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안 거대종양 외국 청년, 한국서 '새 삶' 희망
서울아산병원 최종우 교수 "10년 방치 거대세포육아종, 8시간 대수술 성공"
2022.11.03 17:29 댓글쓰기



입안에 생긴 15cm 이상의 얼굴 크기만 한 거대종양 때문에 일상생활이 어렵고 ‘징그러운 혹이 달린 아이’라며 동네에서 따돌림까지 받던 마다가스카르의 한 청년이 한국을 찾아 새로운 삶을 얻게 됐다.


서울아산병원은 성형외과 최종우 교수팀이 마다가스카르 오지의 열악한 의료환경 탓으로 입안에 얼굴만 한 크기의 종양을 방치해 온 플란지(Flangie, 남·22세)의 거대세포육아종을 제거하고 아래턱 재건 및 입술 주변 연조직 성형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최근 밝혔다. 


플란지는 8살 때 어금니 쪽에 통증이 있어 어머니 도움을 받아 치아를 뽑았다. 이때 발치가 잘못된 탓인지 어금니 쪽에 염증이 생기기 시작했지만, 근처에 제대로 된 의료시설이 없어 염증은 계속 방치돼 거대세포육아종으로 진행되며 점차 커졌다.


얼굴 크기만 한 종양이 입안에 생겨 플란지는 음식을 먹는 것은 물론 대화하는 것도 점차 힘들어졌고, 종양을 만지거나 잘못 부딪히면 출혈이 자주 발생해 일상생활이 점점 어려워졌다. 


친구들은 겉으로도 드러나는 거대한 종양 때문에 플란지를 ‘징그러운 혹이 달린 아이’, ‘귀신 들린 아이’라며 따돌리기 시작했고 플란지는 다니던 학교까지 중퇴하게 됐다.


그렇게 10여 년간 종양을 방치하던 중 마다가스카르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하는 이재훈 의사가 2021년 초 우연히 플란지를 발견했다. 이 의사는 수술이 가능한 한국 의료기관을 수소문했고 서울아산병원이 이에 응했다.


이재훈 의사는 2018년 아산사회복지재단에서 선정한 아산상 의료봉사상 수상자로 서울아산병원과 인연이 있다.


성형외과 최종우 교수팀은 치과, 이비인후과와 협진해 8시간이 넘는 대수술을 진행했다. 15cm 이상 크기에 무게는 810g에 달하는 플란지의 거대육아세포종을 제거했다.


이어 종양으로 인해 제 기능을 못하던 아래턱을 종아리뼈를 이용해 재건한 뒤 종양 때문에 늘어나 있던 입과 입술을 정상적인 크기로 교정했다.


플란지는 영양 상태가 굉장히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장시간의 수술을 무사히 이겨냈고, 가벼운 얼굴과 해맑은 미소를 되찾아 귀국을 앞두고 있다.  


치료비용 전액은 아산사회복지재단과 서울아산병원에 지원한다.


플란지는 “마다가스카르에서는 치료할 수 없다고 포기한 내 얼굴을 평범하게 만들어주시고, 가족처럼 따뜻하게 대해주신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에게 너무 감사드린다”며 “선교사가 돼 나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최종우 교수는 “플란지의 경우에는 심각한 영양결핍 상태에 종양 크기가 생각보다 커 염려가 컸지만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게 돼서 다행이다"라며 "안면기형으로 인한 심리적 위축을 극복해 앞으로는 자신감과 미소로 가득한 인생을 그려나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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