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약(藥) 복용 HIV, '두 달에 한번'​ 주사치료
최재필 감염내과장 "에이즈는 관리 가능 만성질환, 복약순응도 중요"
2025.06.18 06:14 댓글쓰기

주변 사람들이 감염사실을 알게 되는 사실에 대한 두려움으로 치료제 복용에 현실적인 어려움을 갖고 있는 HIV(후천성면역결핍질환/에이즈) 감염인들 불편이 크게 해소될 전망이다.


의료 현장에서도 경구제보다 장기지속형 HIV 주사제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상황에서 2개월에 1회씩 투여로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약물에 대한 관심이 크다.


특히 경구제 대비 치료 간격을 늘린 보카브리아&레캄비스 주사요법은 올해 4월 건강보험 급여 적용으로 국내 임상현장에서도 본격적인 처방이 이뤄지는 모습이다.


한국GSK는 17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장기지속형 HIV 주사제 보카브리아&레캄비스 주사요법의 국내 출시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국내 HIV 치료 환경 및 HIV 감염인 삶의 질 개선을 위한 보카브리아&레캄비스 주사요법의 임상적 가치’를 주제로 열린 이번 간담회는 서울의료원 감염내과 최재필 과장이 연자로 참여했다,


최재필 과장은 HIV 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낙인으로 인한 치료 어려움, 기존 치료에도 지속되는 치료 미충족 수요와 함께 보카브리아&레캄비스 주사요법의 기대 역할에 대해 소개했다. 


발표에 따르면 HIV는 다양한 치료제 발전으로 바이러스가 효과적으로 억제됨에 따라 HIV 질환은 이미 당뇨나 고혈압처럼 평생 관리 가능한 만성질환이 됐다. 감염인 기대수명도 비감염인과 유사한 수준으로 증가했다.


감염인들이 6개월 이상 규칙적으로 치료제를 복용하면 바이러스가 검출불가 상태에 이르러 타인에게 성접촉을 통해 HIV를 전파시키지 않는다. 이를 ‘U=U’(검출불가=전파불가)로 말한다.


최 과장은 “유엔 에이즈계획은 전세계 HIV/AIDS 대응을 위한 바이러스의 효과적인 억제인 95-95-95목표를 넘어 HIV 감염인의 삶의 질 개선을 함께 고려하고 있다”면서 “여기에 ‘HIV 감염인 삶의 질 향상’을 네번째 95% 목표로 추가해야 한다는 안이 제안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이렇게 HIV치료 상황이 달라졌음에도 한국에서는 여전히 HIV 감염인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낙인이 만연, 감염인 스스로가 갖는 내재적 낙인도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HIV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감염인의 치료 순응도에 영향을 미쳐, 많은 감염인들이 적극적인 조기 치료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임은 물론 지속적인 치료를 하지 못하게 하는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이는 기존 경구제 발전에도 불구하고 매일 복용해야 하는 경구제의 특성상 복약 순응도와 삶의 질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여전한 이유로 이어진다. 


실제 국내를 포함한 동아시아 HIV 감염인은 원치 않은 감염 사실의 노출 방지를 위해 감염 사실 및 HIV 치료제를 숨기거나 심지어는 치료제 복용을 거르기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HIV 감염인단체 ‘러브포원’이 HIV 감염인 16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인 ‘2024 HIV 치료제에 대한 HIV 감염인의 인식조사 연구’에서도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조사에서 감염인들은 치료제를 복용하면서 현실적인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고 답했다. 


주요 어려움으로는 ▲복용시 다른 사람의 시선 의식(주변 사람들이 HIV 감염사실을 알게 될까 두려움)(73%) ▲매일 정시 복용하거나 공복에 복용해야 하는 등 복용 방법의 불편함(53%) ▲HIV 치료제를 복용할 때마다 감염 사실이 상기돼 우울감이나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점(51%) 등을 꼽았다.


최 과장은 “국내 HIV 감염인들은 HIV 치료제를 복용하면서 심리적 부담감을 크게 느끼는 편이다. 이 때문에 매일 복용해야 하는 경구제보다는 장기지속형 HIV 주사제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보카브리아&레캄비스 주사 병용요법은 2022년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바이러스학적으로 억제되어 있고 ▲치료 실패 이력이 없으며 ▲카보테그라비르 또는 릴피비린에 알려진 또는 의심되는 내성이 없는 성인 환자 HIV-1 감염 치료요법으로 승인됐다.


최 과장은 “최초 개시 요법으로 2개월 동안 매달 1회씩 주사 후, 유지요법으로 2개월에 1회씩 투여해 기존 경구제 대비 치료 간격을 늘린 보카브리아&레캄비스 주사요법은 매일 복용하는 경구제로 인한 일상 불편과 걱정을 해소하면서 높은 치료 순응도와 치료 만족도를 제공하는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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