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증상 결핵, 건강검진 조기 발견 시 완치율 2.4배”
서울성모병원 민진수 교수팀, 1071명 대규모 코호트 분석 결과 발표
2026.03.12 14:11 댓글쓰기

뚜렷한 자각 증상이 없는 ‘무증상 결핵’이라도 건강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해 치료하면 유증상 환자보다 완치 가능성이 2.4배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기침이나 발열 등 증상 유무에 의존하는 현행 결핵 선별 방식에서 벗어나, 정기 검진을 통한 선별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는 임상적 근거로 평가된다. 


민진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교신저자)와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김형우 교수(공동저자) 연구팀은 국내 18개 대학병원이 참여한 전향적 코호트 데이터를 바탕으로 성인 폐결핵 환자 1071명을 심층 분석한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결핵 환자 3명 중 1명 ‘무증상’염증 수치 낮고 폐 손상 적어


연구팀은 진단 전 4주 동안 기침, 객담, 발열, 체중 감소 등 결핵 관련 10가지 증상이 전혀 없는 환자를 ‘무증상 결핵’으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전체 분석 대상자의 32.7%(350명)가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한 상태에서 결핵 확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무증상 환자군은 증상을 느껴 병원을 찾은 환자들에 비해 체내 염증수치(C-반응성 단백질 등)가 현저히 낮았으며, 엑스레이 검사상 폐에 구멍이 뚫리는 ‘공동 병변’이나 객담 검사 결핵균 검출도 훨씬 적었다. 즉, 질병이 심각하게 진행되기 전인 초기단계에서 진단이 이뤄진 것이다. 


조기 발견하면 완치율 86.3%


조기 발견은 치료 성과로도 직결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무증상 결핵환자 치료 성공률은 86.3%에 달해, 증상이 나타난 후 진단받은 환자 성공률(76.4%)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건강검진을 통해 무증상 상태에서 결핵을 발견한 환자군은 증상 발현 후 내원한 환자군보다 완치될 확률이 약 2.4배 높았으며, 1년 이내에 치료를 완료하지 못할 위험도 유의미하게 낮았다. 


이번 연구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해 온 증상 기반 선별 도구인 ‘W4SS(기침·발열·야간 발한·체중감소)’ 한계를 지적하고 정책 전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재 전 세계 무증상 결핵 환자는 전체 결핵 전파의 약 68%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민진수 교수는 “증상이 없을 때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환자 본인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지름길임을 이번 연구가 보여준다”며 “정기적인 검진으로 숨은 환자를 찾아내는 선별검사가 개인의 완치는 물론 국가적인 결핵 퇴치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유럽호흡기학회 공식 학술지인 ‘ERJ 오픈 리서치(ERJ Open Research)’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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