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호서비스에 대한 건강보험 보상이 실제 투입 비용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간호수가를 현실화하되 인상분이 간호인력 확충과 처우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보상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난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간호서비스 적정보상을 위한 간호수가 혁신 토론회’에서 나종익 병원원가협회장은 간호관리료 비용 대비 수익 수준이 2025년 기준 57.5%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 입원료 가운데 의학관리료는 비용 대비 수익이 156.5%였지만 간호관리료는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에 머물렀다.
의학관리료에서 발생한 수익으로 간호서비스 손실을 메우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종합병원 성인·소아 중환자실은 정책지원금을 제외한 보상 수준이 41.6%로 조사됐다.
2019년부터 2025년까지 추이를 분석한 결과, 정책지원금을 제외하면 간호관리료 비용 대비 수익 수준은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개선 효과 절반 이상 ‘한시적 지원금’
3차 상대가치 개편 이후 보상 수준은 약 15% 개선됐지만 이 가운데 상대가치 인상 효과는 6%에 그쳤다.
나머지 9%는 비상진료 지원금과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금 등 정책지원에 따른 효과였다. 전체 개선 효과의 58%가 한시적 재정지원에서 비롯된 셈이다.
나 회장은 “정책지원금을 제외하면 구조적인 저보상은 해소되지 않았다”며 “지원금을 일회성으로 지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본 수가 또는 성과 기반 보상으로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병동별 보상 격차도 컸다. 연구진은 병상가동률을 85%로 가정해도 상급종합병원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은 수가를 약 34%, 종합병원 성인 중환자실은 약 64% 인상해야 손익 균형에 도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전체 간호수가를 일률적으로 올리기보다 중환자실과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 등 보상 수준이 낮은 분야를 우선 지원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수가만 올려선 부족…인력·임금과 연결해야”
김진현 서울대 간호대학 명예교수는 단순한 수가 인상만으로는 간호인력 확충과 처우 개선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건강보험 수가가 병원 수익으로 지급되더라도 해당 재원이 간호사 채용이나 임금 인상에 사용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 간호관리료 차등제 도입 이후 일부 대형병원의 간호사 고용과 임금은 늘었지만 종별 격차도 함께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간호사 1명당 실제 담당 환자 수를 기준으로 등급을 산정하고 최저 배치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처럼 병상 수와 전체 간호인력을 기준으로 평균을 산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근무조별 실제 배치 인력을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수가 차등 폭을 확대하고 인력 배치기준을 지키지 않은 의료기관에는 감산을 적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수가 인상분이 고용과 임금으로 연결되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과 환수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복지부 “지역 우대수가 도입하고 추가 개선 검토”
정부도 간호서비스 보상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류정민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수가 혁신방안 가운데 간호 분야에 약 1조5000억 원을 투입하고 지역 우대수가도 처음 도입했다”며 “연말 또는 내년 초 시행되면 현재보다 보상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수가를 일률적으로 인상하려면 과잉 병상 문제와 의료기관별 인력 편차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류 과장은 “보상체계가 의료기관의 자율성과 성과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간호인력처럼 기반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분야는 인력 투입과 연계한 보상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지 추가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회에서도 간호사 배치기준 법제화와 수가 개편을 병행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현재 간호사 1명당 환자 수를 제도화하는 내용의 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