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신 산업이 33년 만에 제도권 내 진입했지만 여전히 현장과의 괴리가 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무허가 마취크림이 유통되고 정부 용역에서 제시하는 시설 기준이 병원 설비에 준하고 있어 소규모 문신업소가 이를 충족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면허 부여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지난 26일 국회에서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한문신사중앙회, 대한약사회 등이 주최한 '문신사 제도 정착을 넘어 실행으로 : 제도 시행을 앞둔 2차 현장 안전점검 토론회'가 열렸다.
문신사법 대표발의 및 통과까지 이끈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은 "제도를 안정적으로 현장에 안착시켜야 하는 중요한 단계에 서 있다"며 "실질적 위생과 안전 기준을 세우고 현장 종사자들이 혼란 없이 생업에 종사할 수 있는 세부지침을 만들어야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임보란 대한문신사중앙회 회장(보건학 박사)은 법 시행을 2년 남겨둔 시점에서 "이상적인 기준이 아니라 현장에서 실제로 지켜질 수 있는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표적인 현장 괴리가 드러나는 사례로 마취크림과 시설 기준을 꼽았다. 임 회장에 따르면 문신 시술에 사용되는 마취크림은 누구나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다. 그러나 약국에서 마취크림을 구하는게 쉽지 않다.
임 회장은 "이런 상황으로 인해 문신사들은 불법유통 제품을 공급하는 사업자들에게 의존하는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이것은 개인 일탈이 아닌 구조적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불법 마취크림은 레이저, 플라즈마 등 불법의료행위와도 쉽게 연결된다"며 "문신사법은 문신제거행위를 금지하는데, 현장에서는 문신을 제거하는 다양한 방법과 제품들로 인해 혼란이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합법적인 시설 기준도 충족하기 어렵다. 임 회장은 "보건복지부 연구용역에서 제시하는 문신업 시설기준이 업(業) 특성이나 현실은 고려하지 않고 대형업소 기준, 병원 설비에 준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문신업소 대부분은 1~2인 소상공인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실에서 지킬 수 없는 기준이라면 다시 문신은 불법이 될 것이며 음지화를 더 키우게 된다"며 "문신사들이 몰라서가 아니라 정부가 문신사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실무 관련 소통을 하고 있지 않고 있다"고 일침했다.
위생교육 기회도 주어져야 한다는 게 임 회장이 강조하는 사안이다. 문신사법은 '위생교육을 받고 정해진 시설을 갖추고 건강검진을 받으면 2년간 임시면허를 발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임 회장은 "임시면허는 신규 진입통로가 아니라 기존 종사자를 제도 내 편입시키는 장치여야 한다"며 "최소한의 경력 증명이나 직무평가가 없는 임시면허는 국민 안전과 제도 신뢰성 모두를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의료계 "의학적 지식 포함 교육과정 마련, 효율적인 감독체계 구축"
이재만 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는 해외 사례를 들며 문신업에서 국가 자격시험과 체계적 교육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에 따르면 많은 국가가 시술자를 등록·허가하거나 최소한 위생교육을 의무화하고 있다.
프랑스는 공인 교육기관 위생교육을 이수해야 하고, 미국 뉴욕은 감염관리 교육 후 시험에 합격해야 면허를 받는다.
이 이사는 "한국도 제도 시행까지 향후 2년간 의료계와 협력해서 감염 예방, 해부학, 응급처치 등 의학적 지식을 포함한 교육과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외는 시술사 면허와 업소 허가를 모두 요구하고 감염관리 교육과 시설 위생검사를 엄격히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의료계와 문신사단체가 협력해 위생·안전관리 교육을 개발하고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역할을 분담해 효율적 감독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도 "문신사법이 통과했다고 해도 문신은 의료법상 의료행위로, 면허 범위는 추후 하위 법령에서 명확하게 정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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