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에 충청권까지 '의대 유치'…법안 8개 경쟁
공공·필수의료 강화 여론 힘 실리면서 추이 촉각…의협 "실효성 없다"
2022.09.13 05:55 댓글쓰기

최근 의대 신설 및 의사 증원 확대 논의가 열기를 띠면서 우후죽순으로 쏟아져 나오는 의대 유치 법안으로 인해 지역 간 경쟁 구도가 예상되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의과대학 신설 관련 법안을 살펴보면, 의대가 설립될 거점 지역구가 골고루 분포해 있다.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은 '국립창원대학교 의과대학' 설치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했고,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은 '국립목포대학교 의과대학'을,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은 전라남도 내 의과대학 설치 및 공공의료인 양성을 위한 특별법안을 발의했으며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국립공주대학교 의과대학 설치법을 발의했다.


각각 경상도와 전라도 및 충청도로 해당 지역 국회의원들이 본인 선거구를 거점으로 한 의대 설립 법안을 발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호남권에서는 벌써부터 갈등의 양상이 보이고 있다. 전북 남원에서는 지난 2018년 폐교된 서남의대 정원을 근거로 의대 유치를 요구하고 있으며, 전남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의대가 없는 지역'임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목포와 순천, 여수 등 주요 지자체들도 의대 설립 열망이 뜨겁다. 이러다 보니 여수가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은 아예 순천대학교에 의대를 설치하고 병원은 여수, 간호대학은 광양에 세워서 각 시가 협업하는 방향의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이와 함께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에 관한 법안까지 합치면 21대 국회에만 여덟 개에 달하는 의대 설립 법안이 발의돼 왔다.


법안의 주요 내용에는 큰 차이가 없다. 국립공공보건의료대의 경우는 입학생들에게 입학금과 수업료 등 학비를 전면 지원하는 것이 공통이다.


또한 공공의대 및 국립의대를 막론하고 모든 법안에는 10년 의무복무 조건이 포함됐다.


공공의료과정으로 선발된 학생의 경우 관련 분야에서 10년간 종사해야 하며, 각 지자체별 의대 설립 법률안에도 해당 지역에서 10년간 의무적으로 근무하는 규정이 들어 있다.


이처럼 특히 21대 국회 들어 의대 신설 법안이 난립하고 있는 이유는 코로나19 이후 공공의료 강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의사 정원 확대에도 여론의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필수의료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의료인력 확충 사안도 더해졌다.


의대 신설 논의는 오래 전부터 꾸준했으나, 이 같은 흐름을 타고 보다 빨리 실현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진 것이다.


선거철이 되면 각 지역구마다 의대 신설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는 했지만 최근에는 지자체마다 경쟁하듯 법안을 발의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는 의대 신설은 기대 만큼의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며 법적 분쟁 가능성도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의협은 최근 이 같은 법안들에 대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반대 의견을 제출하겠다고 밝히며 "지역 간 의료 격차의 근본적 해결 없이 단순히 의사 수를 늘리고 의무복무를 강제하는 것은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또한 "10년 의무복무는 직업선택 자유를 침해하는 등 법적 분쟁의 소지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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