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대병원 핵의학과 손혜주 교수가 뇌과학(Neuroscience)과 공간 디자인(Spatial Design)을 융합해 치매 예방 전략을 담은 저서 ‘뉴로테리어: 늙지 않는 뇌를 위한 공간 처방’을 출간했다.
이 책은 기존 치매 담론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건강할 때 생활공간 변화로 미래를 설계하자는 ‘선제적 인지 건강 디자인(Proactive Cognitive Wellness Design)’이란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책에서 손혜주 교수는 치매를 ‘70대에 갑자기 발생한 사건이 아니라 40대부터 흐르는 강물처럼 서서히 진행되는 과정’으로 설명한다.
1만여 명을 9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에서는 질 좋은 주거 환경에서 치매 위험이 최대 35% 감소했고, 영국 15년 추적 연구에서도 50대 초반부터 주거 환경 질(質)에 따라 뇌 노화 경로가 달라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손 교수에 따르면 본인 힘으로 스스로 환경을 바꿀 수 있고, 바뀐 환경에 뇌가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는 유일한 교차점인 40~55세가 치매를 예방하는 공간 백신의 골든타임이다.
손혜주 교수는 “집은 서로 다른 뇌의 시간이 공존하는 우주”라며 정상 노화부터 중증 치매까지 연속선상에 두고 인지 저하 단계에 따른 3단계 공간 솔루션을 체계화했다. 나이가 들수록 뇌가 환경의 지배를 받는 만큼 공간도 뇌 변화에 맞춰 함께 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1단계(예방, 40~50대)는 인지적 자극과 심미성으로 뇌 기능을 최적화한다. 기억이 깜빡이기 시작하는 2단계(관리, 정상 노화)는 색상 코딩과 랜드마크로 인지 부하를 줄인다. 3단계(보호, 중증 치매)는 생존 신호 및 안전 확보에 집중한다.
이를 위해 벽지의 명암 대비, 생체 리듬에 따라 밝기를 조절하는 서카디언 조명, 뇌과학적이고 인간적인 가구 배치 등 일상 속 작은 변화만으로 뇌가 환경을 인식하는 방식에 개입할 수 있다.
이 책은 우리 집에서 시작된 공간 처방이 커뮤니티 센터, 마을, 도시 전체로 확장된다는 점을 소개한다.
아파트 커뮤니티 센터에서 뇌가 편안하게 숨 쉬는 적당한 거리 설계, 걷기만 해도 뇌가 젊어지는 ‘뇌세권’ 조건, 치매 친화적 횡단보도와 거리 바닥 설계까지. 개인 침실부터 도시 인프라를 하나의 과학적 체계로 관통하는 멀티스케일 전략을 한 권에 담았다.
해외 치매 마을에 대한 소개도 담겼다. 스웨덴의 치매 노인을 위한 공동 주택 ‘실비아보’를 소개하기 위해 스웨덴 왕실로부터 공식 사용 승인을 받았다.
또 프랑스 랑드 도청 복지 프로젝트 총괄 마틸드 샤롱 부르넬(Mathilde Charon-Burnel), 캐나다 최초 치매 마을 ‘더 빌리지 랭글리(The Village Langley)’, 이탈리아 첨단 IT 치매 마을 ‘일 파에세 리트로바토(Il Paese Ritrovato)’ 총책임자가 참여한 글로벌 프로젝트로 세계 각국 치매 친화적 공간 사례를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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