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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사태 후 간담췌외과 인력 충원이 훨씬 어려워지면서 지역 간이식 인프라도 붕괴 위기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규 전임의는 전국에서 5명만 모집되며 충원 인원이 한자릿수에 그친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12일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The Liver Week 2026’ 기자간담회에서 대한간담췌외과학회는 간담췌외과 인력 위기 상황을 강조했다.
이날 The Liver Week 준비위원장을 맡은 김종만 삼성서울병원 교수(이식외과)에 따르면 간담췌외과는 의정사태 이후 인력 위기가 더욱 심화됐다.
김 교수는 “전공의 전체 평균 복귀율은 76.2%였지만, 인기과는 90% 이상 회복한 반면 간담췌외과 등 필수의료 과목은 절반 미만이었다”고 토로했다.
심각한 건 전임의 상황이다. 간담췌외과 전임의는 의정사태 이전인 2022년 68명, 2023년 55명을 기록하다 의정갈등이 시작된 2024년 39명, 2025년 39명, 2026년 28명으로 떨어졌다.
신규 전임의 수는 더 처참하다. 2022년만 해도 41명의 신입을 받았던 간담췌외과는 2023년 19명, 2024년 16명, 2025년 12명 등으로 지원자가 없다가 급기야 올해는 단 5명만 충원하며 역대 최저치를 찍었다.
김종만 교수는 “38개 대학병원 중 무려 28개 병원에서 전임의가 없다”며 “간암·췌장암·담도암 등 주요 암의 유일한 수술적 치료를 담당하는 분야의 인력 공동화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근래 수련환경이 변화하면서 간담췌외과 역시 수술 역량 유지가 어려운 상황이다.
김 교수는 “지난해 9월 전공의노조가 출범하고, 당직 최소화 문화가 확산하고, 진료지원인력(PA) 간호사 업무조정 갈등 등으로 간담췌외과처럼 당직이 많은 고난도 과의 수술 역량 유지에 추가 부담이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간담췌외과학회는 공식적으로 단기책, 중기책, 장기책을 제안했다.
▲단기책(1~3년) : 인센티브 신설·수가 현실화·PA 제도 정착으로 붕괴 저지 ▲중기책(3~7년) : 의료소송 개혁·권역별 거점 센터 구축·세부전문의 위상 제고 ▲장기책(7년 이상) : 교육 개혁·로봇 수술 투자·의정 신뢰 회복과 거버넌스 개혁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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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도권 간이식, 소수 의료진 ‘초인적 희생에 의존’ 운영
한편,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 간이식 분야도 지역 불균형이라는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다는 진단이다.
간이식학회에 따르면 국내 간이식 수술의 약 70%가 수도권에서 시행된다. 서울 54.3%, 경기 11.4% 등이지만 경남 7.2%, 부산 6.8%, 대구 5.7% 등 비수도권 비중은 여전히 낮다.
뇌사추정자는 인구 비례로 전국에서 발생하지만 지역 장기는 수술 역량을 상실한 지방을 떠나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정동환 간이식학회 홍보이사는 “비수도권 간이식 시스템은 이미 소수 의료진의 ‘초인적 희생’에 의존해 운영되는 한계에 놓여 있다”며 지역 간이식 실태 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설문 결과, 응답자 상당수가 주 80시간 이상 고강도 근무, 반복되는 야간 당직, 전담 중환자 진료 인력 부족 등을 호소했다. 특히 다수의 병원이 3명 이하의 초소형 팀으로 고난도 수술과 24시간 중환자 관리를 동시에 감당하는 구조가 드러났다.
정 홍보이사는 “젊은 의사들이 비수도권 간이식을 기피하는 이유도 명확하다”며 “일과 삶의 균형 상실, 비수도권 근무에 따른 거주·교육·커리어 문제, 수도권 대비 낮은 보상과 높은 책임 부담이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비수도권 병원의 수술 건수 감소→환자 수도권 유출→주니어 의사 경험 부족→다시 인력 이탈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만든다”고 덧붙였다.
이에 학회는 비수도권 간이식에 대한 가산 수가, 고위험 필수의료 인프라 지원, 당직·응급 대응에 대한 현실적 보상체계 마련 등 재정적 방어선 구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학회는 또한 “병원별 독립 생존 방식에서 벗어나 권역별 통합 네트워크 구축, 장기 적출 전담인력 풀 마련, 여러 병원이 공동 수술·당직·스케줄을 공유하는 제도화된 모델 도입 등 구조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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