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도 미세혈관 수술, 중증 림프부종 환자도 효과'
서울아산병원 홍준표 교수팀 “중증 다리 림프부종환자, 평균 14% 부종 감소”
2021.01.18 12:4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 복부에 팽만감을 느끼던 중 주기적인 건강검진에서 자궁암을 발견한 정모씨(여, 56세)는 상급종합병원에서 자궁암 2기를 진단 받았고, 자궁암 수술과 항암치료가 순조롭게 진행됐다. 하지만 정씨는 수술 후 다리 림프부종으로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자궁암 수술 후 생긴 림프부종으로 오른쪽 다리가 심하게 붓고 피부색이 벌겋게 변하기 시작하면서 조이는 느낌과 열감 등의 통증이 정씨 일상을 방해했다. 치료 방법을 찾던 중 적극적인 재활치료에도 효과를 보지 못한 림프부종 환자들에게 림프정맥문합술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최근 정씨는 서울아산병원을 찾아 ‘림프정맥문합술’을 받았고, 지금은 모든 증상이 호전돼 평범한 일상을 되찾았다.

손상된 림프관을 정맥에 이어 림프액 순환을 도와주는 고난도 미세혈관 수술이 중증의 하지 림프부종 환자에서도 효과가 입증되면서 암 환자 삶의 질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홍준표·서현석·박창식 교수, 재활의학과 전재용 교수팀은 최근 이같은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성형재건외과저널(Plastic and Reconstructive Surgery journal)' 2021년 1월호에 게재했다.
  
림프관 기능이 남아있는 2기 후반에서 3기의 중증 하지 림프부종 환자 42명을 대상으로 림프정맥문합술을 시행했더니 환자 전원에서 하지 림프부종의 부피가 평균 14% 감소했고, 3개월 후 15.2%, 6개월 후 15.5% 감소했다고 18일 밝혔다.
 
한 쪽 다리에만 림프부종이 있는 환자 34명 중 림프정맥문합술 후 림프부종의 부피가 정상측과 비교했을 때 10-20% 범위로 초과된 환자가 16명, 10% 미만 초과 환자 11명으로 확인됐다. 수술 후 약 80%의 환자에서 림프부종의 부피가 크게 감소해 중증 림프부종 환자에서도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림프부종 부위에 생기는 심각한 합병증 중 하나인 봉와직염은 수술 전 다리 림프부종에서 연간 평균 0.84건이 발생했지만, 수술 후에는 연간 평균 0.07건으로 봉와직염 발생이 거의 없을 정도로 감염이 뚜렷하게 줄었다. 
 
기존의 중증 림프부종 치료법으로 적용했던 지방흡입은 다시 부종이 재발할 때 마다 수술을 해야 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는 림프정맥문합술이 중증의 림프부종 환자에서도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면서 중증 림프부종 환자의 치료 패러다임을 바꿨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홍준표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그동안 중증 림프부종 환자에서의 림프정맥문합술은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 잡지 못했지만,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림프정맥문합술의 효과가 다시 한 번 입증됐다"며 '적극적인 재활치료에도 치료가 되지 않는 말기 림프부종 환자들도 최소 절개 수술만으로 증상이 완화될 수 있어 수술적 치료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서현석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환자마다 부종의 양상이 모두 다르고 이에 맞는 치료법도 달라 정확한 진단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인 다학제 진료를 통해 결정되어야 한다”며 “미세한 림프관과 혈관을 연결하는 수술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고난도 미세수술의 경험이 충분한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홍준표 교수팀은 당뇨병으로 발의 말초 혈관들이 손상되는 당뇨발 합병증에 미세재건수술을 시행하는 등 그동안 쌓아온 고난도 미세재건수술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암환자들의 림프정맥문합술을 지난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해 최근 2년 동안은 매년 150건 이상을 기록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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