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부 위장관질환 AI, 내시경 보조·위험도 예측
이성학 서울성모병원 교수-獨 아우크스부르크대학병원 공동연구
2025.05.30 12:08 댓글쓰기

인공지능(AI)이 상부 위장관 질환 조기 진단과 정밀 진단에 있어 핵심 도구로 부상하고 있다. 


식도와 위에서 발생하는 암을 대상으로 내시경과 병리 이미지를 분석하는 데 AI를 접목하면, 기존 진단 한계를 극복하고 의료진 판단을 효과적으로 보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이성학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병리과 교수와 독일 아우크스부르크대학병원 소화기내과 연구진은 바렛식도(BE), 식도 편평세포암(ESCC), 조기 위암(EGC) 등 상부 위장관 질환에서 AI 활용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리뷰 논문을 의학저널 Gastroenterology에 발표했다. 


조기 진단, 생존율 좌우…AI 내시경 '진단보조' 부상


논문에 따르면 진행성 위암 5년 생존율은 30% 미만에 불과하지만 조기 발견될 경우 생존율은 90% 이상으로 뛰어오른다. 그러나 병변이 평평하고 경계가 불분명한 경우 숙련된 내시경 전문의조차 놓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AI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내시경 영상 수천 건을 학습한 AI는 인간의 눈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미세 병변까지 인식할 수 있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침윤 깊이 예측 및 경계 식별에서 민감도와 특이도가 98%를 넘어서는 성과를 보였다.


특히 확대 영상강화 내시경(M-IEE), 협대역 영상(NBI) 등 고해상도 영상기술과 결합한 AI 시스템은 일부 연구에서 내시경 전문의보다 더 높은 정확도를 기록했다.


AI는 이제 내시경 시술 중 실시간으로 병변 의심 부위를 화면에 표시하거나 경고를 제공할 수 있을 만큼 발전했다. 이는 경험이 적은 의료진에게 특히 유용하다. 실제로 다기관 연구에서는 AI를 활용한 경우 비전문가의 병변 발견율이 평균 9~12%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병리학에서도 AI 활용 가능성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WSI(Whole-Slide Image) 기반 병리 조직 분석을 통해 암 전 단계인 이형성과 암세포를 자동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바렛식도 조직을 대상으로 한 AI 분석은 정확도 83~95%를 기록한 사례도 보고됐다.


나아가 내시경 영상과 병리 슬라이드를 함께 분석하는 ‘멀티모달 모델’이 개발 중이다. 병변의 위치·형태(내시경 영상)와 세포 구조·분화(병리 이미지)를 동시에 분석해 보다 정밀한 진단이 가능하며, 영상만 사용할 때보다 병변 분류 정확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AI 시스템 대부분은 제한된 환경에서 학습된 모델이기 때문에, 다양한 환자군에 일반화하려면 더 방대한 데이터와 품질 검증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또 AI 판단 근거를 의료진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블랙박스’ 문제도 임상 도입 장애 요인으로 지목했다. 


이성학 교수는 “AI는 단순한 병변 탐지를 넘어 실시간 내시경 보조 및 조직검사 최적화, 개인별 위험도 예측 등으로 그 역할이 확장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조기진단 정확도 향상과 의료 자원 효율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확한 진단은 환자 치료 출발점이며, AI는 소화기질환 진단 정밀화와 환자 맞춤치료라는 미래 의료 방향을 현실로 이끄는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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