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방향·속도 논쟁…야당·의료계 비판
의사수급추계·정책 근거 등 놓고 현장 우려감 제기
2026.02.02 10:48 댓글쓰기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지난 3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가 의료개혁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가운데 야당과 의료계에서는 정책 추진 방식과 근거를 둘러싼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공공의대 설립과 의대 정원 증원, 의료혁신위원회 논의 등이 맞물리며 정책 방향과 추진 속도를 둘러싼 논쟁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미애 의원(국민의힘)은 지난 3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공공의대 정책과 관련해 “명분은 지역, 필수의료 강화라고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목적과 수단이 따로 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당 분야별 정원, 실제 필요한 인력 규모에 대한 정확한 분석도 내놓지 못했다. 기초공사도 안 된 건물을 올리겠다는 꼴”이라며 정책 설계 단계 문제를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후 SNS를 통해 “정밀한 설계 없는 공공의대는 '세금 낭비' 지름길”이라며 “철저한 분석 없는 공공의대는 의대 진입을 위한 또 다른 우회로로 변질될 것이며, 막대한 혈세와 국가 역량만 낭비하는 정책 실패로 귀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특수 목적 의료인력 확보’라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며 정책 명분과 실제 정책 구조 간 괴리를 지적했다.


현재 의대 정원 증원 정책은 의료인력 수급 추계를 기반으로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7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5차 회의에서 수급추계 모형을 기존 6개에서 3개로 축소하고, 의사의 신규 면허 유입과 사망 확률을 반영한 공급모형 1안을 중심으로 의사 부족 규모를 논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37년 기준 의사 인력 부족 규모는 약 4262명에서 4800명 수준으로 제시됐으며, 공공의학전문대학원과 의대 신설 등을 고려해 약 600명을 제외할 경우 실제 논의 범위는 약 3662명에서 4200명 수준으로 정리됐다.


정부는 이와 함께 24·25학번 동시 교육 상황 등 의학교육 여건을 반영해 증원 비율 상한선을 적용하고, 국립대 의대와 소규모 의대를 중심으로 증원 상한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의료계에서는 정책 추진 방식과 정책 효과 모두에 대해 강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현재 정부의 의사인력 수급추계는 논리적 일관성이 부족하다”면서 “급한 결론 도출은 추계위 설립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충분한 데이터 분석 기간 확보를 요구했다.


의대 교수들도 정책 근거 검증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2025년 4월 ‘스냅샷’으로 2027~2031년 증원을 결정할 수 없다”며 “연도별 시나리오 검증을 먼저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수가·의료사고 부담·전달체계·수련환경이 바뀌지 않으면 어떤 숫자도 지역·필수 공백을 해결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24·25학번 의대생들 역시 “준비 없는 증원은 곧 교육의 붕괴”라며 교육 인프라 검증 선행 필요성을 강조했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의대 정원 증원 정책 전반과 의정갈등 이후 정책 흐름을 둘러싼 구조적 책임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김경태 대한의사협회 감사는 “의대 정원 증원 정책은 추진 초기부터 절차적 정당성과 과학적 근거 모두에서 심각한 문제를 노출해 왔다”며 “그 결과, 학생들은 학업과 진로 불확실성에 내몰렸고 전공의들 이탈은 가속화 됐으며 의료현장은 혼란과 공백을 동시게 겪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수많은 학생과 전공의, 그리고 의료현장이 실제로 피해를 입었을 때 국가는 어떤 책임을 지고 있는가”라며 “의대 정원 증원이라는 중대한 사안 앞에서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정확성”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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