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고가 일어났을 때는 일단 ‘미안하다’고 얘기하라. 분쟁 현장에서 보면 환자 입장에서 의사에게 가장 먼저 듣고 싶은 말은 과실 여부를 떠나서 ‘미안하다’는 한마디다.”
의료소송 전문 변호사가 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과 관련, 의료계에 의미 있는 말을 던졌다.
법무법인 씨에스 소속 이인재 변호사
[사진]는 20일 중앙대병원 4층 동교홀에서 열린 제6회 의료커뮤니케이션 심포지엄 및 워크숍의 패널로 참석해 그간 의료소송을 담당하며 깨달은 ‘환자와의 소통 노하우’를 공개했다.
이 변호사에 따르면 예기치 않은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의사는 환자나 보호자에게 우선 미안하다는 말을 건네는 게 좋다.
그러나 의사 입장에서 볼 때 선뜻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은 꺼려질 수밖에 없다. 확실치도 않은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는 셈이 될뿐더러 환자 측이 녹음 등의 수단으로 이를 악용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인재 변호사는 이에 대해 “구체적 실수 여부를 떠나서 결과에 애석함을 표시하는 의도로 미안하다고 하는 게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이 변호사는 또한 사고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을 때에는 환자 측의 추궁을 무조건 피하지 말고 “모르겠다”고 솔직히 인정할 것을 주문했다. 의사가 환자에게 진실성을 보이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의사라면 명심해야 할 ‘오픈 마인드’ 이인재 변호사는 이날 토론에서 전문직 종사자들이 가장 명심해야 할 자세로 ‘오픈 마인드’를 꼽으면서 환자와의 의사소통에 능한 지인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내가 아는 의사는 환자가 왔을 때 어디가 아픈 지보다 어디서 왔는지를 먼저 물어본다”며 “환자가 부산에서 왔다고 하면 경상도 사투리를, 광주에서 왔다고 하면 전라도 사투리로 증상을 물어봐 환자의 긴장을 누그러뜨릴 줄 아는 사람”이라고 전했다.
이 변호사는 이밖에 법조인, 의료인 같은 전문직 종사자들이 겪는 딜레마에 관해 언급하면서 “의료인이 된 이유는 환자의 생명과 신체를 지킬 수 있다는 자부심에서 비롯돼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의료사고를 막을 수는 없지만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은 사고를 줄일 수 있고 예방할 수 있는 척도가 될 수 있다”며 의료행위와 의료분쟁 시 달라지는 소통 방법에 관한 보다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