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세 젊은노인 2명 중 1명 '부적절 약물' 복용
보건의료연구원 "다약제 포함 매년 급증, 안전한 약물 관리 시급"
2023.11.27 16:42 댓글쓰기



나이가 들수록 만성질환이 늘면서 많은 약을 먹어야 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손에 쥔 약(藥) 개수를 보고 막연한 걱정이 들 때도 있지만 의사 처방을 믿고 먹는 환자가 다수다.


그러나 최근 한 연구에서 66세 ‘젊은 노인’ 2명 중 1명은 약 복용에 따른 이득보다 위험성이 더 큰 부적절한 약물을 복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원장 이재태, 이하 보의연)은 지난 25일 ‘2023년 대한노인병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66세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을 대상으로 다약제와 잠재적 노인 부적절 약제 복용 현황 및 건강효과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노인 부적절 약제는 노인 환자에게 사용했을 때 임상적 위험이 이익보다 커 주의가 필요한 의약품을 의미한다.


처방되는 약물 개수가 늘어날수록 생리적 노화 및 약물 상호작용, 약물과 질병의 상호작용 등으로 약에 의한 이익보다 위해(危害)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이에 윤지은 보의연 부연구위원은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과 함께 노인 약물 처방패턴을 파악하고 안전한 약물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노인 다약제 처방 및 소비에 대한 원인 분석과 행동 경제학적 대안 고찰’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지난 2012~2021년 10년 동안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을 받은 66세 인구 약 330만 명의 약물 처방 현황을 분석했다.


그 결과, 2021년 66세 성인 중 35.4%가 5개 이상 약물을 한 해 90일 이상 복용하고 있으며, 8.8%는 10개 이상 약물을 동시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53.7%가 1종 이상의 부적절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으며, 1인당 평균 2.4개를 먹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성별로는 대도시(광역시)보다 소도시(군, 구)에 거주하는 사람, 건강보험에 비해 의료급여 대상자, 동반질환이 많고 입원 또는 응급실 방문이 많거나 여러 의료기관을 방문했던 사람들에서 약물 개수와 부적절 약물 처방빈도가 높았다.


부적절 약물 처방 인구 급증하면 장기적으로 '신체기능 저하' 촉진 우려


약물 개수와 부적절 약물 처방빈도 증가세도 가팔랐다.


인구 고령화로 인해 노인 부적절 약물을 복용 중인 66세 인구는 지난 2012년 약 13만8000명에서 2021년 24만8000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또 5종 이상의 다약제를 복용하는 사람은 2012년 8만여명에서 2021년 16만여명으로 2배 이상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었다.


부적절 약물 복용은 사망 및 장애 발생 위험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5~2016년 국가 건강검진을 받은 66세 성인 65만여명을 5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노인 부적절 약물을 사용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사망 위험도가 25%,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46% 상승다.


부적절 약물의 개수가 늘어날수록 장애 발생 위험도는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1~2종의 노인 부적절 약물을 사용했을 때는 일상 생활에 주변 도움이 필요한 정도의 3등급 이상 장기요양 등급을 받을 위험성이 31% 증가했고, 3종 이상 사용했을 때는 무려 81%가 증가했다.


공동연구책임자인 김선욱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70~80대 노인뿐만 아니라 이제 막 노인에 접어든 66세 성인 중 상당수가 다약제 및 노인 부적절 약물을 사용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이 향후 사망하거나 일상생활에 주변 도움이 필요할 정도로 높은 장기요양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 이번 연구 결과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어 “안전한 약물 사용을 위해 노인의 약물 처방 및 사용 패턴을 이해하고 전체 약물 개수와 부적절 약물을 줄이기 위해 의료계, 시민, 정부의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공동연구자 서울아산병원 정희원 교수는 “잠재적 노인 부적절 약물 복용은 장기적으로 신체 기능 저하를 촉진할 우려가 있으며, 부작용이 더 많은 의료 이용과 또다른 약의 처방을 부르는 연쇄 처방의 단초가 될 수 있다. 의료 이용자 및 의료진 모두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