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대 국내 '보건 위기 극복 프로젝트' 난항
국회 "과제계획 전무한 상태로 예산 삭감" 제동…시작 전부터 험로 예고
2023.11.04 06:18 댓글쓰기



사진제공 연합뉴스

10년 동안 2조원에 달하는 연구비가 투입되는 ‘한국형 ARPA-H’ 도입을 앞두고 사업의 적정성 지적과 함께 관련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코로나19 등 국가 보건안보 위기 상황에 즉각적인 대응력을 갖추기 위함이라고는 하지만 구체적인 계획 등이 수립돼 있지 않아 자칫 예산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수석전문위원실은 최근 2024년도 보건복지위원회 예산안 분석을 통해 ‘한국형 ARPA-H 프로젝트(R&D) 사업’에 대한 ‘감액’ 의견을 제시했다.


ARPA-H 프로젝트는 신종 감염병 사태, 초고령 사회 진입, 필수의료 위기 등 국가 보건의료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대규모 R&D사업이다.


이를 통해 △백신‧치료제 주권 확보 △암 등 미정복 질환 극복 △바이오헬스 초격차 기술 확보 △노인 복지‧돌봄체계 구축 △필수의료 지역 완결체계 구축 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024년 495억원을 시작으로 오는 2033년까지 10년 동안 총 1조9314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한국형 ARPA-H는 미국 정책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국립보건원(NIH)산하에 ‘ARPA-H’를 신설하고, 내년까지 3년 동안 65억 달러(약 8조5900억원)를 지원한다.


미국의 ARPA-H(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for Health; 의료고등연구계획국)는  도전적으로 바이오 헬스 분야 연구를 전담하기 위해 신설한 특별 기구다.


이러한 미국의 선제적 움직임에 한국 정부도 보조를 맞춘다는 계획이지만 그 밑그림이 지나치게 추상적인 만큼 예산 배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수석전문위원실은 “복지부는 내년에 50억원을 편성하고 향후 10년 간 매년 50억원씩을 투입한다는 계획이지만 세부 과제계획이 전무한 상태인 만큼 감액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R&D 사업의 특수성이 요구된다는 이유로 과제계획이나 내용이 전무한 상태에서 단순 여유자금 성격으로 적립하는 예산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단순 여유자금이 아닌 사업 성격의 예산이며, 위기상황이 발생하면 상황에 맞게 필요한 과제를 추진하기 위한 출연금이라고 해명했지만 위원실을 수긍하지 않았다.


위원실은 “여유자금을 예치하지 않더라도 실제 보건안보 위기가 발생할 경우 이·전용 및 예비비를 통해 추경 편성 이전에라도 R&D 과제 착수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국제협력 및 네트워크 확대 및 연구지원비 과제 추진을 위해 편성한 85억원의 예산 역시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 및 과제 공모·선정 등에 소요되는 절차를 감안해 감액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당 사업은 시급성이 인정돼 지난 8월 예비타당성조사 면제가 결정됐다. 다만 현재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의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가 진행 중이다.


복지부는 사업시작 전인 올해 말까지 전체 사업계획 및 총 사업비, 연차별 계획에 대한 심의를 완료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촉박하게 추진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다.


수석전문위원실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심의 후 사업계획을 확정하고 과제 공모 및 선정 절차에 소요되는 기간을 고려하면 당장 내년 과제비는 감액 조정하는 게 타당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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