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러간, 인공유방 보형물 손해배상소송 ‘승(勝)’
서울중앙지법 “제품 결함 입증 증거 부족” 판결…“소송 비용은 엘러간 부담”
2026.09.28 05:15 댓글쓰기

희귀암 발생 가능성으로 전 세계적으로 리콜 조치를 실시한 엘러간(現 애브비)의 인공유방 보형물을 이식받은 국내 소비자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최근 보형물 이식 시술·수술을 받은 소비자들이 엘러간과 그 자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또 다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앞서 법원은 지난 1월 다른 소비자들이 엘러간을 상대로 제기했던 동일한 소송에서도 이미 같은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번 사건은 엘러간의 인공유방 보형물이 표면이 거칠어져 유방 조직과 유착을 촉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지난 2019년 엘러간의 인공유방 보형물이 희귀암인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 발생과 잠재적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전량 회수 조치를 진행했다. 


실제 FDA는 전 세계적으로 림프종 관련 발병 사례 573건이 보고됐으며, 이 중 3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망자 가운데 13명은 인공유방 이식 환자였고, 이 중 12명이 엘러간 제품을 이식받았다.


이런 배경 속에서 엘러간의 인공유방 보형물을 신체에 이식하는 시술 혹은 수술을 받은 국내 환자들이 엘러간과 자회사에 각각 1000만원씩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에 나섰다. 


소비자들은 “엘러간의 인공유방 보형물에 설계상 결함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해당 위험성을 충분히 경고하지 않아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조사로서 위험성을 확인하고 고지할 의무를 위반한 채 전 세계 제품을 유통해 소비자들의 건강권과 선택권이 침해됐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엘러간이 통상적으로 기대되는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결함이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해당 보형물에 통상적으로 기대되는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제조상, 설계상 또는 표시상의 결함이 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봤다.


이어 “해당 소송이 제기된 2020년 3월부터 6년 이상 경과했지만, 다행히 원고들 중 실제 해당 림프종이 발병한 사람이 존재하지 않고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은 사람도 특별히 없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독일, 스페인, 네덜란드 등 다른 국가에서도 엘러간 보형물의 결함을 인정했거나 엘러간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사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소비자들이 느끼는 불안감과 두려움 등이 엘러간의 보형물로 인해 발생했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을 고려, 소송 비용은 엘러간이 부담토록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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