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젊은여성 '자궁내막암' 발병 증가세
명지병원 송용상 교수 "이른 초경·저출산·비만 등 원인, 정기적 초음파검사 필요"
2023.10.07 05:30 댓글쓰기



사진 연합뉴스



50대 이후 여성에게 주로 발생하는 자궁내막암이 최근 20~30대에서 크게 증가, 주기적인 검사 등 젊은 여성층의 각별한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송용상 명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20~30대 젊은 자궁내막암 환자가 20년 새 3배 이상 늘었다”며 “가임기 여성 중 생리주기도 아닌데 출혈이 있거나 아니면 생리가 불규칙하거나, 폐경 여성 중 질 출혈이 있다면 속히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6일 밝혔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자궁내막암 환자는 2013년 9638명에서 2022년 2만101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지난 2020년에는 국내 여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10대암 중 8위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자궁내막암 증가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보고 있다. 


우선 에스트로겐 노출 기회가 많거나 기간이 길어지면 자궁내막암 발병 위험이 커진다. 이른 나이에 초경을 하거나 반대로 폐경이 늦어지는 경우 에스트로겐 영향을 더 많이, 그리고 오래받아 암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


최근 임신과 출산이 줄어든 것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임신과 출산을 하면 에스트로겐과 반대로 작용하는 프로게스테론 호르몬 영향을 받게 돼 자궁내막암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그러나 최근 임신과 출산 경험이 줄면서 에스트로겐 노출이 많아진 것이 자궁내막암의 가장 큰 증가 원인으로 꼽힌다.


또 하나는 비만 인구 증가다. 비만 환자 지방조직에서 여성호르몬 생성이 증가해 폐경 전후 여성들의 자궁내막암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 최근 젊은 비만여성 증가가 자궁내막암 증가세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남성호르몬으로 알려진 테스토스테론도 새로운 원인으로 지목됐다. 호주 QIMR버그호퍼의학연구소가 체중, 월경 및 폐경기 시작 연령, 테스토스테론 수치 등이 자궁내막암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테스토스테론이 자궁내막암 발병과 관련된 유전자 영역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테스토스테론 조절제를 변형하면 자궁내막암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생리기간 아닌데 질 출혈 있으면 자궁내막암 의심

송용상 명지병원 산부인과 교수. 사진 명지병원


송용상 교수는 “자궁내막암의 가장 흔한 증상은 질 출혈로 약 80%는 이런 증상을 보인다”며 “특히 폐경 후 질 출혈이 있는 경우에는 15∼25%가 자궁내막암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폐경 전이라도 생리가 매우 불규칙하거나 다낭성 난소질환, 비만인 경우 질 출혈이 있을 때는 자궁내막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며 “증상이 없더라도 최소 연간 1회 이상 산부인과 초음파검사를 통해 자궁 건강을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궁내막암 표준치료법은 수술이며 림프절 절제술이 동시에 진행된다. 자궁내막암 수술 시 림프절을 절제하는데 신경이나 미세혈관, 요관 등 주변 구조물의 손상을 최소화해야 합병증이 적다. 이를 위해 정교한 수술이 가능한 로봇수술이나 복강경 수술이 활용된다.


최근 젊은 자궁내막암 환자가 증가하면서 자궁절제수술 부담과 조기 폐경에 대한 우려도 크다. 이에 자궁내막암 초기인 가임기 여성의 경우 수술을 통해 선택적으로 난소를 보존하기도 한다.


치료제 개발은 상대적으로 더디다. 선도적으로 신약을 승인하는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은 자궁내막암에 대한 치료제도 1970년대 승인된 약물 하나 뿐이다.


개발 가능성은 제기되고 있다. 미국 헌츠만암연구소는 에스트로겐 수용체에 발생한 돌연변이가 세포 성장과 유전자 발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 특정 단백질(CDK9)이 이를 억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지난 7월 국제학술지 ‘분자암연구’에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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