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망했다. 그래도 희망 갖고 버틴다"
'배우 조정석' 닮은 외모로 유명세 탄 원주세브란스병원 유영명 교수
2025.08.25 05:22 댓글쓰기



강원도 권역 유일의 신생아중환자실과 신생아집중치료센터를 운영하는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이 병원 소아청소년과 유영명 교수는 12년째 소아 중증의료를 사수 중으로, 4년 전부터는 센터장을 맡고 있다.


연세대학교 생물학과 졸업 후 제약회사에서 잠시 근무했던 그는 조금은 늦은 나이에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해 의사면허를 취득했고, 소청과 선택 이후 줄곧 보람과 책임감으로 현장을 지키고 있다.


"유명세 부담스럽지만 필수의료 의료진들 중요한 역할 알릴 기회"


최근 그는 뜻밖의 이유로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병원 홍보팀이 제작한 유튜브 영상에서 '배우 조정석 닮은 의사'로 소개되며 한 달만에 조회수 50만건을 기록했다. 


갑작스러운 유명세에 대해 유 교수는 "유튜브가 화제되면서 내원객들의 시선도 느껴지고, 개인적으로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러한 관심을 통해 신생아중환자실 의사와 간호사들이 어떤 환경에서 일하는지 알려질 수 있다면 의미 있다는 생각에 즐거운 마음으로 인터뷰에 임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유영명 교수가 근무 중인 원주세브란스병원 신생아중환자실은 현재 19개 병상을 운영하고 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25병상이었지만 인력과 수가 문제로 축소됐다.


지난해 신생아실 환자 536명 중 366명이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그러나 전문의는 단 3명에 불과하고, 간호사는 PA 6명과 일반 간호사 28명이 전부다.


의정사태 여파도 컸다. 그는 "한 명 있던 전공의마저 나가면서 교수들의 업무 부담이 늘었다"며 "진료는 물론 교육에 당직까지 서야 하니 힘겨운 나날의 연속"이라고 토로했다.


다만 "9월 1일부터 4년 차 전공의 한 명이 복귀한다"며 "1년 동안 근무하겠지만 그래도 상황이 많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주변 우려 컸지만 소아청소년과 선택 후회 없다"


소아청소년과는 저수가에 의료소송 부담, 고강도 업무 등으로 기피현상이 심화하고 있지만 그는 자신의 선택을 한 번도 후회하지 않았다.


유영명 교수는 "의사가 되고 사람을 살리는 과에 가고 싶었고, 소아과가 가장 분위기가 좋아 선택했다"며 "후회한 적 없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단언컨데 한 번도 후회한 적 없다"고 말했다.


물론 어려움도 많다. 그는 "어느 과나 마찬가지지만 잠을 못 자는 등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고, 바이탈 진료과 특성상 숙명적으로 맞이할 수밖에 없는 환자 사망이 가장 힘들다"고 털어놨다.


이어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점점 누적이 되면서 힘들어졌다. 생각이 많아졌고 이겨내는 건 지금도 쉽지 않다. 몇 년 전부터 공황장애 약을 복용 중"이라고 소개했다.


보호자와의 소통도 쉽지 않은 부분이다. 유튜브에서 보호자에게 협박을 받았던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보호자들은 의사의 말 한 마디에 상처 받고, 공격적으로 변하기도 한다. 역으로 행복해지고 희망을 갖게 하는 것도 의사다. 그만큼 부담이 크다 보니 늘 조심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희망 보다는 경험을 바탕으로 객관적인 설명을 하려 한다"며 "그래도 보호자 100명 중 99명이 칭찬해도 1명이 비난을 하면 큰 상처를 받고 불안감도 커진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이유로 유튜브 영상이 화제가 됐을 때도 오히려 더 외부 활동을 자제했다.


그는 "평소 SNS도 안 하고, 유튜브 댓글도 평정심을 잃을까봐 안 봤다. 사람들과 소통을 많이 하다 보면 상처받는 일이 많기 때문에 혼자 있으려고 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한 명의 아이라도 더 살리고 싶어 소아 중증의료에 최선 다하겠다"


소아청소년과는 분명 고단한 진료과이지만 그럼에도 그가 현장을 지키는 이유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람' 때문이다.


유영명 교수는 "고위험 신생아였던 아이가 세월이 흘러 유치원에 입학한 후 부모님과 찾아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 모습을 보면 몸에 전율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같은 사람들이 없으면 아이들은 평생 장애를 갖고 살거나 생존이 힘들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 명의 환자라도 더 살리고, 장애를 갖지 않도록 하는게 숙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임신 22주에 390g으로 태어난 아이가 건강하게 퇴원한 기억도, 반대로 24주에 700g으로 태어나 한 달 만에 사망한 아이도 그가 품고 사는 사명감을 더욱 탄탄하게 만든다.


그는 "사망한 아이의 보호자가 둘째 출산 후 우연히 마주쳤는데 '첫째 잘 보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건네셨다. 너무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고 술회했다.


"돈보다 보람 있는 인생 살고 싶다"


유 교수가 신생아중환자실에서 근무한지 어느새 7년, 신생아집중치료센터 센터장이 된지는 4년가량이 흘렀다.


그동안 중증도가 높아지고 주변 병원에도 소문이 나면서 강원권뿐만 아니라 경기도, 충정도, 경상도에서까지 고위험 산모를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으로 보내는 사례가 늘어났다.


