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3명 극단적 선택 비극 초래 '소아당뇨병'
치료비 전문간병인 등 지원 부족한 실정···복지부 "필요성은 공감"
2024.01.11 05:11 댓글쓰기



부모가 소아당뇨를 앓던 딸과 함께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소아당뇨병에 대한 추가 지원 필요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9일 태안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전 7시 15분께 태안군에 위치한 한 주택가에서 남편 A(45)씨와 아내 B(38)씨, 딸(9)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경찰은 오전 A씨 모친으로부터 신고를 받고 출동해 집 앞 차 안에서 이들을 발견했다. 번개탄을 피운 흔적과 함께 A씨, B씨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A5 2장 분량 유서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 가족은 전날 저녁 함께 사는 모친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잠이 든 것을 확인한 뒤, 차에서 자살을 시도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A씨와 B씨 부부는 소아당뇨를 앓는 딸을 수 년 간 치료하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


A씨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에는 "딸이 힘들어해서 마음이 아프다. 경제적인 어려움도 크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B씨의 유서에는 "언니들에게 미안하다. 빨리 잊어달라. 장례는 세 가족 합동 장으로 부탁한다" 등의 내용을 전했다.


특히 이들은 평소 둘 다 일을 하면서 딸의 치료를 병행했고, 지역사회 봉사활동 등도 왕성히 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경찰은 타살 가능성이 희박한 것을 근거로 부부가 딸과 함께 자살을 한 것으로 판단하고 이들의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 이웃·유가족 조사를 통해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에 범죄 혐의점이 전혀 없고, 부부 모두 유서를 남긴 것으로 보아 같이 준비한 것 같다"라며 "평소 생활 전반적인 내용을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맞벌이 부부 위한 보건인력 등 절대 부족···소아당뇨 추가 지원 필요성 커져


의료계에서는 소아당뇨를 앓는 아동에 대한 지원과 더불어 시스템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소아당뇨 환자는 늘고 있지만 보건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일찍이 나오던 문제다.


소아당뇨 환자는 인슐린 투약을 위해 매일같이 주사를 맞아야 한다. 하지만 유치원이나 초중고 보건교사가 대신 주사할 수 없어 가족이나 전문 간병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 소아당뇨 학생은  2021년 3111명, 2022년 3655명, 작년 4월 1일 기준 3855명으로 집계됐다.


소아당뇨 학생은 심한 경우 저혈당 쇼크 등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며, 이 경우 긴급한 응급처치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환자는 늘지만 지원은 미미한 실정이다.


부모가 모두 일하는 경우와 더불어 보건교사가 주사해 줄 수 없는 상황 등 의료계에서는 간병인 지원 등도 추가로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다.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학교에 간호사를 배치해 아이들이 마음 놓고 학교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시한 바 있지만, 여전히 현장은 의료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과 보건인력의 미스매치가 심각한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소아당뇨에 대한 지원 확대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입장이다. 


복지부는 오는 2월부터 소아당뇨 환자가 사용하는 인슐린 펌프 건강보험을 확대하기로 한 상황이다. 인슐린 펌프 지원 기준 금액도 기존 170만원에서 최대 450만원까지 늘고, 환자 본인 부담률은 기존 30%에서 10%로 낮아진다. 경제적 부담이 45만원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1형 당뇨병 환자에 대한 지원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모든 지원을 다 할 수는 없다"라며 "부담을 완화하기로 한 것과 더불어 여러 지원 방안을 계속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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