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9년 명동성모병원(現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이 국내 최초 신장이식 수술에 성공한 이래, 한국의 신장이식 수준은 반세기 만에 세계 최정상급으로 도약했다. 이식 후 10년 생존율이 85%를 상회하며 미국, 유럽 등 주요 의료 선진국 성과를 뛰어넘었다. 이러한 성과의 중심에는 이식 전 과정을 빈틈없이 관리하는 의료진의 탁월한 역량과 시스템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임상현장에는 여전히 만성 콩팥병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 신장이식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정병하 교수를 만나 세계 최고 수준의 이식 성적을 견인한 핵심 비결과 '소리 없는 살인자' 콩팥병의 효과적인 관리 전략 등에 대해 상세히 들었다. [편집자주]
세계 최고 신장이식 비결은 '유기적 팀 의료'
정병하 교수는 한국의 신장이식 성적이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한 핵심 요인으로 '의료진의 우수성'과 '다학제 시스템'을 꼽았다.
그는 "신장이식 성공은 수술 전(前) 정확한 환자 평가, 완벽한 수술, 그리고 수술 후 철저한 관리가 모두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가능하다"고 설파했다.
이어 "수술하는 외과는 물론 약물요법과 내과적 관리를 총괄하는 신장내과, 면역학적 검사를 담당하는 진단검사의학과, 감염을 통제하는 감염내과 등 '팀 의료'가 뒷받침된 결과"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 의료진 수술 실력과 이식 후 관리 수준이 이미 세계적으로 검증된 상태이며, 고도의 협력 시스템이 국내 의료계에 확고히 자리잡은 게 우수한 성적의 원동력이라고 진단했다.
또 우수한 면역억제제 도입으로 급성 거부반응이 현저히 감소했으며, 수술기법 역시 최소절개나 로봇수술 등을 통해 환자 부담을 줄이는 '최소침습'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장이식이 제공하는 '삶의 회복'
만성 콩팥병 말기에 이른 환자는 투석 혹은 이식이라는 중대한 선택에 직면한다. 정 교수는 의학적 효용성과 삶의 질(質) 측면 모두에서 신장이식이 투석보다 월등한 장점을 지닌다고 단언했다.
콩팥이 혈압 조절, 뼈 대사, 조혈 호르몬 생성 등 인체 건강과 직결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반면 투석은 이 중 배설과 전해질 균형 등 극히 일부의 기능만을 대체할 뿐이라는 설명이다.
정병하 교수는 "이식을 받으면 이 모든 기능을 온전하게 수행하는 건강한 콩팥을 새로 얻게 되는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환자의 생존율 자체가 현격히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투석 환자와 비교해 이식 환자가 훨씬 건강하게 장기 생존하며, 투석으로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 여러 합병증을 근본적으로 방지할 수 있어 삶의 질 자체가 크게 향상된다"고 덧붙였다.
불변의 원칙, '공여자 절대 안전'
생체이식의 경우 공여자는 콩팥 두 개 중 하나를 제공한다. '콩팥이 하나만 남아도 건강에 문제가 없을지'에 대한 우려는 당연한 것이다.
정 교수는 이와 관련해 "이식 준비과정에서 의료진이 첫 번째로 고려하는 최우선 원칙이 바로 '공여자 안전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족을 위해 숭고한 결정을 내렸는데, 공여한 사람 건강이 악화돼 만성콩팥병으로 진행하거나 심지어 투석을 받게 되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때문에 공여 예정자에 대한 의학적 검증은 수혜자 못지않게 철저하고 보수적으로 시행된다.
정 교수에 따르면 공여 예정자가 장래에 콩팥 기능이 저하될 소지가 있는 건강상 문제를 하나라도 보유하고 있다면 기증은 원천적으로 배제된다.
현재 콩팥이 정상이더라도 소변검사에서 단백뇨나 혈뇨가 검출되는 등 향후 콩팥이 나빠질 수 있는 기저질환이 의심되면 절대 공여를 진행하지 않도록 엄격히 관리한다.
그는 "이러한 철저한 검증을 통과하고 공여 이후에도 건강 관리를 철저히 한다는 전제 하에 공여 후 건강하게 지낼 수 있음이 여러 연구를 통해 충분히 입증됐다"고 덧붙였다.
'소리 없는 살인자' 콩팥병…"증상 발현 시 늦어"
문제는 콩팥병 자체가 초기 증상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정 교수는 진료현장에서 조우하는 가장 안타까운 사례로 '조기발견 실패'를 지목했다.
그는 "당뇨병이 국내 말기신부전 질환의 50%를 점유하는 제1 원인이며, 특히 고령일수록 당뇨나 고혈압으로 인한 만성 콩팥병 환자 비율이 높다"고 현황을 전했다.
콩팥병은 '소리 없는 살인자'로 불린다. 다리가 붓거나 소변량이 감소하는 등의 자각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콩팥 기능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상당히 손상돼 늦은 경우가 일반적이다."
조기 발견을 놓친 대표적 사례로 30대에 건강검진을 통해 '단백뇨' 소견을 인지했음에도 별다른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방치하다 50대에 이르러 투석이 임박한 상태로 병원을 찾는 경우를 들었다.
그는 이처럼 증상이 발현되기 전(前) 정기 검진을 통한 선제적 관리가 필수적임을 역설했다.
또 조기단계에서 혈뇨나 단백뇨, 고혈압 등을 발견해 즉시 진료를 받고 철저한 관리를 시작한다면, 말기 신부전으로의 진행을 예방하거나 그 시기를 현저히 늦출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고령·재이식 환자 증가, 새로운 임상 과제 대두
최근 임상현장에서는 '고령' 이식환자와 '재이식' 환자 증가세가 뚜렷하다. 65세 이상 고령환자가 신장이식을 받는 비중은 이미 전체의 10%에 달하며, 신규 투석환자 과반수가 65세 이상이다.
고령환자는 면역기능 저하로 거부반응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감염에 매우 취약한 특성을 보여, 면역억제제 강도를 낮추는 대신 철저한 감염 스크리닝과 예방 관리가 요구된다.
또 이식 신장의 수명은 영구적이지 않아 첫 이식 신장 기능이 소실돼 다시 이식을 받는 '재이식' 환자군도 전체의 15%에 이르고 있다.
그는 "재이식 환자는 이미 타인의 조직을 한 번 받아 면역학적으로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며 "이식 전 더욱 철저하고 정밀한 면역학적 검사와 대비가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정 교수는 향후 신장 이식 분야가 극복해야 할 과제로 ▲이식 신장의 제한적인 수명 ▲면역억제제 장기 사용에 따른 부작용 ▲공여 장기 부족 문제를 꼽았다.
그는 현재 이종 장기이식, 면역 관용 유도(면역억제제 없는 이식), 줄기세포를 이용한 신장 재생 치료 등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이라며 미래의학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오랜 투병 생활에 지친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희망과 진심 어린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다.
정 교수는 "자녀로부터 이식을 받는 부모들은 미안함을 안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하루빨리 건강을 되찾아 행복한 일상을 누리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가족을 위하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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