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진료비 본인부담 5%, 차등화 필요"
김태유 대한암학회 이사장
2023.06.19 06:45 댓글쓰기



암(癌) 종류에 상관없이 무조건 적용되는 암 환자 산정특례의 차등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암 종류에 따라 진료비 할인율을 달리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비교적 치료가 쉽고 완치율이 높은 암의 경우 본인부담을 늘리는 대신 치료가 어렵고 완치율이 낮아 경제적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는 암은 더 많은 혜택을 부여해야 한다는 논리다.


대한암학회 김태유 이사장(서울대병원 종양내과)은 최근 ‘제49차 학술대회 및 제9차 국제 암 콘퍼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내 암치료 정책에 대해 이 같이 제언했다.


전국민 건강보험을 운영 중인 우리나라는 통상 병원 진료비의 20~50%를 환자 본인이 부담토록 하고 있지만 암의 경우 ‘산정특례’라는 제도가 도입돼 5%만 부담하면 된다.


지난 2005년 9월부터 시행된 암환자 본인부담 산정특례 제도 덕에 모든 암 환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등록하면 5년 동안 암 진료비 총액의 5%만 지불하면 된다.


이에 대해 김태유 이사장은 “암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는 취지는 십분 공감하지만 건강보험의 한정된 재원을 감안하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암에 대해 동일한 혜택을 부여하기 보다 예후가 좋지 않고 치료비 부담도 더 큰 암에 대해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상대적으로 예후가 좋고 생존율이 높은 암에 대한 할인율을 낮춰 그 재원으로 보다 절실한 암환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구조가 바람직하다는 제언이다.


"한정된 건보재정 고려 선택·집중, 암치료 기금 조성" 제언


김 이사장은 최근 암 진료현장에서 사용되는 고가항암제 및 고가 치료장비 추세를 감안할 때 건강보험 재정의 한계가 자명한 만큼 별도의 기금 조성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암환자 증가 속도 만큼이나 치료제, 치료기기 등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며 “건강보험 재정 탓에 환자들이 더 나은 치료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부지기수”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어 “건강보험 영역에서 보장하지 못하는 부분은 별도 기금을 조성해서 절실한 암환자들의 치료기회를 보장해 주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태유 이사장은 대한암학회의 정책적 역할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진단,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치료에 이르기까지 암과 관련된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학회인 만큼 국가 암 연구 분야 정책 수립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확신이다.


그 일환으로 대한암학회는 암질환에 대한 연구동향을 파악해 국가 암정책 및 암연구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연례보고서 발간 사업을 진행 중이다.


기존에 ‘국가 암 등록사업 보고서’가 존재했지만 암 환자 현황 파악에 초점이 맞춰져 암 연구 동향을 들여다 보기 어려웠던 만큼 이번 연례보고서는 ‘연구’를 중심에 두고 있다.


관련 사업은 ‘2023 암정복과제 지정과제’로 선정돼 연구비 1억7000만원이 책정됐으며, 서울의대 김태용 교수를 연구책임자로 국립암센터와 공동 발간할 예정이다.


김태유 이사장은 “미국암연구학회(AACR)이 발간하는 보고서는 정부 정책에 직간접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이번 연례보고서 역시 그러한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암학회는 지난 6월 15일~16일 양일간 서울 롯데호텔에서 제49차 학술대회 및 제9차 국제암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전 세계 22개국 1700여명의 암 연구자들이 참여했다.


총 4개의 주요 강연과 13개 심포지엄 등 총 38개 학술 세션에서 376편의 강연 및 초록 발표가 진행되는 등 암연구의 넓은 스펙트럼을 포괄하는 학술 교류 장(場)이 됐다는 평가다.


지난 16일 개최된 정기총회에서는 차기 이사장과 회장, 부회장 등 신임 임원진이 선출됐다.


대한암학회 차기 이사장에는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라선영 교수, 신임회장에는 의정부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오승택 교수가 선출됐다.


부회장으로는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정경해 교수와 연세의대 생화학교실 김영준 교수가 낙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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