다만 소청과 기피 현상과 지역병원에 대한 낮은 선호도로 전문인력은 늘 부족하다. 병원에서는  "얼마든지 지원할테니 충원하라"고 하지만 접수되는 지원서는 전무한 실정이다.


그는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인터뷰도 하고 방송 제안도 응했다. 저로 인해 신생아중환자실에 관심을 갖게 되면 상황이 좀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를 가져본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고단한 상황이지만 결코 지역의료를 떠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여기는 한 명 없어지면 다 무너진다. 중부권에서 담당하는 영역이 크기 때문에 무너지면 산모와 아기들이 갈 곳이 없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개원가로 나가면 많이 벌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한 번 사는 인생 남들에게 도움을 주며 살고 싶다. 죽기 전에 '참 보람 있는 인생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필수의료 수가 개선 절실…의사만 아닌 간호사 보상도 함께 이뤄져야"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는 필수의료 붕괴를 막기 위한 개선책이 무엇이라 생각하는 지 묻자 수가 문제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그는 "3~4년 전 아이가 감기에 걸려 동네 소아과에 갔다. 진료비로 800원을 냈다. 나오면서 기분이 너무 안 좋았다. 남들이 생각할 때 우리는 '800원짜리 의사'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고 마냥 돈을 많이 달라는 게 아니다. 수가를 제대로 매기면 의사가 다 갖는 게 아니라 전반적인 환경 개선에도 쓰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수가에 대한 부분은 여전히 큰 개선이 없는 상황이지만 의료진에 대한 국가 보상은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 교수는 "피부에 와닿을 정도로 정부에서 보상을 늘리려고 한다. 다만, 의사에게만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것 같다. 같은 의료진인 간호사에게도 초점을 맞춰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수가 만큼 중요한 소아청소년과 인식과 이미지 개선"

소청과 미래에 대해서도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그는 "소청과는 이미 망했다. 이 말을 꼭 전해주면 좋겠다. 사실 이미 끝났다고 보지만 그래도 상황이 나아지기 위해서는 인식 개선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계 내에서도 소청과의 전문성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심어져야 한다. 그러다 보면 의대생들 인식도 바뀌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실 돈 때문에 의대에 진학한 사람은 많지 않다. 성적 때문에 온 경우도 있겠지만 소명 때문에 진학한 사람이 대부분이다. 필수과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 지원율도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신생아집중치료센터 운영에 대한 목표와 바람을 전했다.


그는 "지금도 이름은 센터지만 병원 한쪽 귀퉁이에 있는 '이름만 센터'다. 향후에는 소청과, 산부인과, 마취통증의학과가 함께하는 제대로 된 클리닉으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공간적으로 수술방, 신생아중환자실 등이 떨어져 있는데 클리닉 안에서 모든 게 이뤄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개인적인 목표에 대해서는 "'어떤 의사가 되고 싶다' 이런 건 없다. 그저 오랫동안 건강하게 일하고 싶다. 갑자기 쓰러져 진료를 못하게 될까 봐 제일 걱정"이라고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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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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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심 10.17 15:50
    밤낮없이 고생하시는 의료진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직접 신생아중환자실의 현장을 보니 그곳은 사명감이 없다면 결코 버틸 수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사명감으로 일한다’는 말을 그냥 직업을 포장하는 표현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 두 눈으로 본 의료 현장은 달랐습니다.

    하루하루 생명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그 어떤 직업적 의무로도 설명할 수 없는 진심이었습니다.



    누군가는 ‘망한 과는 버려라’, ‘돈이 안 되는 일은 의미 없다’고 말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저는 그 속에서도 묵묵히 아기들의 생명을 지키는 선생님들의 모습에서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존경심을 느꼈습니다.



    다시 한 번 교수님과 이하 모든 의료진께 깊은 감사와 존경을 보냅니다.
  • ㅇㅇ 09.03 12:55
    덕분에 한국의 소아청소년들이 건강히 자라납니다.. 응원해요..
  • 환자 09.05 20:14
    선생님 정말로 감사합니다.
  • 1004 09.02 20:00
    이런 분이 계시기에 세상이 아직 살만한거 아닌가요?

    작고 여린 생명을 지켜주심에 감사드립니다.
  • 저기요 09.02 19:56
    저런분이 계시니 든든하네요?? 밑에 댓글 왜이리 날이 선건지 모르겠어요. 훌륭한 일하는 분이니 칭찬해주자고요~
  • 3333 09.01 10:10
    청년들이 의료문제의 원흉인냥 비난하던 대학병원 교수들

    박민수,조규홍 병원 오면 굽신굽신 허리 부러지겠다.
  • ㅇㅇ 08.25 17:53
    이제 그만 놓아주시죠... 이미 아시잖아요. 망한과
  • 답답하군 08.25 17:29
    세상을 읽을줄 모르는군
  • 전공의 08.25 14:56
    지금 당신의 위치 능력으로는 어떤수를 써도 돈을 못 벌어. . 빌게이츠 워렌버핏처럼 돈 벌 고 기부하고 돈이 목표가 아니다라면 믿어주겠는데 그럴 능력조차 없으면서 인생의 목표가 돈이 아니다는 그냥 변명이야.
  • 대한민국공격의사전혀없어 09.03 09:23
    당신이 진짜 전공의인지 분탕질사칭인지 아님 둘 다인지 모르겠지만,



    알빠노 병신아 본인이 좋아서 한다는데 니가 뭔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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