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軍) 의료인력 부족이 심화되는 가운데 국방부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의료체계 전환 방안 마련에 나서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단순히 개별 AI 솔루션을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조직·인력·데이터·예산 체계를 포함한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하겠다는 구상이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국군의무사령부는 최근 ‘군 의료 AI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을 위한 정책연구’를 추진하고 연구기관 선정에 나섰다.
이번 연구는 군 의료 AI의 미래 비전과 중장기 발전방향을 설정하고, 단계별 추진 전략과 핵심 선결과제를 도출해 향후 정보화전략계획(ISP)과 종합추진계획 수립 기반을 마련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국군의무사령부는 의정갈등 이후 군의관 수급이 줄어든 데다 병력자원 감소에 따른 입영기준 완화로 장병 의료수요가 늘면서 기존 인력 중심 군 의료체계가 한계에 직면했다고 봤다. 제한된 의료인력만으로도 군 의료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AI 기반 의료체계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군 의료인력 수급난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올해 새로 임관한 군의관은 304명으로 지난해 692명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감소했다. 의대생들의 현역병 입대가 급증한 데다 의정갈등 이후 전문의 배출까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군 당국도 위기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상호 국군의무사령관은 지난 5월 대한외과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올해는 군의관이 약 300명 부족한 상황”이라며 “내년에는 약 500명이 더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군이 필요로 하는 군의관 규모는 약 2400명 수준이다.
AI 전담조직 검토…조직 개편 방향도 제시
이번 연구는 단순히 의료 AI 기술을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군 의료체계 전반의 전환 방향을 설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연구에는 국내외 의료 AI 정책과 기술 동향, 공공·민간·군 적용 사례를 분석해 군 의료체계에 적용 가능한 시사점을 도출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군 의료체계의 구조와 의료인력 운영 여건, 데이터 활용 환경, 정보화 수준 등을 분석해 AI 도입의 제약요인과 발전 가능성을 검토하도록 했다.
현재 추진 중이거나 계획 중인 군 의료 AI 사업 현황을 분석하고 개별 사업 간 연계 가능성을 검토하는 과업도 포함됐다. 이를 토대로 군 의료 AI의 비전과 목표체계를 설정하고 기능 영역별 중장기 발전방향을 제시하도록 했다.
의무사령부는 특히 ▲데이터 표준화·통합·정제와 보안 ▲상호운용성 확보 ▲제도 정비 ▲전문인력 양성 ▲예산 확보 등을 군 의료 AI 확산을 위한 핵심 선결과제로 제시했다. 아울러 단계적 확산을 위한 추진체계와 정책 지원방안도 함께 마련할 예정이다.
인력 양성 방안도 주요 연구 과제다. 의무사령부는 전 장병과 군무원을 대상으로 한 군·민간 교육과정을 검토하면서 군 의료 AI 발전기획과 사업기획, 연구과제 발굴, 예산기획 및 사업관리를 담당할 전문인력 양성 방안도 마련토록 했다.
이와 함께 국군의무사령부 조직과 기능을 분석해 AI 전담조직 설치 필요성과 기능 조정, 협업체계 강화 방안 등을 제시토록 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군의관 부족 문제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앞으로는 제한된 인력으로도 의료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해질 것”며 “AI가 의사를 대체할 수는 없지만 제한된 인력으로 의료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한 보조 수단으로서 역할은 점차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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