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 조절 돕는 인슐린펌프 '외국 60% vs 한국 5%'
전문가들 "우리나라는 사용 볼모지, 충분한 이해·교육 전제 필요"
2023.05.18 05:50 댓글쓰기




자동 인슐린펌프가 세계적으로 1형 당뇨병 환자에게 활발히 사용되고 있음에도, 국내에서는 인슐린펌프에 대한 인식이 낯설어 전면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다.


진상만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국내 진료 환경에서 자동 인슐린주입의 임상 적용’에 대한 논문을 최근 JKD에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인슐린펌프는 매번 인슐린을 투약하는 대신 다량의 인슐린을 기계에 보관하고 바늘을 복부 피하에 꽂아 두면 일정 주기로 적정량의 인슐린이 자동으로 몸속에 주입되는 원리다.


진상만 교수는 자동인슐린펌프 특징을 자율 주행이 탑재된 자동차에 비유해 설명했다.


진 교수는 “자동 인슐린펌프는 복잡한 시내 운전을 할 때는 사람의 개입이 필요하지만 한적한 고속도로 운전을 할 때는 자율 주행이 가능한 자동차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급격한 혈당 변화를 보이는 식사 전후 혈당조절은 사용자의 개입이 필요하지만, 야간에는 기본적인 생활 관리만 잘 돼 있다면 사람이 개입하지 않고 자동화된 혈당조절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진 교수는 “이는 어느 날은 극심한 야간 고혈당이, 다른 날은 생명을 위협하는 저혈당이 나타나는 1형 당뇨병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된다”며 “극심한 야간 혈당 변동을 보이던 1형 당뇨병 환자도 매일 아침 저혈당없이 정상 혈당으로 일어나는 경험이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전체 1형당뇨병 환자의 60% 이상이 인슐린펌프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는 1형당뇨병 환자 수도 적을 뿐 아니라 전체 1형당뇨병 환자의 5% 미만이 인슐린펌프를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중에서 인슐린펌프의 장점 중 하나인 볼러스(Bolus) 계산기를 이용해본 환자나 의료진은 더욱 드물다. 볼러스 계산기는 식사할 때나 혈당이 높을 때 필요한 인슐린 용량을 자동으로 계산해 주는 기능이다.


인슐린펌프 적용 시 볼러스 계산기를 제대로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다회 인슐린주사 대비 일정 수준의 혈당조절 개선을 얻을 수 있다.


실제 체계화된 교육프로그램을 적용한 경우, 연속혈당측정기로 평가한 목표 범위 내 시간(time in range, TIR)이 불과 46.9%였던 환자군에서도 수동모드의 인슐린펌프 적용 시 56.3%로 증가하고, 자동모드에서는 훨씬 높아져 71.9%에 달하는 결과가 보고된 바가 있다.


진 교수는 “이는 인슐린펌프를 수동 모드로도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교육이 선행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자동인슐린펌프, ‘볼러스 계산기’ 기반 충분한 교육 필요”


야간과 공복 시 인슐린주입을 완전히 자동화한 자동 인슐린주입(automated insulin delivery, AID) 기기는 최근 국내에도 사용이 시작되고 있다. 


하지만 인슐린펌프의 사용 자체가 적은 우리나라에서 자동인슐린펌프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이해와 교육이 전제돼야 한다. 


진 교수는 “인슐린펌프가 제대로 정착하지 못한 국내에서 자동인슐린펌프 사용을 시작하려면 먼저 볼러스 계산기 원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자율 주행 기능이 있는 자동차를 처음 운전하면 당황하듯이 자동인슐린펌프 역시 기존에 수동 인슐린펌프를 사용하던 환자도 첫 사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혈당 교정 및 운동 시 저혈당 예방을 다른 방법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 대표적인 경우”라며 “주간에는 완전히 자동화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인슐린펌프처럼 볼러스 계산기를 사용해야 하고 식전 볼러스를 너무 늦게 주입하는 것도 문제가 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진 교수는 “국내에서는 자동인슐린펌프가 인슐린펌프 대중화의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식적 인슐린펌프 사용이 드물었던 국내 진료 환경에서는 인슐린펌프 사용 경험 없이 시작해야 하는 경우가 많겠지만, 적절한 교육이 동반된다면 자동인슐린펌프를 성공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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