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병원에서 줄곧 교육을 받아온 전공의 수련방식이 앞으로는 여러 의료기관을 순환하며 수련을 받는 방식으로 전환된다.
무엇보다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소속 전공의가 개원가와 전문병원 등에서 중증에서 경증까지, 공공의료와 전문진료 등의 경험을 두루 쌓을 수 있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전공의 수련기관 다변화를 골자로 한 ‘다기관 협력수련 시범사업 지침’을 공개하고 본격적인 참여 병원 모집에 들어갔다.
다기관 협력수련은 전공의 상당수가 상급종합병원에서 수련하지만 전문의 취득 후 48.3%가 의원급에 종사하는 등 수련과 진로가 불일치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다.
실제 전공의 중 상급종합병원에서 수련 받은 비율은 69.2%에 달한다. 10명 중 7명은 상급종병원에서 수련 후 이들 중 절반은 개원가로 진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상급종합병원은 입원환자, 중증환자 중심으로 수련이 이뤄지는 만큼 실제 중소병원이나 개원가에서 필요한 임상 교육은 부족할 수 밖에 없다.
전공의들 역시 더욱 다양한 임상 경험을 원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수련과정이 전문의로서 활동하기에 충분한가’라는 질문에 전공의 5명 중 1명이 ‘불충분하다’고 답했다.
가장 큰 이유로 ‘수련과정이 입원환자, 중증환자 중심 등으로 지나치게 치우쳐 있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점 해결을 위해 지난 2023년 국립대병원 소속 전공의를 지역거점공공병원에 파견해 지역의료를 경험하도록 지원하는 공동수련 시범사업 실시한 바 있다.
5개 국립대병원과 7개 지방의료원이 참여한 해당 사업을 통해 의미가 있다고 판단, 올해부터 그 대상과 범위를 대폭 확대키로 했다.
우선 이번 시범사업 대상은 상급종합병원인 수련책임기관과 종합병원급 이하 수련협력기관으로 나뉜다. 협력기관에는 공공의료기관과 전문병원, 의원급 의료기관도 포함됐다.
전공의 수련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은 병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협력수련 과목 전속전문의 1인 이상, 과목별 지정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의원급 의료기관은 협력수련 과목 전속전문의 1인 이상과 협력수련이 가능하다고 선정심사위원회에서 인정하는 경우 신청할 수 있다.
협력수련 계획 수립 및 운영·관리는 수련책임기관인 상급종합병원 역할이다.
지도전문의, 수련교육부서 등 책임 하에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프로그램 개발, 전공의 파견계획을 수립한다. 또 협력기관 전문의 교육과 수련프로그램 운영 상황도 관리해야 한다.
공공병원‧전문병원‧의원 등 순회 수련
협력수련 참여 전공의, 월 50만원 지급
경증‧중증진료 다양한 임상수련 지향
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에 협력수련 프로그램 개발비를 최대 4000만원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협력수련 운영비용으로 연 1000만원 지원을 예고했다.
수련협력기관은 수련책임기관 관리 하에 수련규칙 표준안을 준수해 전공의 복무 등에 관한 사항을 관리한다.
수련협력기관 소속 전문의에게는 수련지도·프로그램 운영 역할에 대한 수당 월 최대 200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다만 파견수련 전공의가 없는 기간에는 지급되지 않는다. 협력수련 과목 수의 무분별한 확대 방지를 위해 수련협력기관 1개소당 3명을 초과하지 않도록 했다.
협력수련 운영비용도 전공의 인원에 따라 연 최대 2000만원이 지원된다.
협력수련에 참여 전공의 인원은 수련책임기관의 파견계획 수립 등 관리 가능한 한도 내 자율적으로 선정할 수 있다.
참여 전공의는 협력수련 기간 중 인턴인 경우 1개 이상, 레지던트인 경우 2개 이상의 수렵협력기관에 파견될 예정이다.
협력수련은 수련협력기관별 1개월 단위의 협력수련을 권장하며 전공의 1인당 수련연도별 6개월 이내로 실시할 수 있다.
수련책임기관 소속 전공의로서 협력수련에 참여한 전공의는 월 50만원을 지급받는다. 지역에 따라 월 50만원이 추가 지급될 수도 있다.
참여 과목은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신경과, 신경외과 중 3개 이상 포함돼야 하며, 이 기준을 충족할 시 그 외 과목도 파견 가능하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공의가 중증에서 경증까지, 지역·공공의료와 전문진료 임상 등 경험을 두루 쌓을 수 있도록 여러 기관에서의 수련 기회를 제공하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상급종합병원 진료협력체계와 연계한 수련 네트워크 구성을 목표로 지역·공공의료 등 다양한 수련이 이뤄지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