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캡 던지고 펙수클루 잡은 '종근당'
대웅제약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공동판매'···P-CAB시장 경쟁 가열
2024.04.02 11:45 댓글쓰기

국내 제약업계서 경쟁관계가 치열했던 대웅제약과 종근당이 2000억원 P-CAB 신약 시장에서 손을 맞잡는다. 대웅제약이 개발한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를 국내 1등 의약품으로 만들기 위해서다업계에선 이번 협업에 대해 매우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과거 양사가 주력 의약품 판권을 두고 다툰 바 있고, 기존 보기 어려웠던 상위 제약사 간 합종연횡 방식의 계약이기 때문이다. 가장 눈 여겨 봐야 할 점은 HK이노엔 케이캡을 시장 1위로 올려 놓았던 종근당이 이번 대웅제약과 협업을 통해 다시 한 번 펙수클루를 시장 선두에 올려 놓을지 여부다. [편집자주]


종근당, 대웅제약 신약 '펙수클루' 공동판매···시장 변화 '주목'


종근당이 금년 1월 케이캡 유통계약 해지 이후 대웅제약과 동일 P-CAB(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 계열 신약 '펙수클루' 공동판매에 나서기로 전격 합의했다. 


종근당 입장에선 케이캡 유통계약 해지가 굉장히 뼈아픈 상황이었다. 매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케이캡 유통을 통한 연간 매출이 1600억원에 달하는 만큼 케이캡 부재에 따른 금년 실적에 부정적인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웅제약과 계약으로 한숨 돌리게 됐다.


종근당은 대웅제약에 '펙수클루' 공동판매를 먼저 제안했으며 수수료율을 비롯해 종별 판매처 등 세부사항을 놓고 작년 연말부터 조율을 했다. 협의 중간에 적잖은 난항이 있었으나 대의적 차원에서 큰 그림을 그리기로 합의, 이달 1일 최종 확정했다. 


종근당은 대웅제약과 업계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고, 한 때 전문의약품 판권을 두고 다툼을 겪기도 했지만 케이캡 상실로 인한 보완 전략이 필요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계약은 영업력 있는 종근당과 대웅제약에게 있어서는 하나의 출구전략이 됐다. 양사는 펙수클루를 동일계열 신약 시장 점유율 선두로 올려 놓겠다는 포부다. 


특히 종근당은 이미 케이캡을 공동판매 1년 만인 2020년 처방 시장 1위에 올렸던 전력이 있다. 출시 5년 만인 2023년엔 케이캡으로 연매출 1582억원을 달성했다.


김영주 종근당 대표는 "종근당은 P-CAB 제품을 블록버스터급 약물로 성장시킨 경험이 있다"며 "강한 영업·마케팅 역량을 통해 국내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약업계는 2000억원 규모의 P-CAB 신약 시장에서 국내 영업력 쌍두마차인 종근당과 대웅제약 협업이 적잖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출액 약 10%를 차지했던 케이캡 공백에도 대웅제약과 펙수클루 코마케팅, 셀트리온제약과 고덱스 코마케팅 등 주력 제품의 고른 매출 성장으로 케이캡 감소분은 상쇄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망했다.


케이캡 vs 펙수클루, 국내 넘어 '글로벌 경쟁' 주목


케이캡과 펙수클루는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으로 무대를 넓히고 있다.


HK이노엔 신약 케이캡은 제품 발매, 품목 허가, 기술·완제 수출 계약 등을 통해 현재 전 세계 35개국에 진출해 있다. 대웅제약 펙수클루도 출시 1년 반 만에 24개국에 진입했다.


우선 케이캡은 최근 칠레 국립의약품청(ANAMED)으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제품명은 ‘키캡(Ki-CAB)’으로,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의 치료 등 4개 적응증으로 허가 받았다.


올해도 다수의 중남미 국가에서 허가 승인이 예상된다. 케이캡은 중남미를 포함해 미국, 중국 등 해외 35개 국가에 기술수출 또는 완제품 수출 형태로 진출한 상태다. 


전체 품목허가 국가는 한국 등 9개국이다. 아시아에선 중국과 몽골, 필리핀 등이 판매 중이다. 2018년엔 중남미 제약사 ‘라보라토리어스 카르놋’과 17개국 완제품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HK이노엔은 2028년까지 100개국에 진출해 글로벌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웅제약도 펙수클루 해외 진출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한국에 이어 작년 8월 필리핀에서 정식 발매된 상태다. 첫 해외 발매로, 품목허가를 획득한 국가는 멕시코·에콰도르·칠레 등이다. 


이 외에도 대웅제약은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모로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코스타리카, 파나마 등 13개국에 펙수클루의 품목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출시 1년 반 만에 진입 국가가 24개국으로 내년까지 30개국에 품목허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대웅은 펙수클루가 ‘1품(品) 1조(兆)’ 매출 전략으로써 매출 1조 품목이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는 "P-CAB 신약 론칭 경험을 살려 효과적인 치료 옵션으로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업계 내 동반성장 모범 및 성공사례로 만들고, 나아가 펙수클루 한 품목만으로 1조원 매출을 실현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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