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도소 등 교정시설 의사 인력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신질환 수용자 대상 전문의 진료를 의무화해 인력난을 해결하겠다는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영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최근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형집행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는 정신질환이 의심되거나 자해·자살 위험이 있는 수용자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진료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는 게 골자다.
서영석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전국 교정시설 내 정신질환 수용자는 6571명으로 2016년 3296명 대비 약 2배로 늘었다.
그러나 이들을 전담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상주하는 시설은 전국 54개 교정시설 가운데 진주교도소 단 1곳 뿐이다. 서울동부구치소 파견 인원을 포함해도 전문의는 전국 총 4명에 그쳤다.
같은 기간 수용자 간, 직원 대상 폭행은 523건에서 910건으로 약 1.7배 늘었고, 자살 시도·사건은 59건에서 119건으로 약 2배 늘었다. 심지어 정신질환 수용자의 출소 후 재범률은 65%로 전체 재범률 22%의 약 3배다.
서 의원은 현재 정신질환 의심 수용자에 대해 전문의 진료가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법체계상 공백을 지적했다.
형집행법 시행규칙 제220조는 ‘정신병적 원인 의심’ 여부의 최종 판단을 교정시설 소장이 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의무관이 진찰하더라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게 넘길지는 비의료인인 소장의 재량에 달려 있다.
서 의원은 “자해·자살 위험이나 환각·망상 등 증상이 있는 수용자도 전문적 진단을 받지 못한 채 징벌절차가 진행되거나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진료 소견·조치 권고, 소장이 존중 및 반영
이에 이번 개정안은 수용자가 특정 기준에 해당하는 경우 교정시설 소장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진료를 받도록 의무화했다.
▲자해·자살을 시도하거나 그 위험이 현저한 경우 ▲환각·망상·극도의 흥분·심한 우울 등 정신질환이 의심되는 증상을 보이는 경우 ▲징벌절차의 개시·처분을 위해 정신건강 상태 확인이 필요한 경우 ▲그 밖에 법무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경우 등이다.
또한 교정시설 내 전문의 부족 현상을 고려해 진료 방식에는 ‘의료법’에 따른 비대면 진료를 명시적으로 포함토록 했다.
아울러 진료를 담당한 전문의가 소장에게 진료소견과 조치를 권고하면, 소장이 이를 존중하도록 하고, 미이행 시 사유서를 남기로록 해 책임성을 강화했다. 또 진료 중 알게 된 정신건강 정보에 대한 비밀유지 의무도 규정했다.
이밖에 법무부 장관이 정신질환 의심 수용자 현황과 후속 조치를 매년 국회 상임위원회에 보고하도록 해 국회 차원의 점검이 가능하도록 했다.
서 의원은 “교정시설 내 폭행이 10년 새 74% 늘고 자살시도도 2배 증가한 만큼 수용자 정신질환은 단순히 교화문제로만 치부될 것이 아니라 교정시설 내 안전과 출소 이후 재범 방지까지 직결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문의 진료부터 치료와 출소 후 지역사회 연계까지 이어지는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한편,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교정시설 전문의 공백은 원격진료로 메워지고 있지만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정시설 원격진료 중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비중은 87~88%에 달한다.
정신건강의학과 원격진료 인원은 2021년 2만5073명에서 2025년 4만5900명으로 5년 새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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