가검사···활용도 낮고 방역 혼란 우려
당초 필요성 제기 무증상자는 제외···유증상 확진용으론 활용 불가
2021.04.29 14:18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국내사가 개발한 자가검사키트 2종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 활용도는 크게 떨어지는데다 민감도도 낮아 되레 방역에 혼란만 줄 수 있단 이유에서다.
 
식약처는 지난 23일 에스디바이오센서와 휴마시스 2개사의 항원방식 자가검사키트를 조건부 허가했다. 3개월 내에 임상적 성능시험 자료를 추가로 제출하는 조건이다.
 
문제는 식약처가 허가된 자가검사키트의 사용 대상을 코로나19 유증상자로 명시했다는 점이다. 
 
식약처는 “제품의 원리와 한계상 바이러스 농도가 적은 무증상자에 대한 결과 확인이 어려워 유증상자나 역학적 연관성이 있는 사람 중 유전자 검사를 하기 어려운 경우에 보조적으로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이는 당초 자가검사키트를 숨어있는 무증상∙경증 감염자를 찾아내는 선별 용도로 써야한다던 자가검사 도입 찬성측의 주장과 배치되는 대목이다.
 
실제 일부 지자체와 전문가들은 보육시설, 학교, 유흥업소 등에서 주기적∙선제적 검사 용도로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는데 식약처는 해당 용도로 사용은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대상으로 명시한 유증상자에게도 확진을 위한 수단으로는 쓰일 수 없단 부분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실제 식약처는 “증상이 있거나 의심자에 대해 유전자 검사를 원칙으로 한다”며 불가피하게 자가검사를 하더라도 “결과와 무관하게 코로나19 증상이 있는 경우는 반드시 유전자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 평가서 민감도 현격히 낮아···'위음성' 우려에도 PCR 강제할 수단 없어
 
이에 전문가들은 PCR검사 대비 민감도가 낮은데다 확진용으로도 활용이 불가능한 자가검사키트를 굳이 도입할 이유가 없단 입장이다.
 
실제 이번에 자가검사키트로 허가된 한 국내사의 신속항원검사는 앞서 대한진단검사의학회에서 평가시 PCR대비 민감도가 29%, 국내신규환자에게 사용시 예상 민감도가 41.5%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 홍기호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코로나19 대응TF 위원은 “그마저도 비인두도말을 갖고 한 데이터”라며 “(비강에서 채취하는) 자가검체는 이 보다 민감도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감도가 낮은 것에 더해 양성이 나와도 PCR을 해야하고 음성이 나와도 PCR을 해야하는데 그렇다면 도대체 자가검사키트를 사용해야 할 이유가 무엇이냐”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식약처가 자가검사키트 결과와 관계없이 유증상자는 PCR 검사를 받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이를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자가검사키트 위음성 결과를 믿은 감염자들이 PCR검사를 받지 않고 지역사회를 활보할 경우 코로나19 확산에 기폭제가 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한 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자가검사에서 음성이 나온 것을 믿고 일상생활을 하다가 주변에 확산시킬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중증으로 가기 전 적기에 치료받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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