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에 신경계 전담의 배치, 뇌졸중 뺑뺑이 방지”
김태정 서울대병원 교수 “필수중증의료 기피·소통 부재로 골든타임 놓쳐”
2026.07.23 12:33 댓글쓰기

뇌졸중 환자의 골든타임 확보와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차단을 위해 권역응급의료센터 내 신경계 전담의 배치가 시급하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배후 진료과 전문인력 확충도 절대적으로 필요”

김태정 대한뇌졸중학회 홍보이사(서울대병원 신경과/중환자의학과)는 지난 22일 열린 대한신경과학회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급성기 뇌졸중 치료체계의 문제점을 짚으며, 응급실 신경계 전담의 배치와 배후 진료과 인력 확충 필요성을 강력히 제기했다.

김 이사에 따르면 현재 의료현장 인프라는 열악한 실정이다. 전국 120여 개 지역응급의료센터 중 급성 뇌졸중 치료가 가능한 곳은 절반에 불과하다. 

필수중증의료 기피로 인한 전문의 부족과 응급실-배후진료과 간 소통 부재가 맞물리며 전원 지연 및 응급실 미수용 사태가 상시화됐다는 지적이다. 

현행 응급의료법 시행규칙상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 기준에 응급의학과 전문의만 필수 인력으로 규정돼 있고, 배후 전문 진료과 배치는 선택 사항에 그치는 점도 주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김 교수는 실질적 해결책으로 ‘평일 주간 응급실 신경계 전담의’ 배치를 제안했다.

김 교수는 “신경계 전문의가 응급실에서 초기 진단과 치료 여부를 판단하고 119 및 타 의료기관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면 전원에 소요되는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속 대응체계 마련, 뇌졸중 환자 생존율 향상 ‘핵심 요인’

이러한 급속한 대응체계 마련은 초고령사회 진입과 맞물려 생존 핵심 요소로 떠올랐다.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으며, 2050년에는 이 비율이 40%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 15만 명 수준인 뇌졸중 환자 역시 2050년 약 35만 명까지 급증할 것으로 추정된다.

급성기 치료 부재로 인한 의료비 부담도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연간 5조원 규모인 뇌졸중 관련 의료비는 2050년 급성기 진료비로만 연간 약 9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후유증 없이 퇴원하는 환자의 5년 진료비는 약 5000만원 수준이지만, 중증 환자는 이의 5배에 이른다. 요양병원이나 재활병원 입원 시 월 300만 원 상당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며, 침상 의존 중증 환자도 2050년 매년 8만3000명씩 발생할 수 있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터지는 뇌출혈을 포함하는 필수중증응급질환이다. 특히 뇌경색은 혈관 차단 후 1분당 약 200만 개의 뇌세포가 손상되므로 신속한 치료가 생존과 후유장애를 좌우한다.

김 교수는 “골든타임 내 정맥 내 혈전용해술이나 동맥 내 혈전제거술이 이뤄지면 50% 이상 환자가 독립적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어 1분 1초를 다투는 급성기치료체계 구축이 생존의 핵심”이라며 “초고령사회에서 뇌졸중 치료 시스템은 단순한 생존을 넘어 얼마나 건강하게 노년에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한 제도 개선 움직임도 일고 있다. 학회는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실과 간담회를 진행했으며, 6월 30일 응급실 내 배후 진료과 전문의 배치를 의무화하는 응급의료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김 교수는 “수가 인상이나 센터 신설 등은 장기적 과제인 만큼 비교적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배후 진료과 전문의 배치가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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