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 우려가 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지난 8월 24일 오후 시작된 가운데 방사선으로 암환자를 치료해온 의료계 원로 시각이 조명되고 있다.
최근 류성렬 부산온종합병원 암센터장(前 대한방사선종양학회 회장, 한국원자력의학원 방사선종양학과 부장)은 기고문을 통해 "오염 처리수 삼중수소만 흘려보내는 것은 의학적으로 위험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류 센터장에 따르면 삼중수소는 반감기가 길고 물에 섞여 쉽게 분리하지 못하지만 방출하는 방사선의 에너지가 약해 몸속에서 암을 일으키는 힘이 없다.
또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에 삼중 수소 양이 많더라도, 우라늄이나 라듐·세듐 등 위험한 방사선을 방출하는 것에 비하면 무시해도 될 정도라는 게 류 센터장 진단이다.
"2011년 원전 폭발 당시에도 오염 부작용 사례 없어"
류 센터장은 "지금 방류되는 오염 처리수 위험성을 2011년 원전 폭발 당시 쏟아진 방사능 오염수와 비교해봐야 한다"고 봤다.
그는 "당시 정화나 여과되지 않은 채 그야말로 방사능 오염수 자체가 지금의 오염 처리수보다 몇 배나 많은 양이 바다로 쏟아졌지만 그동안 오염 부작용 사례가 보고된 바 없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염 처리수는 몇 번씩 충분히 여과시키고 방류 전 물을 타서 농도를 희석한 후 흘려보내므로 방사능 수치가 지난 2011년보다 약한 것은 자명하다"고 덧붙였다.
오염 처리수의 방사선 세기 자체가 약하다는 점도 그가 이 같이 주장하는 근거다.
류 센터장은 "삼중수소 반감기는 12년 정도로 길고 물의 정상 수소와 성질이 같아 일반 물과 분리되지 않는다는 점은 우려할 만 하다"며 "원자로 관련 방사성동위원소 대부분은 고체로, 필터를 써 반복 여과하면 모두 걸러지는데 삼중수소는 물에 섞여 있으므로 분리가 안 된다"고 설명했다.
비록 물과 분리되지 않더라도 흔히 방사선 피폭으로 인한 암 발생 등, 인체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수준은 아니라는 게 그의 해석이다.
그는 "방사선 양에 따라 암 발생 확률이 증가하지만 건강검진 가슴 X-ray 촬영 1회 시 받는 방사선 양으로 암이 발생할 확률은 0.0003%다"며 "인구 백만명 당 1명이 사망할 확률은 담배 1개비로, 50km 자동차 운전으로, 바다낚시 1시간 동안 사망할 확률과 같다"고 비유했다.
이어 "즉 방사선에 피폭돼 암으로 사망할 확률은 저절로 암이 발생할 확률 20~25%에 비하면 조족지혈(鳥足之血)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오염수 삼중수소 베타선, 몸 조직 못 뚫는다···"암 발생 위험 낮아"
그는 "우려 불식을 위해 삼중수소 실체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동위원소 원자핵이 깨지며 방출하는 알파, 베타, 감마선 중 감마선은 X선과 같고, 베타선은 크기나 성질에 있어 전자와 같다. 알파선은 전자보다 4000배 크다.
그러나 삼중수소는 베타선만 방출하고 X선 및 감마선은 우리 몸을 뚫지만 베타선(전자선)은 고체덩어리기 때문에 물질을 잘 뚫고 지나가지 못한다.
류 센터장은 "삼중수소의 베타선 에너지는 평균 6kv로, X-ray의 10분의 1도 안 되며, 미세입자기 때문에 우리 몸에 들어와도 몸을 구성하는 조직을 깊이 뚫고 들어갈 수 없다"며 "엑스선, 감마선처럼 몸을 완전히 뚫고 지나가야 암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류성렬 센터장은 부산대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병원에서 방사선종양학과 전문의를 취득한 뒤 27년 간 한국원자력의학원 방사선종양학과 부장을 지냈다.
학술 활동으로는 대한방사선종양학회 회장, 대한암학회 부회장, 대한방사선생명과학회 초대회장, 대한방사선수술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이슬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