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진료 방지 '현명한 선택'…참여학회 '확대' 추세
의학한림원·건보공단 추진 캠페인, 7곳 늘어 35개 학회…"의료진 반감 축소·홍보 관건"
2023.12.27 05:48 댓글쓰기

과잉진료 방지를 위해 대한민국의학한림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추진 중인 ‘현명한 선택’에 참여하는 의료계 학회가 점차 늘고 있다. 


건보공단의 경우 의사 출신인 정기석 이사장이 과잉진료 감소 방안 중 하나로 지목할 만큼 기대가 큰 분야로 정책 및 연구지원도 다각도로 확대하는 추세다. 


다만 건보공단 참여가 지나칠 시 건보지출 긴축을 위한 정책으로 오인될 수 있어 학회들의 자체적 활동 및 홍보가 핵심이라는 의견도 제안돼 눈길을 끌었다. 


의학한림원은 최근 ‘현명한 선택 캠페인 심포지엄 2023’을 개최하고 학회별 지표 개발 및 적용 현황을 공개했다.


왕규창 의학한림원장은 “건강보험공단이 정책 전면에 나서면 의사들이 거부감이 들 수 있다. 단순히 의료비 절감을 위해 정책이라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의료진에게 현명한 선택의 취지가 확산이 될 때까지 한림원 중심으로 주도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현명한 선택은 의료인 스스로 적정진료 목록을 작성·보급해 의료서비스 질을 제고하는 캠페인이다. 의료자원 효율적 활용과 불필요 및 과잉 의료행위 감소 목적으로 2012년 미국 내과의사재단으로부터 시작됐다.


현재 국내 참여 학회는 총 35곳으로 지난 지난해에 비해 7개 학회가 추가됐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대한비만학회를 비롯해 ▲대한성형외과학회 ▲대한정형외과학회 ▲대한핵의학회 ▲대한노인병학회 ▲대한방사선종양학회 등 6곳이 현명한 선택 적용 현황을 발표했다. 


주요 학회들 ‘현명한 선택’ 확대…근거 및 공감 중심



일선 학회들도 현명한 선택 리스트를 자체 논의 및 제작해 활용하거나 제작 과정에 있다. 


먼저 대한비만학회 경우 국내외 현명한 선택 권고목록을 폭넓게 참고해 한국 기존 현명한 선택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비만학회가 만든 핵심 지표는 ▲불필요한 진료 미 권유 ▲웨이트 스티그마(Weight Stigma) 지양 ▲생활습관 개선 없는 약물치료 단독 권장 금지 ▲근거 불명확 건강기능식품 체중감량 목적 사용 미 권유 ▲과학적 근거 부족 유행 다이어트 시행 금지 ▲미용 목적 비만대사수술 권유 금지 등이다. 


대한비만학회 권혁태 진료지침위원회 이사(서울대병원가정의학과)는 “비만학회 지표 중 웨이트 스티그마로 불리는 비만 낙인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며 “이는 세계적인 비만치료 추세로 개인 노력과 관계없이 질병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성형외과 학회 전문가이드라인 제작 배포


성형외과학회 보험위원회는 "2021년 현명한 선택 가이드라인을 최초 제작한 이후 2차 예비 리스트를 제작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성형외과학회 배태희 보험이사(광명중앙대병원 성형외과)는 “의료진용과 환자용으로 현명한 선택 지표를 따로 만들어 배포할 예정”이라며 


성형외과학회는 ▲CT상 골결손이 작고 외안근 운동 제한이 없는 안와 골절에서 복시 증상이 있을 시 응급수술 미시행 ▲흑색종이 아닌 피부암에서 전신 PET-CT 초기 검사 미 권유 ▲성인 연부조직 종괴 환자 근거 없는 영상 검사 미시행 ▲당뇨촉 환자 혈관상태 파악 비침습적 검사 전 침습적 검사 미시행 ▲유리피판술 수술을 받은 환자 수술 후 일상적 심부정맥혈전증 선별 초음파 검사 미 시행 등이다. 


정형외과 대학병원 개원가 갭 최소화 집중


정형외과 정형외과학회는 다빈도 질환에 대한 표준진료 지침 제시를 목표로 근거기반 의료를 위한 현명한 선택을 방향성으로 잡았다.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천용민 교수는 “대학병원과 개원가 지침이 달라 각각 의견을 반영해달라는 의견이 많았다”며 “임상진료의 질을 높이고 불필요한 치료 비용 감소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정형외과 학회의 지침은 ▲선택적인 슬관절과 고관절 인공관절치환술 후 심부정맥혈전 초음파 검사 정례화 삼가 ▲증상이 슬관절 골관절염 장기적 효과를 위해 바늘 이용한 세척술 검사 금지 ▲외촉 쐐기 교정 깔창, 슬관절 내측 구획 골관절염 환자사용 금지 ▲슬관절 골관절염, 고관절 골관절염, 요통, 회전근개 환자 치료 시 마약성 진통제 남용 금지 ▲고관절 수술 후 혈색소 수치 8g/dl 보다 높고 미 증상 시 수혈 미 권장 권고 등이다. 


요양병원 관리 중심…다제약물 관리 핵심


노인병학회 가혁 보험이사(인천은혜요양병원장)는 "미국노인병학회 선명한 선택을 토대로 국내 상황에 맞는 지침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학회는 2023년 8월 5가지 금지 항목을 담은 현명한 선택 권고 지침 제정에 이르렀다. 


주요 지침은 ▲노인에게 5가지 이상 약물 처방 금지 ▲약물 부작용을 따져보지 않고 노인에게 약물 미 처방 ▲노인 불면증, 섬망-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을 첫 번째 선택 금지 ▲소변검사 세균 검출 시 요로감염 증상이 없을 경우 노인 항생제 처방 금지 ▲노인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폐암 검진은 기대여명, 검사 및 치료 위험성 및 필요성 고려 ▲노쇠하거나 인지기능 떨어진 노인 당뇨 치료 시 당화색소 목표 엄격 설정 금지 등이다. 


한편, 방사선종양학회는 오는 2024년 전회원 대상 설문조사를 실시한 후 2024년 5월 춘계학술대회에서 최종 리스트 확정 및 발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건보공단 "행위별수가제, 현명한 선택 활성화 한계점 있어"


건강보험공단 이상일 급여상임이사 행위별수가제의 현명한 선택 활성화의 한계점을 지목하고 이를 극복키 위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일 급여상임이사는 “현명한 선택은 많은 행위를 해야 수익이 보장되는 행위별수가제에서 어려운 점이 많다”며 “건강보험종합계획을 토대로 불필요한 행위를 막기 위한 현명한 선택을 토대로 한 지불제도 개편 논의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향후 의료기관이 특정 조건 달성 시 보상 제도까지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이사는 “해외에서 진행 중인 현명한 수가 지원책 도입도 고려할 수 있다”며 “가령 의료기관인증평가원의 병원 인증기준 안에 현명한 선택 적용 여부를 1~2개 정도 넣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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