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법인도 ‘중소기업’ 인정…병원계 숙원 해결
이달 3일 ‘중소기업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경영난 해소 전망
2026.09.04 06:03 댓글쓰기



의료법인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중소기업’ 지위 인정이 마침내 현실화됐다.


국회는 3일 본회의를 열고 의료법인을 중소기업자 범위에 포함하는 내용을 담은 ‘중소기업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했다. 


지난 8월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데 이어 이날 본회의까지 최종 관문을 넘으면서 의료법인도 중소기업 지원정책의 제도적 대상이 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이번 개정은 특히 그동안 비영리법인이라는 이유로 중소기업 지원정책에서 배제돼 온 의료법인과 개인이 운영하는 의료기관 간 제도적 차별을 해소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현행 중소기업기본법은 일정 요건을 갖춘 영리기업을 중소기업으로 규정하면서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 등 일부 비영리 조직에 대해서만 예외적으로 중소기업자 지위를 인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의료법인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상당수 인력을 고용하면서 시설과 장비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음에도 비영리법인이라는 이유로 중소기업 범위에서 제외돼 왔다.


반면 개인사업자가 운영하는 의원·병원 등은 관련 규모 요건을 충족할 경우 중소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의료법인 병원과의 형평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다.


이번 개정안은 중소기업자 범위에 ‘의료법인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를 추가하는 게 핵심이다.


따라서 모든 의료법인이 자동으로 중소기업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며, 구체적인 대상 범위와 요건은 향후 시행령에서 정해질 예정이다. 


현재 논의돼 온 기준에 따르면 보건업의 중소기업 범위는 매출액 등 규모 요건을 바탕으로 판단하게 된다. 


선행 논의 과정에서는 의료법인 의료기관의 경우 매출액 600억원 이하 등을 대상으로 하는 방안이 거론돼 왔다.


이번 법 개정까지의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의료법인을 중소기업에 포함하는 방안은 과거부터 병원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지만, 중소벤처기업부는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와 지역 의료기관의 고용 유지·창출, 지역 필수의료 기반 유지 등의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보건복지부가 의료법인의 중소기업 인정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했고, 중기부 역시 의료법인으로 범위를 제한하는 방안을 전제로 찬성 입장으로 선회하면서 법안 논의가 본격화됐다.


국회에서도 여야가 각각 법안을 발의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했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과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이 각각 의료법인의 중소기업 지위 인정과 관련한 법안을 대표발의했고, 이후 국회 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통합안이 마련됐다. 


정부 부처 간 입장차 넘어서며 급물살

경영난 시달리는 중소병원 ‘숨통’ 기대


해당 대안은 지난 5월 산자중기위 문턱을 넘은 뒤 8월 법사위를 통과하면서 본회의 의결 가능성을 높였다.


의료법인의 중소기업 인정에 병원계가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정부의 다양한 중소기업 지원정책에 접근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다는 점이다.


중소기업으로 인정될 경우 정책금융과 연구개발, 각종 중소기업 지원사업 등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중소병원들에게는 새로운 경영지원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법 통과가 곧바로 모든 의료법인에 각종 지원 혜택이 자동 적용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의료법인 가운데 구체적으로 어떤 법인을 중소기업으로 인정할지는 대통령령에서 정하며, 정책금융이나 R&D 사업 역시 지원 대상과 융자 제한 업종 등의 별도 요건을 적용받는다. 


실제 지원 규모와 범위는 향후 시행령 및 관련 지원사업 기준을 통해 구체화될 전망이다.


특히 의료법인이 중소기업으로 인정되더라도 현재 일부 중소기업 정책자금에서 보건업이 융자 제외 업종으로 분류돼 있는 만큼 실질적인 지원으로 연결하기 위해 후속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병원계에서는 이번 법 개정을 계기로 의료법인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시각도 달라져야 한다는 기대가 나온다.


특히 의료법인이 지역에서 응급·필수의료와 중증환자 진료를 담당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의료법인의 경영 안정성을 지역의료 인프라 유지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의료법인은 비영리법인이라는 특성상 이익을 주주에게 배분할 수 없고,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수익을 의료서비스 제공과 시설·장비 투자 등에 재투자하는 구조다.


그럼에도 그동안 중소기업 지원체계에서는 제도적으로 배제돼 왔다.


이번 법 개정은 이러한 구조적 불일치를 일부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의료계에서는 향후 시행령 마련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는 분위기다. 


법률에 ‘의료법인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라고 규정한 만큼 실제 중소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의료법인 범위가 어디까지 설정되느냐에 따라 체감 효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의료법인 이사장은 “의료법인의 중소기업 편입은 일단 법적 문턱을 넘었지만 실제 경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제도 정비가 뒤따라야 한다는 과제가 남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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