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사(訟事) 급증도 버거운데 '의사 폭행' 다반사
강릉 응급실서 의료진 또 맞아···학회·의사회 "진료환경 보장·강력 처벌" 촉구
2024.01.10 06:03 댓글쓰기



사진제공 연합뉴스
각종 송사로 의료 현장에서 위축된 의사들이 폭행에 또 한 번 울고 있다. 연이은 외부 요인으로 안전진료가 심각히 위협받는 형국이다.


폭행에 노출된 의사들이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재발 방지대책과 함께 가해자 엄중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응급의학회, 강원도의사회 등은 지난 7일 새벽 0시 20분경 강원도 강릉 소재 병원 응급실에서 발생한 의료진에 대한 폭언 및 폭행 사건과 관련해서 강력한 처벌과 대응책 마련을 촉구했다. 


사건 당시 당직의 A씨는 낙상에 의한 두부 혹 환자의 두부외상 검사를 위해 CT 촬영을 요구했고, 낙상자와 동행한 B씨가 욕설과 함께 난동을 피우기 시작했다. 


A씨에 따르면 B씨는 “촌놈 의사가 말투가 건방지다”라는 지적과 함께 “내세울 것도 없는 촌놈들이 무슨 CT를 찍느냐” 등 욕설을 쏟으며 A씨 가슴을 주먹으로 치며 폭행을 가했다. 


이에 대한응급의학회는 “가해자에 대해 강릉경찰서의 엄정한 수사와 검찰의 엄중한 법 적용과 기소를 강력히 촉구한다”며 “주취 감경보다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른 추상같은 판결이 내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응급실 폭력은 의사, 간호사, 응급구조사 등 개인에 대한 피해 차원에서 그치지 않고 응급실에서 응급진료를 받던 다른 응급환자 안전까지 위협하는 심각한 범죄라는 지적이다. 


강원도의사회도 응급의학회의 이 같은 입장에 힘을 보탰다. 규모가 작은 의료기관에 산발적으로 일어나는 대책까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강원도의사회는 “응급의료기관 폭행 사건마다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진료실 비상벨처럼 유명무실하다”며 “의료기관 규모가 작고 인력이 부족한 지방으로 갈수록 더 큰 피해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의사 폭행에 더해진 지역의료 비하 논란


특히 이번 사례의 경우 지역 필수의료 위기가 심화한 가운데 지역의사를 비하하는 발언들이 수차례 나왔다는 대목에서 의사들의 충격은 더욱 크다는 전언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과 관련, 서울대병원 이송으로 촉발된 지역의료 패싱 논란으로 지역의료에 대한 신임도 문제가 부각한 상황에서 주목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응급의학회는 “지역의료 현장에서 애쓰는 의사에 대한 모욕적 비하 언행과 폭언에 가슴 아프다”며 “모욕적 비하 언행은 그나마 지역의 응급의료체계를 지키던 의료진들 사기를 꺾고 현장에서 떠나게 만들어 지역주민들 생명과 안전에 위해(危害)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 당국도 적극적으로 응급의료 현장 실정과 어려움을 이해하고 응급의료기관 및 응급의료인력에 대한 실질적 지원과 보호 대책을 진행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지난해 6월 원광대학병원에서는 환자가 전공의 폭행하는 사례가 발생했고, 같은 해 7월에는 의사에게 흉기를 꺼내 위협한 20대 남성이 입건된 바 있다. 2022년 실시된 조사에서는 의료인 중 18%가 폭행, 83.5%가 폭언을 경험한 바 있다는 보고가 공개됐지만, 처벌로 이어진 사례는 28%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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