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증원에 반대하는 의사 단체행동의 열쇠를 쥔 전공의 단체가 오는 2월말 사직서 투쟁을 진행키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데일리메디 취재 결과, 설 연휴 마지막날인 지난 12일 오후 9시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회장 박단)은 온라인으로 각 수련병원 대표들과 임시대의원총회를 열었다.
대전협은 자정을 넘기면서 회의를 이어갔다. 회의에서는 파업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섰고 회의 결과 이 같은 방향으로 단체행동이 잡힌 것으로 파악됐다.
설 연휴 이후 당장 파업에 돌입하지는 않고, 법적 책임 부담 완화를 위한 정비를 마친 후 안전하게 단체행동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전공의 파업은 당초 2월 15일 전국 지역의사회 주도로 개별 집회를 여는 시점과 맞물릴 것으로 전망됐으나, 정부가 엄정대응 방침을 밝히자 여러 방면을 고민한 것으로 해석된다.
설 연휴 이후로 휴가를 제출하거나 신년 들어 수련이 끝난 전공의 4년차들은 전임의 계약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병원 이탈을 고민 중이라는 전언이다.
다만 정부가 이미 의료법과 전문의 수련 규정에 따라 수련병원에 ‘집단 사직서 수리 금지’를 명한 이상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한편, 공식적인 대전협 차원 논의에 앞서 수련병원별 전공의협의회는 파업 시기를 고심하는 분위기였다.
빅5병원 소속 A전공의는 “설 연휴가 지난 후 또는 시기를 조금 미뤄 2월 말~3월 초에 파업하자는 의견이 모아지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처음엔 투표 자체가 늦어지는 등 개별 전공의들은 고민이 깊은 상태였다. 교수님들은 ‘이번에 전공의들이 파업해야 한다’고 지지하는 의향을 내비치고 있다”고 귀띔했다.
“과학적 문제인 의대 증원 정치 이슈화, 총선 앞두고 파업 돌입해야”
이 가운데 선배 의사들 지지도 쏟아지고 있다. 노환규 前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지난 12일 자신의 SNS를 통해 “투쟁 시작 시점을 2월 중순이 아닌 2월 하순으로 잡길 바란다”고 전공의들에게 조언했다.
정부가 과학적 접근이 이뤄져야 할 의대 증원을 정치적 이슈화해버렸으니 문제 해결도 정치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게 그 이유다.
노 前 회장은 “4월 총선을 앞둔 3월이 정치인들에게 가장 취약한 시기다. 너무 이른 투쟁은 상대에게 오히려 시간적 여유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회장 이형민) 또한 “전공의 단체행동을 앞두고 응급의료현장 위기는 고조되고 전문의 사직서 제출도 줄을 잇고 있다”며 “응급의료와 중환자실을 문제 없이 운영하겠다는 정부의 말은 거짓”이라고 비판했다.
또 “그들이 무슨 능력이 있어 우리에게 진료를 강요할 수 있겠느냐. 전공의 이탈이 가시화되는 순간 수련병원의 최종치료 능력이 떨어지고 응급의료현장은 직접적 타격을 입는다”고 경고했다.
이슬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