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 '타격'…병원 임상시험도 '급감'
1067건→1257건→926건…빅5·중소병원, 코로나 전후 큰 폭 변화
2023.10.27 11:55 댓글쓰기



[기획 4] 코로나19 엔데믹과 함께 국내 바이오업계가 위축되면서 임상시험 실시기관인 의료기관들의 임상시험 베드도 예년만큼 활발히 운영되지 않는 실정이다. 


연구자 임상과 기업 임상이 활발한 상급종합병원 등 대형의료기관과 주로 제약사 임상이 이뤄지는 중소병원 모두마찬가지였다. 


데일리메디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등록된 임상시험 실시기관 현황을 살폈다. 이 임상시험에는 0상, 1상, 2상, 3상, 4상, 연장, 연구자 임상 및 생동성시험이 포함됐다. 


지난 5년 간 ‘주관’ 기관으로서 임상시험을 승인받은 추이를 보면 2018년 848건, 2019년 961건 등을 기록했다. 


그러다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부터 급증, 최초로 승인 건수가 1000건을 돌파했다. 


2020년 1067건, 2021년 1257건이 승인되며 치솟았으나 코로나19 대유행이 꺾이기 시작한 2022년 12월 기준, 926건으로 대폭 감소했다. 


‘참여’ 기관 기준으로 봐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동일 시험 주관기관과 모든 참여기관을 개별로 집계한 결과, 10년 간 총 3만4618건이 승인됐다. 


특히 2018년 3270건, 2019년 2793건, 2020년 2702건, 2021년 3084건으로 폭증했다. 그러나 이 역시 지난 2022년에는 1981건으로 확연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만 놓고 보면 H+양지병원 177건, 서울대병원 153건, 삼성서울병원 124건, 세브란스병원 104건, 서울아산병원 100건 등 참여 의료기관들이 가장 많은 승인을 받았다. 


이어 부산부민병원 90건, 분당서울대병원 84건, 가천대길병원 48건, 서울성모병원 46건, 국립암센터 45건 등이 뒤를 이었다. 


200건대 상회 빅5병원 임상시험→100건 이하로 감소 


지난 2012년 1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임상시험 승인 기준 상위 30곳의 의료기관에서 승인된 임상시험은 총 3만4618건에 달한다.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한 대학병원은 보건복지부로부터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 자체 연구를 진행하거나 제약·바이오사들과 연구개발(R&D) 협력을 맺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기업 임상과 연구자 임상을 합해 코로나19 유행 시작 시기와 비교하면 지난해 확연히 그 수가 줄어들었다. 


참여기관 기준 빅5병원의 지난 5년 간 임상시험 승인은 100~200건대에서 40~100건대로 감소 추세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서울병원은 ▲2018년 207건 ▲2019년 160건 ▲2020년 177건 ▲2021년 171건 등에서 지난 2022년 124건, 서울대병원은 ▲2018년 250건 ▲2019년 203건 ▲2020년 191건 ▲2021년 203건 ▲2022년 153건 등으로감소했다. 


서울성모병원은 ▲2018년 111건 ▲2019년 96건 ▲2020년 94건 ▲2021년 96건 ▲2022년 46건,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2018년 199건 ▲2019년 135건 ▲2020년 137건 ▲2021년 132건 ▲2020년 100건으로 줄었다. 


세브란스병원은 ▲2018년 210건 ▲2019년 132건 ▲2020년 167건 ▲2021년 163건 ▲2022년 104건으로 크게쪼그라들었다. 


이중 참여기관 기준 연구자 임상을 별개로 살펴보면 삼성서울병원은 2018년 42건, 2019년 35건, 2020년 40건, 2021년 29건, 2022년 19건으로 계속해서 줄었다. 


서울대병원은 2018년 42건, 2019년 42건, 2020년 43건, 2021년 35건, 2022년 23건 및 서울성모병원은 2018년 12건, 2019년 18건, 2020년 20건, 2021년 20건, 2022년 9건으로 낮아졌다. 


나머지 병원도 마찬가지였다. 서울아산병원은 2018년 41건, 2019년 40건, 2020년 42건, 2021년 29건, 2022년 29건으로, 세브란스병원은 2018년 35건, 2019년 28건, 2020년 38건, 2021년 35건, 2022년 29건으로 계속 감소했다. 


제네릭 허가 생동성시험 중소병원들도 임상 ‘뚝’


대학병원에 비해 연구자 임상 비중이 적은 중소병원도 상황은 대학병원과 마찬가지였다. 


중소병원 중 활발한 임상시험을 이어가고 있는 H+양지병원은 ‘주관’ 기관 기준 승인 건수가 2018년 129건에서 2019년 213건, 2020년 224건에서 2021년 246건으로 치솟았지만 2022년 177건으로 줄었다. 


이중 제네릭 의약품 허가 前 약물 간 생물학적동등성을 입증하는 생동성시험만을 놓고 보면, ▲2018년 118건 ▲2019년 190건 ▲2020년 200건 ▲2021년 208건 등으로 증가하다가 2022년 128건으로 대폭 줄었다.


메트로병원도 2018년 7건, 2019년 36건, 2020년 19건, 2021년 53건, 2022년 36건으로 확인됐으며, 부산부민병원은 2019년 2건, 2020년 52건, 2021년 129건, 2022년 77건으로 감소했다. 


이밖에 베스티안병원도 2018년 2건, 2019년 11건, 2020년 8건, 2021년 22건, 2022년 4건으로 감소했다. 


병원계 관계자는 “코로나19 관련 임상의 경우 중증환자 모집이 쉽지 않아지면서 업체들이 포기하거나 추가 임상을 신청하지 않으며 임상이 줄었다”면서도 “임상연구센터와 병원 운영은 별개라 사실 병원 수익 측면에서 크게 영향이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이 같은 분위기가 내년에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관측된다. 


정부가 엔데믹을 신호탄으로 제약·바이오 산업의 예산 삭감 기조를 보이면서 사실상 신약 개발 사다리가 끊길 위기에 놓였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024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에서 제약산업 육성지원 예산은 359억원이 배정됐다. 이는 올해 446억원에서 87억원 줄어든 금액이다. 


이 중 상당 부분이 국가임상지원센터 예산 삭감분이다. 내년 예산은 29억200만원으로 올해 67억6200만원에서 57%인 38억6000만원이 줄었다. 


이는 코로나19 임상시험 상담 건수가 작년 8867건에서 올해 8월까지 600건으로 급감한 상황 등을 반영한 결과라는설명이다. 


복지부 보건산업진흥과는 관계자는 “코로나19 임상시험 지원 예산을 효율화하는 동시에 국내 제약사의 글로벌 진출과 국제 협력을 위한 예산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필요한 예산은 적재적소에 투입, 바이오헬스 산업이 제2의 반도체로 육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가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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