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체 불안정성 증가와 백혈병 연관 규명"
UNIST·가톨릭대 "혈액암에서 돌연변이화된 DDX41 단백질 역할 밝혀"
2024.04.18 08:24 댓글쓰기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단백질의 돌연변이가 백혈병 발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이 규명했다.  


17일 UNIST에 따르면 생명과학과 김홍태, 이자일 교수팀은 가톨릭대 김유진, 김명신 교수팀과 함께 혈액암 일종인 골수형성이상증후군(MDS)에서 돌연변이화된 DDX41 단백질 역할을 밝혀냈다.


이를 통해 유전자의 총량인 유전체 불안정성 증가와 백혈병 발병 연관성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골수형성이상증후군은 조혈모줄기세포에서 정상 혈액세포 생성이 억제돼 말초 혈액부터 정상 혈액세포의 수가 감소하는 질환이다.


만성화되면 급성골수성백혈병(AML)으로 진행될 수 있는데, 지금까지도 발병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우리나라의 골수형성이상증후군 환자 336명의 검체에서 DDX41 유전체의 변이를 분석해 DDX41의 돌연변이인 Y259C가 골수형성이상증후군의 예후 악화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DDX41은 원래 손상된 유전자를 복구하는 단백질과 상호작용을 한다.


그러나 DDX41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손상된 DNA에 RNA가 붙는 고리 모양의 R-루프(R-loop) 구조에 의해 유전체의 불안정성이 증가한다.


R-루프의 RNA 가닥에는 m6A(n6-메틸아데노신)라는 변형이 생기는데, 이는 R-루프의 안정성을 증가시키면서 유전체의 불안정성을 제어한다. 손상된 DNA가 복구되면 m6A가 형성된 R-루프는 해체돼 정상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연구팀은 DDX41 돌연변이를 가진 환자 검체에서 'm6A가 형성된 R-루프'의 발생 정도를 조사한 결과 정상인 대조군에 비해 m6A가 형성된 R-루프의 양이 약 1만 배 이상 높았다.


이는 손상된 DNA가 제대로 복구되지 않아 DNA 손상이 축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어 연구팀은 DDX41 돌연변이가 어떻게 백혈병을 유발하는지도 확인했다.


정상적인 DDX41은 m6A 복합체와 특정 단백질을 연결해 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데, 돌연변이는 이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게 막는다.


결국 DNA 손상을 복구하는 단백질 모집을 억제해 유전자 불안정성이 증가하고, 백혈병이 발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홍태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혈액암에서 자주 발견되는 유전적 변이인 DDX41의 분자적 역할이 세밀하게 밝혀졌다"며 "백혈병 제어 전략의 기초를 제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백혈병'(Leukemia)에 지난달 21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의 지원을 받았다.


yong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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