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보 상태를 거듭해 온 의료법인의 중소기업 편입이 드디어 가시권에 들어왔다.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가 입장을 전격 선회하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그동안 중소기업 범위에 포함돼 있지 않아 각종 지원시책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던 의료법인들의 숙원이 이번에는 풀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병원계에 따르면 2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산하 중소벤처기업소위원회에는 의료법인을 중소기업에 포함시키는 내용의 중소기업기본법 개정안이 상정된다.
개정안 발의 이후 3번째 상정이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완전 달라졌다. 난색을 표해온 중소벤처기업부가 보건복지부 의견을 수용해 ‘찬성’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실제 중소벤처기업부는 국회에 지역간 의료 불균형 해소, 고용창출, 타 비영리법인과의 형평성 등을 감안해 의료법인을 중소기업에 포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의료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의료법인으로 한정해 중소기업자로 인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조건을 걸었다.
주무부처 중소벤처기업부의 입장 변화에 따라 해당 개정안 논의는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실제 의료법인을 중소기업에 포함시키는 내용의 중소기업기본법 일부 개정안은 벌써 1년 넘게 국회 상임위원회 논의 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9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산하 중소벤처기업소위원회에 처음 상정되면서 기대감을 높였지만 정부부처 및 관련단체 의견수렴 후 추가 논의키로 하면서 유보됐다.
의료법인 주무부처인 복지부는 줄곧 ‘찬성’ 의견을 냈다.
지역간 의료불균형 해소를 위해 설립된 의료법인을 중소기업 범위에 포함하는 것은 국민경제를 균형있게 발전시키고자 하는 ‘중소기업기본법’ 취지에 부합한다는 견해였다.
다만 의료기관 개설·운영을 목적으로 설립되지 않은 비영리법인까지 일괄적으로 중소기업 범위에 포함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제한적 허용을 제언했다.
반면 중소기업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는 ‘반대’를 고수해 왔다.
의료법인은 고유목적사업에서 발생한 수익에 대해 법인세가 과세되지 않고 취득세‧재산세 등 지방세 일부가 경감되는 혜택이 있는 만큼 중소기업 편입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중소기업중앙회 역시 학교법인 등 유사단체의 중소기업 인정 요구가 나타날 수 있고, 한정된 지원 정책의 효율적인 배분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며 반대했다.
하지만 중소벤처기업부가 복지부 의견을 수용해 입장을 바꾼 만큼 중소기업 범위에 의료법인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의료법인을 중소기업에 포함시키는 법안은 앞서 야당인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이 나란히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의료법인과 비영리법인 등 대상 범위가 조금 상이할 뿐 중소기업에 준하는 지원 근거를 마련한다는 측면에서는 궤를 같이 한다.
여야 의원이 동일한 개정안을 발의했고, 주무부처인 복지부와 중소벤처기업부 모두 긍정 의견으로 협의가 이뤄진 만큼 한결 수월한 입법작업이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중 법인이 설립한 병원은 1491곳으로 절반 가까이(47.1%) 되고 의료법인 병원 비중은 33.1%에 이르고 있다. 전체 병원 가운데 1/3이 의료법인 병원이다.
이러한 의료법인 병원은 대부분 중소병원들로, 자산을 기부채납하고 지역사회에서 공공의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으로 인정받지 못해 정부 자금 지원은 물론 대출시 높은 이율의 이자를 물며 힘든 살림을 꾸려가고 있는 형편이다.
중소기업기본법 시행령에 따라 보건업에 속한 의료기관은 연간 매출액 600억원 이하, 상시 근로자 300명 이하인 경우로 중소기업 범위를 제한하고 있다.
병원이 노동집약적 산업임을 감안할 때 중소병원이라고 하더라도 직원수 300명 이상인 곳이 대부분인 만큼 중소기업 범위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다.
특히 의료법인의 경우 비영리법인이라는 이유로 아예 그 대상에서도 제외돼 있어 기준에 부합하더라도 중소기업 자격을 부여받을 길이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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