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불필요, 소아과 오픈런 '과대포장'"
문석균 중앙대 의대 교수 분석, "대한민국 의료 질적 수준 지표 대부분 최상위"
2024.02.13 05:47 댓글쓰기



사진제공 연합뉴스
의대정원 확대가 2000명으로 결정된 가운데 증원이 불필요하다는 전문가의 연구들도 재조명되고 있다. 


핵심은 보건지표인 기대 수명, 영유아 사망률, 급성기 의료 평가, 암 관리 의료질 평가, 회피 가능 망률 등 의료 질적 수준을 나타내는 대부분의 보건지표가 최상위로 유지돼 의대정원 확대가 불필요하다는 대목이다. 


최근 문석균 중앙대 의대 이비인후-두경부외과학 교수는 '과연 의과대학 증원이 필요한가?' 연구논문에서 필수의료 현안으로 떠오른 문제에 관한 분석을 내놨다. 


분석한 핵심 사안은 ▲응급실 뺑뺑이 및 공공의대 신설과 지역의사제 도입 ▲소아과 오픈런 현상이다.


소아과 오픈런은 허상


문 교수는 소아과 오픈런 현상에 대해 “오픈 시간에만 병원이 붐빌 뿐 낮 시간부터는 환자가 거의 없어 운영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급격한 저출산으로 인한 소아인구의 감소는 소아청소년과 의원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영향을 주게 됐고 지역 소청과는 점점 문을 닫게 됐다는 것이다.


이에 남은 소청과로 환자들이 몰렸고, 문을 여는 시간에 맞춰 기다리는 오픈런 현상이 필연적으로 생기게 됐다는 해석이다. 


문 교수는 “MZ 세대 의사들은 이 상황을 정확히 인지해 소아 인구를 늘릴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 없다면 단순히 의사수를 늘린다고 소청과 의사가 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응급실 뺑뺑이는 ‘시스템 문제’


문 교수는 응급실 뺑뺑이 원인으로 지목된 의사인력 부족 문제에 대해 잘못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와 유사한 의료체계를 가진 일본도 지난 2008년 응급실 뺑뺑이 사건이 있었지만, 섣불리 의대 정원을 늘리지 않았던 사례를 언급했다. 


일본은 응급의료시스템을 개편을 위해 캐나다(Canadian triage & acuity scale, C-TAS)를 벤치마킹해 전문가 중심 응급의료를 재구축하는 일본형 응급 환자 분류 및 후송체계(Japanesetriage & acuity scale, J-TAS)를 만들고 응급의료지원센터를 운영했다. 


국내도 유사한 방향성의 설정이 필요하다는 견해로 1339응급콜의 119 흡수통합 문제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 2012년 '119 구조·구급에 관한 법률(119법)' 개정으로 1339 응급콜이 119로 흡수 통합돼 1339에서 전문적으로 다뤘던 야간 응급 환자 상담, 의료기관 안내 및 전원 기능이 붕괴됐다는 판단이다. 


1339 부재로 소방대원들이 환자 상태와 상관없이 주변 대형병원으로 환자를 보내면서 효율적 분배 기능을 상실했고 응급실 내원 환자의 90%가 경증환자가 됐다는 분석이다.


그는 “응급실 뺑뺑이를 없애기 위해서는 단순히 의사를 늘리는 것보다는 응급의료체계의 전반적 개선이 필요하다”며 “비응급 환자 상담을 위한 1339 응급콜을 부활시키며 최종 치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에 대한 실시간 운영 현황을 파악할 정보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공의대 신설과 지역의사제 도입, 우선 순위 아니다”


그는 천문학적 세금이 투입될 공공의대 설립이나 위헌성을 내포한 지역의사제보다 현존하는 의료계 문제의 우선 해결을 제안했다. 


먼저 공공의료기관이라 불리는 국립대병원이나 지방의료원이 현재는 민간의료기관과 진료 경쟁을 펼쳐 차별화 필요성을 주장했다. 즉 공공의료기관이 공공 역할을 제대로 수행토록 유도해야 한다는 견해다. 


더불어 이미 지방 거점 도시의 충분한 치료 환경이 존재해 의료분쟁을 조절할 수 있는 특례법 제정이 더 효율적이라고 평가했다. 


우리나라 병상 수는 인구 1000명당 12.8개로 OECD 국가 중 가장 많다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문 교수는 “정부에서 추진하는 정책들이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만들어져 국민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면 다가오는 고령화 시대 의료 수요도 잘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단순히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우(愚)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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