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급종합병원과 동네의원 간 정보 단절을 해소하고 의료데이터 표준을 진료 현장에 안착시키기 위한 대규모 실증 작업이 본격화된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이 한국보건의료정보원의 ‘2026년 보건의료표준화 선도 의료기관 확산사업’ 주관기관으로 나서고 가톨릭대 정보융합진흥원이 총괄을 맡아 의료기관들 표준 교류 생태계 조성에 돌입했다.
양 기관은 지난 2일 착수보고회 및 현판 수여식을 갖고 실증 작업에 들어갔다.
이번 사업 핵심은 상급종합병원(서울성모병원)과 종합병원(원광대병원), 의원급 의료기관(협력 의원 4곳)으로 이어지는 1·2·3차 의료체계 전반의 데이터 연계다.
병원 규모와 전자의무기록(EMR) 솔루션 차이로 인해 환자 전원 시 검사 결과나 진료정보 공유가 원활하지 못했던 고질적 한계를 집중 분석한다. EMR 기업인 평화이즈와 비트컴퓨터가 컨소시엄에 합류한 배경이기도 하다.
실증에는 국가 표준인 ‘한국 핵심교류데이터(KR CDI)’와 전송 규격인 ‘한국 핵심교류데이터 전송표준(KR Core)’이 적용된다.
오는 11월까지 진행되는 이번 사업에서 컨소시엄은 단순 데이터 송수신 확인에 그치지 않고, 임상 현장에서 가장 시급한 중증 환자 전원 체계를 중심으로 작동성을 정량 검증한다.
적용 시나리오는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소아 급성 백혈병 응급 의뢰를 비롯해 중증 전환 위험이 높은 다빈도 암 분기 의뢰, 동네의원에서 상급종합병원으로 연계되는 건강검진 후 정밀진단 의뢰 등 실제 진료 흐름을 그대로 반영했다.
의료기관 간 EMR 규격이 다른 이기종 환경에서도 임상 데이터가 누락이나 왜곡 없이 정확하게 전달되는지를 면밀히 따져보겠다는 구상이다.
서울성모병원이 이번 사업을 주관하는 것은 산하 8개 부속병원의 방대한 데이터를 아우르는 통합 전산 환경이 주효했다.
서울성모병원은 단일 의료정보시스템(CMC nU)을 바탕으로 진단, 수술, 검사, 처방 용어를 국제표준(SNOMED CT, LOINC, RxNorm)에 매핑해 왔으며, 8개 병원 전체에 공통데이터모델(OMOP CDM)을 운영하는 등 데이터 표준화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적 자산을 축적해 왔다.
컨소시엄은 검증 과정에서 나타난 장애 요인과 개선점을 정부 국가 표준 개발에 환류하는 한편, 타 의료기관과 EMR 기업들이 후속 적용할 수 있는 표준 매핑 및 검증 모델을 산출물로 내놓을 방침이다.
데이터 표준화 작업이 특정 대형병원 내부에 머물지 않고 개원가까지 확산되는 실질적 이정표가 될지 의료계의 이목이 쏠린다.
김대진 가톨릭대 정보융합진흥원장은 “산하 8개 병원 통합 인프라와 국제표준 매핑 경험을 살려 표준 데이터가 진료 현장에서 제대로 기능하는지를 명확히 입증할 것”이라며 “의료기관 간 원활한 데이터 흐름을 만들어 보건의료 전반의 효율성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최인영 정보융합진흥원 대외협력부원장 역시 “의료기관 간 교류가 실제로 성립되지 않으면 표준화는 반쪽짜리에 불과하다”면서 “규모와 환경이 다른 의료기관들이 함께 참여하는 만큼, 현장에서 곧바로 재사용할 수 있는 실행 표준모델을 국가 의료정보 체계에 기여하는 형태로 남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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